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키움을 한국시리즈로 올렸지만 재계약이 무산된 장정석 전 감독.(사진=연합뉴스)
프로야구 키움이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 4년 만의 한국시리즈(KS) 진출을 이끈 감독과 결별하고 새 사령탑을 선임했다.
키움은 4일 "손혁 SK 투수 코치(46)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계약금과 연봉 2억 원씩 2년 총액 6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3년 임기가 끝난 장 감독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그동안 장 감독의 성과를 감안하면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인사다. 2016시즌 뒤 자진사퇴한 염경엽 감독(현 SK 감독)의 뒤를 이은 장 감독은 첫 시즌이던 2017년 7위에 머물렀지만 이듬해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특히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한화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비록 SK에 졌지만 5차전까지 가는 명승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해는 더욱 좋은 결과를 냈다.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LG와 SK를 가볍게 누르고 KS에 진출했다. 비록 4연패를 당하며 두산에 우승컵을 내줬지만 전력을 감안하면 호평을 받을 성적이었다.
여기에 장 감독은 이정후, 최원태, 이승호 등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을 중용해 리그 정상급 선수로 키워냈다. 박병호, 서건창, 오주원 등 베테랑과 함께 키움은 리그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키움은 장 감독과 결별하는 결단을 내렸다. 일각에서는 KS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난 점 때문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키움은 전신 넥센 시절에도 2014년 KS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그치면서 당시 염 감독과 이장석 전 구단 대표 사이에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구단은 그러나 KS가 새 감독 선임 배경은 아니라고 밝혔다. 키움 고위 관계자는 "물론 장 감독의 성과를 가볍게 본 것은 아니다"면서 "또한 KS에서 4연패를 당한 것이 재계약 불발의 원인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구단 대표가 바뀌면서 분위기 쇄신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키움은 최근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등이 논란을 부르면서 박준상 대표가 물러나고 하송 신임대표가 뒤를 이었다. 키움 관계자는 "구단 대표가 바뀌면서 프런트와 선수단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 "이런 차원에서 새 감독이 선임됐다"고 밝혔다.
이미 키움은 여러 감독 후보들과 접촉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2명, 국내 인사 3명 등 감독 후보들과 면접한 끝에 손혁 감독이 최종 낙점됐다"고 밝혔다.
다만 장 감독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으로든 예우를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하 대표와 장 감독이 만나 이런 부분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