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한반도 대기를 뿌옇게 뒤덮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겨울철 미세먼지 현상은 한층 심해져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파급영향을 끼치고 있고 국민 건강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단순히 폐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여기에 더해 미세먼지에 함유된 중금속이나 독성물질이 폐를 통해 혈액속으로 침투한 뒤 뇌로까지 이동해 특정부위를 파괴시킴으로써 치매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미세먼지 공포가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중국 대도시들의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중국 옆에 위치한 한국은 겨울철 북서풍에 실려 날아드는 미세먼지에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환경당국은 동북아 환경장관회의나 민간협력사업 등을 통해 중국 유래 미세먼지 원인물질을 줄이는데 행정력을 쏟는 한편으로 국내 미세먼지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자동차 배기가스를 잡는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세먼지가 많이 끼는 가을,겨울철 서울도심의 '주요가로변'의 먼지농도는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이나 주택가에 비해 수배~수십배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돼 2019년초 서울시는 도심 미세먼지대책으로 경유차의 '도심진입제한'을 추진해왔다.
바로 '녹색교통지역 자동차 운행제한'정책이다.
이 정책의 핵심은 자동차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내뿜는 5등급 경유차를 아예 서울도심에서 추방시키자는 것이다. 서울시는 "12월1일부터 연중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도심통행이 06~21시까지 금지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25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조치로 서울도심 이른바 4대문안 지역 진입이 불가능해지는 경유 자동차 대수는 전국 234만대에 이르고, 수도권만 놓고 보면 80만대의 진입이 어려워 진다. 주로 2003년 이전 출고된 경유자동차와 87년 이전 기준 가스차와 휘발유차의 도심진입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단속설비사진.(사진=서울시 제공)
서울시 관계자는 ""그동안 비상저감조치 발령 때만 5등급 차량 운행제한이 일시적으로 이루어졌는데, 녹색교통지역에서는 상시 제한되므로 교통수요 감축과 함께 미세먼지의 기저(base) 농도를 낮추는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출가스 5등급 자동차는 2002년 이전 제조된 자동차는 미세먼지 0.06그램/km 초과하거나 질소산화물.탄화수소 0.463g/km초과 차량이다.
서울시는 경유 자동차 진입을 단속하기 위해 도심 45개 진출입 길목에 총 119대의 단속카메라를 설치했고 단속대상 차량이 찍히면 5초 내에 해당 운전자의 카카오톡으로 위반사실을 통보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시는 본격 제도시행에 앞서 2019년 7월부터 녹색교통지역 자동차 운행제한을 시범실시해 봤다. 그 결과 하루 2500여대의 5등급 차량이 도심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나 단속이 시작되면 일정한 성과가 나타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4대문안에 위치한 대상지역이 청운.효자.사직동 등 종로구 8개동과 소공동,회현동 등 중구 7개동 지역으로 한정돼 운행제한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그나마 예외를 적용받는 차량이 많아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5등급 차량임에도 도심진입이 허용되는 경우는 저공해 조치차량과 장애인, 긴급차량이고 지난 10월까지 저공해조치를 신청한 차량은 2020년6월까지 단속이 유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의 녹색교통지역 통행제한 정책은 국내에서 최초로 추진되는 도심통행제한 정책이고 정책추진의 효과에 따라 이후 시행확대의 가늠자로 작용할 수 있어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세먼지를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020년도 미세먼지 대응에 1조원에(8111억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