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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라'는 제주항공 안내방송? 매뉴얼엔 없어"

사건/사고

    "'기도하라'는 제주항공 안내방송? 매뉴얼엔 없어"

    탑승객 "우리 생명 테스트하나? 화나"
    SW 오류났는데 운항? 매뉴얼상 가능
    종합통제센터, 신속 대응 부족했다
    "기도하라" 기내방송? 매뉴얼엔 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익명(제주항공 승객), 김효중(가톨릭관동대 항공대학장)

    최근에 항공기 안전사고가 이어지면서 국토부가 항공사 아홉 곳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겠다고 그제 밝혔습니다. 최근에 일어난 일은 제주항공 회항이죠. 짐을 놓고 뛰어내리라는 안내 방송까지 나온 그야말로 공포의 회항 사건입니다. 대체 뭐가 문제였을까. 다들 궁금하셨을 텐데요. 소프트웨어가 먹통이 됐다는 그런 보도가 나왔습니다. 좀 짚고 가야겠습니다. 먼저 이 비행기를 탔던 탑승객 한 분 만나보죠. 익명으로 연결합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 탑승객>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비행기. 출발하기 전에도 대기가 길었다면서요?

    ◆ 탑승객> 네, 7시 반 비행기니까 1시간 10분이 지난 시각에 바퀴가 움직였죠. 그다음에 이륙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일단 이륙을 했습니다. 떴는데 언제부터 이상한 조짐이 있었습니까?

    ◆ 탑승객> 비행기가 이륙해서 30분 정도 있다가 기체에 문제가 생겨서 다시 김해공항으로 회항한다고 하니까 승객들이 웅성웅성하면서 서로서로 막 긴장하게 됐죠. 비상 착륙을 해야 한다고 하니까 다들 공포에 좀 사로잡혔던 거였죠. 기장이 브레이스 브레이스라고 외치게 되면 우리 승객들은 의자에 몸을 수그린 채 충격에 대비해라. 이렇게 얘기하셨고.

    ◇ 김현정> 떨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도 한 거예요, 비행기가?

    ◆ 탑승객>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짐은 모두 다 버려라. 그리고 힐을 신으신 분은 신발을 다 벗어라. 다 포기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죠.

    ◇ 김현정> 이 비행기는 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브레이스. 그러니까 무릎을 양팔로 감싸고 허리 숙이고 이렇게 스스로 방어하시고요. 짐은 다 버리시고요. 신발도 벗으십시오. 이런 안내 방송이 계속 나왔어요?

    ◆ 탑승객> 그렇죠. 몇 번 나왔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게 매뉴얼대로 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안내 방송 나왔을 때는 진짜 많이들 놀라셨겠어요.

    ◆ 탑승객> 아무래도 제가 동영상을 찍은 이유도 제가 만약에 비행기가 추락하게 되면 물론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는 건데 일단 근거 자료로 제가 하기 위해서 제가 핸드폰에 있는 환경 설정에서 비밀번호 잠금장치도 풀어야 만약에 발견되면 쉽게 자료를 볼 거 아닙니까?

    ◇ 김현정> 내가 만약에 추락해가지고 실종이 되면 이거라도 남겨야겠다. 잠금장치 푸셨어요?

    ◆ 탑승객> 이런 경우를 처음 겪어보니까 아마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겁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하다가 얼마 만에 착륙한 겁니까?

    ◆ 탑승객> 10시 1, 2분 정도에 땅에 내렸습니다, 착륙했습니다.

    ◇ 김현정> 결과적으로는 다행히 안전하게 착륙은 했습니다만 지금 그 당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조사 결과가 하나둘 나오는 걸 보면서는 참 많이 화도 나시고 그러실 것 같아요.

    ◆ 탑승객> 그렇죠. 처음에 이륙하기 전에 1시간 10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잖아요. 그때 처음에 30분 지연될 때는 안전 점검 문제로 기다려 달라고 해서 그 일부 뒤의 승객들 중에서는 왜 안전 점검을 뜨는 시점에 안전 점검을 하느냐고 그런 컴플레인을 하셨고. 그다음에 착륙을 해서도 거기에 대한 구조대라든지 경찰이라든지 그런 분들이 안 나와 있고 그런 것에 대해서는 조금 실망스러웠던 거였죠. 화가 많이 났던 거였죠.

    ◇ 김현정> 그러니까 추락할 수 있다고 안내 방송까지 했던 비행기인데 공항에 막상 도착하고 보니 구급차 하나 대기하고 있지 않는 것도 참 희한한 일이었다, 이 말씀이시고.

    ◆ 탑승객> 고객 입장에서 보면 우리가 예를 들어서 탑승 수속하다 문제가 생기면 전원 다 내려서 다시 수속을 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기체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비행기를 다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승객을 태워서 이륙을 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너무 그냥 우리의 생명을 좀 테스트했다고 하나요. 너무 그런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이게 명명백백하게 원인이 좀 밝혀져야 될 것 같고 문제점이 이번에 드러나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우리가 조처하는 게 중요하겠죠. 고맙습니다.

    ◆ 탑승객> 수고하십시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현정> 그 비행기에 탑승했던 탑승객. 동영상도 찍어서 세상에 공개가 됐습니다. 탑승객 한 분의 인터뷰를 먼저 들어봤습니다. 당시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증이 생기실 거예요. 무리하게 이륙한 건 아닌가? 또는 이륙이 무리하지 않았더라도 이륙 후에 분명히 기체에 이상이 발생했다는 건데 왜 비상 착륙을 하지 않고 44분이나 공중에 머물렀는가. 국토부 조사 과정 중에서 제주항공이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전문가 의견을 듣고 가겠습니다. 가톨릭관동대 항공대학장을 맡고 계세요. 김효중 교수 연결이 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효중> 안녕하세요. 김효중입니다.

    ◇ 김현정> 교수님은 항공사에서 운항 통제 업무를 담당하셨던 적도 있다고요?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누구보다 실전과 이론을 다 아는 분이실 텐데 하나하나 짚어보겠습니다. 최종 정밀 조사 결과가 지금 국토부에서 나온 건 아닙니다만 관계자 말을 들어보면 자동 조종 관련 핵심 소프트웨어 8종 가운데 2종이 오류가 났는데 이걸 수정해 보려고 했지만 실패한 뒤에 6종만 가지고 그대로 이륙했다라고 하거든요. 일단 이륙 과정은 뭐 문제가 없는 겁니까?

    ◆ 김효중> 항공사의 가장 큰 기본 철칙은 안전 운항이 되겠죠.

    ◇ 김현정> 물론이죠.

    ◆ 김효중> 그런데 고장이 나게 되면 운항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정해놓은 기준이 있습니다. 그걸 MEL이라고 하는데요. 최소 장비 목록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MEL 기준에 맞게 되면 안전하게 운항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번 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라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마는 MEL을 준수해서 운항했을 거라고 판단이 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8개 중에 2개 고장이 났고 고치려고 하다가 시간이 너무 지연되니까 일단 떴어요. 하지만 뜰 수 있는 기준은 되는 거기 때문에 뜰 수는 있었다, 이 말씀.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문제는 그렇게 해서 이륙을 한 다음에 아무 문제없이 더 이상 고장 나는 거 없이 왔으면 좋았는데 이륙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서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 6종이 모두 먹통이 됩니다. 총 8종의 소프트웨어가 먹통이 되는 거죠. 이거는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라고 봐야 합니까?

    ◆ 김효중> 상황이 지상에서 2종이 오류가 났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인한 다음에 이륙을 했겠죠. 그런데 이륙을 하게 되면 약간 충격이 있을 수는 있기 때문에 지상하고는 또 다른 환경이 되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면 비정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비상 상황이 되겠죠.

    ◇ 김현정> 비상 상황인 건 맞는 거죠, 어쨌든?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비상 착륙을 바로 하지 않고 44분이나 공중에서 떠돌았을까요?

    ◆ 김효중> 그 점이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 그런데 항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소통인데요. 조종실하고 종합통제센터라는 지상에서 여러 가지 급박한 상황에 있는 조종사가 정보를 많이 획득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지상에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 주는 조직이 있습니다. 그곳을 종합통제센터라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비상 착륙을 해야 되는 상황이 됐을 때 기장이 최종 판단은 하지만 지상에 있는 종합통제센터에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주면서 기장이 최종 판단할 수 있게끔 도와줘야 되는 거군요.

    ◆ 김효중>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이 원활하게 시스템적으로 잘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이게 저가 비행사지 않습니까? 이른바 우리가 저가항공이라고 하는 저비용으로 운행되는 항공사다 보니까 이런 일이 발생한 건가? 이런 생각도 드는데 어떤가요?

    ◆ 김효중> 항공사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정비를 대충 해서 보내는 그런 경우는 제가 상상하고 싶지는 않고요. 다만 너무 시간에 쫓겨서 서두른 나머지 안전 점검이 조금 소홀하지 않았는지 국토부에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나머지 6개가 정말 완벽하게 문제가 없었는지를 확인하고 뜬 것인지. 혹은 좀 점검이 확실하게 완전하게 100% 되지 않은 채 떴기 때문에 10분 만에 6개까지 다 먹통이 됐던 건지 이걸 파악해 봐야 된다는 말씀.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또 지금 이 소통에 대한 얘기를 우리가 하고 있었는데 이것도 저가 항공사다 보니까 인력 문제라든지 이런 게 있을 수 있습니까?

    ◆ 김효중> 그래서 대형 항공사들은 종합통제센터 내에 정비사하고 조종사 그다음에 운항 관리사. 이 세 전문가들이 모여서 같은 공간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같은 사건이 나왔을 때는 바로 옆에서 각자 맡은 분야에 대해서 점검을 시작해서 결정을 하기 때문에 신속한 운항 결정이 될 수 있겠죠. 그러나 저비용 항공사에서는 그게 일부는 갖춰져 있다고 합니다마는 정확하게 대형 항공사 같은 시스템들이 돼 있는 항공사도 있고 안 돼 있는 항공사도 있고 그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번 경우는 없었던 걸로 보이는군요.

    ◆ 김효중> 그건 정비사 정도는 있을 것 같은데 조종사도 같이 근무하는지는 확인을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일반적으로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에는 그쪽의 인력이 좀 적을 가능성이 크다. 이 말씀. 그것도 이번에 확인해 봐야 되는 거군요.

    ◆ 김효중> 그래서 안전 강화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또 하나 좀 봐야 될 것은 비행기 기체 이상을 느끼고 비상 착륙을 결정하기까지의 그 44분 시간 동안 안내 방송이 나왔어요. 기장의 기내 방송. 비상 탈출 가능성이 있으니 여러분 브레이스 그 자세를 취하십시오. 또 짐을 다 버리고 신발도 벗고 내리십시오. 게다가 기도하십시오. 뭐 이런 내용들이 나왔다고 합니다. 지금 이번 건 같은 경우에는 국토부에서 기내 방송 수위도 조사하고 있다고 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기체 결함 상태에 비해서 과한 안내 방송을 해서 승객들이 공포에 떨게끔 했던 건 아닌지. 이 매뉴얼대로 했는지 이것도 조사 중이라던데.

    ◆ 김효중> 그렇습니다. 그래서 매뉴얼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여러 가지 아쉬운 점이 많이 보입니다. 어떤 정확한 안내가 나갔으면 동요하지 않을 텐데 너무 좀 절차라든지 이런 것들이 조금 미흡해 보여서 승객들이 동요하도록 한 게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 안내 방송 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기도하라는 게 있었다는데 이게 굳이 필요한 안내 방송인가. 오히려 이게 마지막을 생각하고 기도까지 하라는 건 정말 불안하게 만드는 거 아니에요? 이게 있는 거예요, 원래? 정해져 있는 매뉴얼이에요?

    ◆ 김효중> 그런 매뉴얼은 없고요. 그건 과한 멘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요. 이게 정말로 마지막 떨어지는 순간, 예상치도 못한 사고의 순간이어서 누가 봐도 추락이 확실하니까 기도하십시오. 이건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회항을 하고 비상 착륙을 하고 이 정도 상황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안정적으로 착륙을 한 것인데 기도하라고 멘트를 한 것이 과연 적절했는가. 이것도 조금...

    ◆ 김효중> 그런 것은 매뉴얼에는 없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러니까 국토부에서 이것도 한번 들여다보겠다고 한 거군요. 알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저가 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다시 한 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 전에도 이런 문제가 꽤 많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아직도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거. 특히 어떤 부분을 강조하고 싶으세요?

    ◆ 김효중> 항공기는 공중에 떠 있죠. 그래서 일반 자동차처럼 고장이 났을 경우에 갓길에 세워둘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공중에 떠 있는 특징이 있는 만큼 신속한 운항 결정이 이루어져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종합통제센터와 조종석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져서 안전한 운항 결정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체제 구축.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게 핵심인가요? 요즘 돌아가는 저가 항공사 판을 보면?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아무리 저비용 항공사라고 해도 저비용으로 해야 될 부분. 예를 들어 주스를 주는 걸 좀 줄인다든지 뭔가 다른 기타 서비스 부분은 줄일 수 있을지언정 안전만큼은 양보해서는 안 되는 거죠.

    ◆ 김효중>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제주항공 회항 사건. 지금 국토부에서 조사 중입니다. 최종 결과가 나오면 그것도 저희가 전해 드리기로 하면서 오늘 여기까지 일단 듣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김효중>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가톨릭관동대학교 김효중 교수였습니다. 제주항공 측도 입장을 내놨는데요. 자동 조종 소프트웨어가 먹통이 되는 상태에서도 왜 바로 대처하지 않았느냐. 왜 바로 비상 착륙하지 않았느냐는 이 지적에 대해서 모든 운항 결정은 기장이 결정을 하게 되는 거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한 거다. 사태를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는 이런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아무튼 최종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저희 전해 드릴 것을 약속드리면서요. 제주항공 얘기 여기까지 짚어보죠.(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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