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황대헌.(자료사진=이한형 기자)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단거리 간판 황대헌(20·한국체대)이 시련을 딛고 올 시즌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냈다.
황대헌은 2일(현지 시각)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500m 결승에서 1위에 올랐다. 39초729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39초961)을 제쳤다.
쟁쟁한 강자들을 따돌리고 이뤄낸 우승이다. 이날 결승에서 황대헌은 전 쇼트트랙 황제 빅토르 안과 중국의 단거리 간판 우다징, 2016년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산도르 류 샤올린(헝가리)과 경쟁했다.
하지만 승자는 황대헌이었다. 1번 트랙에서 출발한 황대헌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 경쟁자들을 따돌렸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무엇보다 쇼트트랙 대표팀 안에서 불거진 우여곡절을 딛고 거둔 금메달이라 더 값졌다. 황대헌은 지난 6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던 도중 황당한 사건을 당했다. 대표팀 선배 임효준(고양시청)이 뒤에서 바지를 벗긴 것. 여자 선수들까지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황대헌은 수치심을 느꼈고 이를 코칭스태프에 알렸다. 결국 남녀 대표팀 전원이 선수촌에서 1개월 동안 퇴촌을 당하는 조치가 내려졌고, 임효준은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1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황대헌이 시즌 첫 월드컵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황대헌은 대표팀의 약점으로 꼽힌 단거리에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500m에서 은메달을 따낸 황대헌은 올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남자 1500m에서는 김동욱(스포츠토토)이 2분16초118의 기록을 보이며 은메달을 보탰다. 남녀 혼성 계주 2000m에서는 김아랑(고양시청), 김다겸(연세대), 박지우(성남시청), 서휘민(평촌고)이 나서 2분37초817로 러시아, 중국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여자 대표팀은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1500m에서 김아랑이 4위에 머물렀고,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은 파이널 B로 밀렸다. 500m에서도 김지유(성남시청)가 파이널 B로 밀린 뒤 2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