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30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고 강한옥 여사의 빈소인 부산 남천성당에서 조문 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지난 29일 92세의 일기로 별세했다. 문 대통령은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르겠다며 조문을 정중하게 거절했으나, 야권 대표 등 주요 인사들은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정치권에서도 조의 물결이 이어졌다. 야권에서는 대여공세의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30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어머님의 신앙에 따라 천주교 의식으로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빈소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 마련됐으며 주요 출입로 등에 청와대 경호원들이 배치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여권 인사들이 조문하러 왔으나 돌아가야 했다. 다만 각 정당 대표와 7대 종단 대표의 조문은 받는 것으로 정했다.
야권 인사로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가장 먼저 찾았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15분께 추모관 앞에서 기다린 뒤 조문을 마쳤다. 이후 기자들을 만나 "훌륭하신 어머니를 여의시고 애통한 심정이 크실 것 같다. 위로를 드린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도 이날 오후 빈소를 방문했다. 그는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아드님을 반듯하게 잘 키우고 대통령까지 이르시게 한 훌륭한 어머니셨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오후 조문을 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문재인 대통령님과 김정숙 여사님,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31일 빈소를 따로 조문하지는 않고 장례 미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조의문을 통해 "대한민국 현대사의 질곡마다 묵묵히 시대의 짐을 마다치 않은 문 대통령의 삶 그 곁에는, 언제나 고인의 사랑과 헌신이 함께해왔다"고 밝혔다.
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조의문을 내고 "큰 슬픔을 마주하신 문 대통령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고,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평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각별한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조의를 밝혔다.
야권에서는 대여공세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 검은색 정장을 입고 참석해 "사랑하는 모친을 하늘로 떠나보낸 문 대통령과 가족에 깊은 위로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전날(29일) 문 대통령 조롱 논란에 휩싸인 '벌거벗은 문 대통령' 애니메이션 영상을 30일 비공개 전환하기도 했다.
이날 국회 교섭단체 연설을 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연설을 시작하면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모친상을 당한 대통령에게 쓴 소리해야 하는 제 처지도 참으로 곤혹스럽다"라고 말했다.
한편 고(故) 강한옥 여사의 발인은 31일로 예정돼 있다. 장례미사 이후 부산 영락공원에서 고인의 시신을 화장한 뒤 경남 양산 하늘공원에 안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