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 최대 비영리 구호단체 월드비전이 국내 종합복지관 사업을 점차 줄여나가기로 잠정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월드비전과 협력해온 일부 지역교계에서는 반발했습니다. 천수연 기잡니다.
[기자]
국내외 소외이웃을 돕는데 앞장서온 한국월드비전이 국내 종합복지관 사업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S가 입수한 월드비전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월드비전에서 운영하는 전국 10곳의 종합복지관 가운데 직영하는 4곳을 제외한 6개 위탁복지관에 대해서 수탁계약기간이 만료 되는대로 재수탁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부산 연제구 종합복지관의 사업종료를 시작으로 강원도 동해시, 대구 범물동, 대전 월평동, 인천 선학동, 충북 용암의 복지관 사업을 순차적으로 종료합니다.
이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일부 지역 교계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기독교연합회와 월드비전 강원지회, 월드비전 동해 운영위원회, 후원이사회 등 75명은 월드비전 양호승 회장과 이철신 이사장 등에 청원서를 보내 복지관 사업을 존속, 유지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8일에는 여의도에 있는 월드비전 본사를 방문해 회장 등 관계자도 면담할 계획입니다.
동해시 교계가 이같이 반발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타지역에 비해 기독교세가 약한 동해시에서 동해복지관은 1995년부터 월드비전이 위탁 운영하며 지역교계의 선교와 봉사의 중심센터 역할을 해왔다는 겁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복지관을 위탁 운영할 만한 기독교계 복지법인이 없어, 이단 종파가 위탁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교적 차원의 우려도 전했습니다.
[문재황 목사 / 동해시기독교연합회장, 월드비전 동해지회장]
"다른데도 아닌 월드비전이 교회를 중심으로 해서 오늘날까지 커왔고,교회를 비롯해 교인들이 후원해서 되었던 월드비전인데 이거는 교회선교는 전혀 생각지 않고, 필요는 굉장히 필요하고 절실한데 이걸 외면하고 간다는 건 월드비전의 정신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해요)"
사회복지 관계자들은 사회환경 변화를 이유로 대형 NGO법인들이 잇따라 복지시설 위탁사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자칫 지방 중소도시의 복지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신용규 사무총장 / 한국사회복지관협회]
"대도시 중심으로 사회복지 시설이 세팅돼 있고 서비스가 집중되는 건 맞습니다. 지방 소도시의 경우에는 그런 서비스를 안정되게 할 만한 법인이 없는 경우들이 많고요."
월드비전의 복지관 사업 종료 계획은 ‘국내사업 전환' 방침에 따른 것으로, 이달 말 월드비전 이사회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입니다.
월드비전 측은 동해시 목회자들의 반발과 관련해서는 지역목회자들과 논의,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국내사업 조정으로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려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CBS뉴스 천수연입니다.
[영상 최내호 편집 조세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