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사진=연합뉴스)
양현석(49)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의 원정도박 혐의를 수사해온 경찰이 두 사람의 상습도박 혐의를 포착하고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다만 그동안 제기돼온 무등록 외국환 거래, 일명 '환치기' 의혹은 확인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을 결정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내일(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31일 밝혔다.
두 사람이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 8월9일 경찰에 입건된지 84일만에 수사가 마무리돼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양 전 대표는 지난 5년 동안 한해 1~2차례씩 미국 라스베이거스로 원정도박을 갔고, 그동안 카지노 판돈으로 수억원을 쓴 혐의를 받는다.
승리는 같은 기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상습적으로 도박을 하면서 10억원대 자금을 끌어다 쓴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상습도박 혐의의 공소시효가 5년이라 2014년 하반기부터 이뤄진 원정도박만 들여다봤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양 전 대표는 출국시 최대 반출 금액인 1만달러를 포함해 가족과 지인 등 동행한 이들로부터 돈을 추가로 받아 도박에 사용했다. 승리는 본인 자금 이외에 호텔 카지노에서 제공하는 신용 대출인 '크레딧'으로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
경찰은 네바다주 게임통제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던 양 전 대표와 승리의 카지노 이용 기록을 미국 재무부로부터 제공받아 상습도박 정황을 파악했다. 많을 경우 한번에 판돈으로 5000달러씩 내걸기도 했다.
경찰 조사에서 양 전 대표와 승리는 "미국에 관광하러 가는 김에 재미 삼아 카지노를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두 사람 이외에 양 전 대표와 함께 원정도박을 떠난 지인 3명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다.
환치기나 횡령 혐의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계좌, 출국할 때 환전 내역, YG 법인 회계자료를 일일이 확인하고 동행인 등 주변인들을 조사했는데 환치기 혐의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YG 미국 법인 회계·금융자료를 확인하고 재무 담당자까지 조사했는데 회삿돈이 도박자금으로 흘러간 정황은 물론 탈세 혐의도 포착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두 사람의 환치기 혐의에는 불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월 양 전 대표와 승리를 상습도박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같은달 서울 마포구 YG 사옥을 압수수색해 자금 입출금내역 등 회계자료도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양 전 대표와 승리를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상습도박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