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9월 경상수지가 최근 11개월간 최대치인 7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기존 전망치인 연간 590억달러 경상흑자 달성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평가를 내놨다.
박양수 한은 조사국장은 6일 국제수지 관련 브리핑을 통해 "금년 4월 계절적 배당요인으로 일시 적자를 보인 경상수지가 5월부터 흑자 전환돼, 월평균 60억달러 정도 흑자기조가 이어졌다"며 "특히 9월에는 74억8000만달러 흑자로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만에 최대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1월부터 9월까지 경상수지 414억6000만달러 누적 흑자를 기록했다"며 "현재까지는 7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올 1월 경제전망에서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690억달러로 전망했다. 이후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세계경기 둔화세를 감안해 4월 665억달러, 7월 590억달러로 순차적으로 수정 전망을 제시했다. 590억달러 달성을 위해 10~12월 남은 3개월간 175억4000만달러의 흑자를 더 쌓아야 한다.
특히 경상수지에서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가 1~9월 누적 흑자 568억5000만달러에 그쳐 전년동기(872억달러)에 비해 303억4000만달러 축소된 상태다.
박 국장은 다만 수출 주력품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경우 상품수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실제로 반도체 제조업 생산지수 증가, 단가 하락세도 7월 이후 주춤세 등을 들어 시장 안팎에서는 회복이 임박했다고 본다.
그는 "통관기준 수출입통계를 보면 흑자폭이 축소된 가운데 반도체 수출 감소폭이 200억달러를 상회한다. 최근 수출 둔화는 세계경기둔화 요인도 있지만 반도체 경기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조적 변화인지는 더 지켜봐야겠지만, 9월과 10월의 통관기준 무역수지 흑자폭이 1월부터 8월까지에 비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울러 박 국장은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 등 요소들도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내국인의 일본여행 급감으로 출국자가 감소한 반면 중국인 중심으로 외국인 입국자가 지속 늘어나는 등 서비스수지가 기조적으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만년 적자인 서비스수지는 9월까지 누적 적자가 18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억8000만달러 줄었다.
이어 "또 본원소득수지가 배당 및 이자수입 증가에 힘입어 큰 폭 흑자로 전환했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는 그동안 많이 쌓인 경상흑자를 통해 대외투자 잔액이 크게 늘면서 나타난 부가적인 혜택"이라고 말했다. 9월까지 본원소득수지 누적 흑자는 75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 8000만달러 적자와 대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