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한두잔의 술에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은 얼굴이 빨개지지 않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류머티즘성 관절염 관련 수치가 2∼3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류마티스내과 공동 연구팀(김지한, 박찬걸, 김종성, 이사미)은 2016∼2017년 건강검진을 받은 남성 1천67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음주 후 얼굴 홍조와 류머티즘성 관절염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알코올'(Alcohol)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한두잔의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지 여부에 따라 연구 참여자를 ▲ 비음주군(355명) ▲ 홍조 음주군(498명) ▲ 비홍조 음주군(822명)으로 나눠 '류머티즘 인자'(Rheumatoid factor) 양성률을 비교 분석했다.
자가면역 항체인 류머티즘 인자는 건강검진 시 류마티즘성 관절염의 진단기준에 포함되는 중요 항목 중 하나로, 이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서 주로 관찰된다. 류마티즘성 관절염이 발병하면 관절 마디가 붓고 아프면서 심할 경우 관절 변형이나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음주량 1잔은 '미국 국립 알코올 남용 및 알코올 중독연구기관'(NIAAA)이 제시한 알코올 14g을 기준으로 했다. 이는 한국인이 즐겨 먹는 소주로 치면 0.25병(알코올 20도 기준)에 해당한다.
분석 결과, 홍조 음주군의 경우 1주일 평균 음주량이 4잔(소주 1병)을 초과하고, 8잔(소주 2병) 이하면 류머티즘 인자 양성률이 비음주군에 견줘 3.12배 높게 나타났다.
1주일 평균 음주량이 8잔(소주 2병)을 넘어서면 류머티즘 인자 양성률이 3.27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1주일 평균 음주량이 8잔을 초과하는 홍조 음주군은 같은 주량의 비홍조군에 대비해서도 류머티즘 인자 양성률이 2.38배 높았다.
연구팀은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에게 알코올 대사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축적되면 면역을 담당하는 면역글로불린의 구조적인 변형이 일어나고, 그 결과로 류머티즘 인자 수치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그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추후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충남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교수는 "소량의 음주에도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 건 알코올 분해효소의 활성이 유전적으로 낮기 때문"이라며 "음주 후 얼굴이 빨개진다면 류머티즘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취약할 수 있는 만큼 금주하거나 1주일 평균 4잔(소주 1병) 이내의 음주습관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