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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에 퇴짜 맞은 FCA, 이번엔 푸조…목적은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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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에 퇴짜 맞은 FCA, 이번엔 푸조…목적은 '생존'

    FCA, 르노와 합병 실패에 푸조와 손잡아
    단숨에 세계 4위 규모로 '점프'…목적은 '생존'
    미래차 비용 분담, FCA가 가진 美시장도 매력적
    글로벌 車업계, 생존에 자존심 없어

    이탈라의 자동차 브랜드 피아트(왼쪽) 로고와 프랑스의 푸조(오른쪽) 로고.(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또 한번 요동치고 있다.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FCA)'가 프랑스 완성차 업체인 '푸조 시트로엥(PSA)'과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FCA는 올해 이미 르노 그룹에 합병을 제안했지만 퇴짜를 맞은 바 있다. 그럼에도 또 다시 PSA와 합병을 추진하는 등 생존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FCA와 PSA의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합병 회사는 단숨에 세계 4위 규모로 올라선다.

    ◇ 르노와 빅딜 실패한 FCA…푸조에 구애

    FCA는 이미 올해 5월,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에 합병을 제안했지만 퇴짜를 맞았다.

    합병이 이뤄졌다면 단숨에 세계 3위 규모의 자동차 업체가 탄생하는 것이었지만 프랑스 정부는 물론 르노 그룹 내에서도 반발 세력이 나오며 합병은 무산됐다.

    르노와의 빅딜에 실패한 FCA의 다음 타깃은 또 다른 프랑스 업체 푸조 시트로엥이었다.

    이같은 적극적 구애의 배경엔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FCA는 이탈리아 완성차 업체인 피아트를 기반으로 한다. 피아트가 미국 크라이슬러를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고 FCA가 탄생했다. 크라이슬러 외에도 지프, 닷지 램, 마세라티 등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크라이슬러 인수 후 회사의 경영상황은 악화됐고 동시에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로의 변화, 투자에 속도가 붙으면서 FCA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미래 자동차는 투자가 필수적인 사업 부문이지만 아직 대중화가 덜 된 상황이라 수익구조도 탄탄하지 않다. 결국 투자 대비 수익성과 효율성이 떨어지다 보니 업계의 대규모 투자도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한 FCA의 전략이 다른 기업과의 '합종연횡'인 셈이다. 다른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미래차 연구 개발비를 분담하는 것은 물론 파트너 회사가 보유한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등 새로운 기회도 모색하는 것이다.

    FCA는 미국계 자동차 회사 크라이슬러 외에도 지프와 픽업트럭의 명가 닷지 램도 보유하고 있어 미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높다. 반면 PSA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친환경 엔진 기술을 보유한데다 유럽 시장에서의 영향력도 높다.

    두 회사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합병회사는 세계 4위 자동차 회사로 올라선다. 폭스바겐과 도요타, 르노 닛산에 이은 공룡 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 자동차 130년 역사 대변혁기…'카마겟돈' 거세진다

    세계 자동차 판매량 순위(그래픽=김성기 PD)

     

    자동차 업계는 내연기관에서 친환경 파워트레인으로 변화가 거세지면서 인류 130년 자동차 역사 중에 가장 큰 변혁기를 맞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를 시작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커넥티비티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사업 부문이 열리면서 글로벌 회사도 존폐 수준의 위기감이 닥치고 있다. 기존 자동차의 종말을 뜻하는 '카마겟돈'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도 이달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미래 자동차 업계에서 사라지고 없어지는 회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살아남고 경쟁력을 갖추는 게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FCA와 PSA의 합병 추진과 같이 효율적인 개발과 투자를 위한 업계 간 협력도 활발하다.

    세계 자동차 생산 1위 기업인 폭스바겐도 미국 포드와 동맹 관계를 맺었다. 자율주행과 차량 전동화, 모빌리티 서비스에서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자동차 업계 중 보수적으로 통했던 일본 도요타 역시 적극적인 기술 동맹에 나섰다. 이미 지난해 같은 일본 기업 소프트뱅크와 공동 출자해 자율주행 서비스 회사인 '모네 테크놀로지'를 세웠다. 올해 3월에는 혼다 자동차까지 합류하면서 사실상 '일본 연합'이 구축됐다. 도요타는 수소전기차 부문에서도 BMW와 기술 제휴에 나선 상태다.

    최근 들어선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아우디와 수소기술차 협력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영역에선 미국 '오로라', '앱티브'와 손을 잡았다. 고성능 전기차 영역에서도 크로아티아 '리막'과 손을 잡았고 이외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 스위스, 스웨덴 기업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한국전기자동차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차가 종식되는 등 모빌리티 플랫폼 자체가 바뀌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 속도에 가속이 붙으면서 아예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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