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종교개혁 502주년을 기념하는 종교개혁주간을 맞아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중세시대 로마 가톨릭은 사제들이 권력과 부를 추구하며 부패한 모습이었는데요,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접하게 됩니다.
한국 교회 회복을 위해선 소수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는 교회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최경배 기자입니다.
[기자]
5백년 전 로마 가톨릭은 사제들이 성경 말씀을 독점함으로써 교인들보다 높은 지위를 누렸습니다.
말씀을 독점한 사제들은 성당에 재산을 축적하고 이를 자녀들에게 물려줬습니다.
사제들의 결혼이 공식적으로 금지된 이후에도 많은 사제들은 음성적으로 자녀를 낳고 교회 재산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말씀을 독점하는 것이 부와 권력의 수단이 되다보니 자연스레 성직을 매매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서도 권력을 추구하는 교회 지도자들의 모습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교단장 선거가 금권선거로 변질됐다는 풍문은 최근 감리교 교단장 선거를 둘러싼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의 판결을 통해 결코 과장된 소문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10년 넘게 교단장 자리를 놓고 소송을 벌이고 있는 감리교뿐만 아니라 다른 교단에서도 금권선거 논란이 불거진 사례는 많았습니다.
[인터뷰]
(이헌주 목사 /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더 높은 곳에 위치하면 부와 권력이 집중되는거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 위치에 오르려고 노력하고 상층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하고 한번 올라가신 분들은 다시 내려오려고 하지 않죠.그곳에 모여있는 부와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그렇습니다.”
특히 최근엔 권력을 향한 목회자들의 욕망이 교회 밖으로도 표출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금권선거와 이단영입 등의 논란을 겪었던 한기총은 한국 교회를 대표한다는 위상을 상실했지만, 정치권력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권력을 향한 목회자들의 욕망이 교회 안팎에서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교회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한다는 점입니다.
[인터뷰]
(이헌주 목사 /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
“한국교회 내에 부패한 권력이 없어져야 되는 그 운동은 ‘한국 교회 내에 권위와 권한을 없애자’라고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못된 권력들, 잘못된 부, 잘못된 많은 부패한 것들을 바꾸자는 것이죠. 그래서 성경의 가르침 바 그 권위와 상호 존중하는
마음들, 공평과 정의로움을 이루어가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종교개혁주간을 맞아 한국 교회가 권력과 부를 추구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복음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겠습니다. CBS뉴스 최경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