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둔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5일 올해 9월분 국제수지 잠정치를 발표한다. 9월 실적은 연간 경상흑자 전망치 590억달러의 달성 여부를 가릴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상 9월 통관기준 수출입 통계를 보면 8월보다 상품수지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상품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수지로,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통관기준 9월 수출액은 447억2137만달러로 8월(440억7783만달러)보다 1.46% 늘었다. 반면 수입액은 387억3958만달러로 8월(424억6908만달러)에 비해 8.78% 감소했다. 차액은 59억8179만달러다.
국제수지는 통관기준이 아니라 '상품 인도'를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정확한 9월 상품수지는 통관기준 차액대로 나오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통관기준 차액이 8월(16억875만달러)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만큼, 9월 상품수지가 상당폭 신장될 수 있다.
다만 서비스수지가 '일본 불매운동' 따른 일본여행 감소로 적자폭이 줄고는 있으나 적자를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 또 세계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속에서 6~8월 매달 20억달러 넘는 흑자를 이은 본원소득수지가 9월에도 호실적을 보일지 미지수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가 당초 한은 전망치만큼 달성될지 여부도 아직 단언하기 어렵다. 9월에 반짝 개선되더라도 이후 연말까지 안팎의 경제여건이 꾸준히 뒷받침해줄지 알 수 없다.
한은은 지난 7월 수정 경제전망 때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590억달러로 전망했다. 1월 전망 때 690억달러, 4월 전망 때 665억달러에 이어 눈높이를 꾸준히 낮췄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변수로 우리 경제가 입은 타격을 반영한 결과다.
올들어 8월까지 누적 경상흑자는 339억8640만달러다. 590억달러 전망치에 맞추려면 9~12월 4개월 누적 250억1360만달러 흑자가 필요하고, 월평균 62억5340만달러씩 흑자를 연말까지 쌓아가야 한다.
그런데 앞선 2년의 월별 추세를 보면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연간 경상수지 흑자 실적이 훨씬 컸던 2017년(752억3000만달러)이나 지난해(764억달러) 모두 9월에 최대수준의 흑자를 낸 뒤 연말로 가면서 흑자폭을 줄였다.
지난해의 경우 9~12월 월별 경상수지 흑자는 110억1300만달러→93억4880만달러→52억2360만달러→48억1930만달러로 변동했다.
9월 경상수지 흑자가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나와 예상되는 4분기 부진을 상쇄하는 게 관건이지만, 경기 흐름상 낙관이 어렵다. 이달말 한은의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400억달러대까지 연간 흑자규모를 낮춰잡는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협상 타결 기류나 수출물량면에서는 증가세 개선조짐이 있는 등 여건 변화도 있는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