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가 '조용한 생일'을 보낸다.
지난 50년 동안 가파른 성장을 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다시 한번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앞으로 100년을 향해있다.
"위기와 기회는 반복된다"는 게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근 발언이다.
◇조용한 창립 50주년 기념…대내외 악재 고려한 듯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창립 50주년을 맞아 별도 대외 공개 행사 없이 내부 기념식만 열릴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창립 40주년 때는 전국 매장에서 사은품과 할인 행사가 진행됐지만, 이번엔 창립 이벤트도 예정에 없다.
메모리 업황 회복이 더딘 데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경제보복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고려됐다.
다만, 전날 발표된 매출 62조원에 영업이익 7조7778억원의 3분기 성적표는 스마트폰 판매 호조 등으로 실적 개선의 흐름을 보여줬다고 평가된다.
◇뉴 밀레니엄, 비전2020 선언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무노조 경영, 경영권 승계 비리 등 오점 꼽혀삼성의 50년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온 우리나라 산업 역사와 떼려야 뗄 수 없다.
1969년 당시 36명이던 직원이 현재 10만명을 넘어섰고, 매출은 창립 첫해 3700만원에서 지난해 243조원을 넘겼다.
이병철 선대회장이 1983년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산업에 본격 뛰어들었고, 이건희 회장은 '마무리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말로 유명한 1993년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신경영의 토대로 삼았다.
1999년 창립 30주년 때 삼성전자는 10년 후 매출 100조원을 돌파하고 IT업계 톱3에 진입하겠다는 '뉴 밀레니엄 비전'을 선포했다.
창립 40주년을 맞은 2009년에는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달성과 글로벌 10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 2020'을 내놨다.
10년이 지날 때마다 반도체는 물론 스마트폰과 TV 등 가전에서도 삼성전자는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비전을 현실로 만들었다.
명암은 있었다. 그 과정에서 무노조 경영, 반도체 피해 등으로 대변되는 노동 탄압을 부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고, 경영권 승계와 국정농단 관련 의혹으로 총수 등이 법정에 선 것도 오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선고 직후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문을 이례적으로 냈다.
◇투자와 상생…이재용의 '삼성 100년 비전'
(사진=자료사진)
이번 창립 50주년에 전사 차원의 선언은 없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최근 총수로서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비전을 잇달아 제시해오고 있다.
지난 4월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협약식도 지난달 가졌다.
2016년 국내 인수합병 최대금액인 9조원을 투입해 '하만'을 인수한 것도 이 부회장의 결단으로 꼽힌다. 삼성 50년 신화의 바탕에는 위기마다 과감한 투자가 있었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그러면서도 발표 때마다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성장과 동시에 상생을 100년 기업의 기둥으로 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협약식에서 "외부의 추격이 빨라질수록 도전이 거세질수록 끊임없이 혁신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며 "세계 경기가 둔화되고 여려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젊은이에게 꿈과 희망을주는 기업인의 소임", "함께 나누고 같이 성장하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말씀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항한 길",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 그리고 업계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라는 표현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