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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유승민 주거니 받거니…보수통합 로드맵은

국회/정당

    황교안·유승민 주거니 받거니…보수통합 로드맵은

    탄핵 입장차 여전하지만 '文심판' 공감대
    한국당 여러 모임 호응…실무작업도 개시
    유승민 "선의 믿고 진정성 있다면 응한다"
    12월 중순 신당 창당…연말 전이 '분수령'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 대표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유승민(오른쪽)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쇄신 요구에 떠밀리던 자유한국당이 별안간 보수통합 흐름을 띄웠다. 황교안 대표가 군불을 땐 뒤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유승민 대표가 화답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야권 정계개편에 쏠리게 됐다.

    이들은 이념 지향에 다소 차이가 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갈라설 때 쌓였던 감정의 골도 아직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양측 모두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유일한 방법이 통합이라는 데 공감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초선 의원들이 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보수통합과 당내 인적혁신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좌측부터 송언석, 김종섭, 신보라, 이양수, 김현아, 김석기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보수재건 대화창구 만들자"

    황 대표가 한 걸음 성큼 내딛자 당내 여러 그룹이 곧바로 뒤따랐다.

    쇄신을 논하기 위해 7일 모인 초선 의원들은 먼저 44명 전원 명의 성명을 통해 총선과 관련한 모든 것을 당에 백지 위임하겠다면서 "보수대통합의 길에 밀알이 되기로 했다"고 공언했다.

    당내 주류로 분류되는, 친박 중심 초·재선 모임 '통합과 전진' 또한 별도 회동 이후 "당 대표가 제시한 보수대통합을 적극 지지하며 향후 대통합 성공을 위해 뒷받침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실무적인 움직임도 바로 개시됐다.

    한국당 지도부는 전날 황 대표가 언급한 당내 통합협의기구 실무팀에 홍철호·이양수 의원을 선정했다. 이들은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본격적인 협의기구 구성 전까지 소통과 준비작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와 유 대표는 이날 전화통화로 "보수재건을 위한 대화창구를 만들자"는 데에 공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까지는 서로 성씨가 같은 한 중진 의원과 광역단체장을 차례로 거쳐 간접적으로 소통했다고 한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변혁 '3대조건' 제시…한국당은?

    변혁 쪽은 일단은 바른미래당을 나와 신당을 창당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손학규 대표 체제로는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동시에 황 대표 제안에 호응하는 모양새다. 황 대표 기자회견 직후 서울 여의도 모처에 소속 의원 대부분이 모여서도 밤늦도록 관련 논의를 이어갔다.

    다음 날인 7일 기자들과 만난 유 대표는 변혁 내부에 '신당 기획단'을 설치한다면서도 "상대방의 선의를 믿고 진정성이 있다면 응하겠다"는 긍정적 반응을 내놨다.

    물론 앞서 자신이 제시했던 통합의 3대 조건(▲탄핵 불문 ▲개혁보수 수용 ▲새집 짓기)을 나열하면서 "이런 점에서 한국당이나 황 대표도 쉬운 일이 아니다. 어려운 대화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당 출신 안철수계 권은희 의원이 페이스북에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고 적는 등 반발기류도 있지만, 상당수는 "일단 논의해보자"는 입장이다.

    그러니 이제 한국당 쪽에서 유 대표의 3대 조건에 대응할 만한 구체적 조건을 제시하면 실질적인 협상 단계로 이어질 전망이다.

    황 대표와 유 대표 사이 '메신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한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CBS노컷뉴스 기자와 만나 "당대 당 통합은 물론 제3당으로 재편하는 방안도 모두 열려 있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홍철호 "최소한 연말까지 끝내야"

    이처럼 막 수면 위로 떠오른 통합 논의가 실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 최소 1개월 이상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12월 3일에 본회의에 부의될 이른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3법'이 정기국회가 끝나는 같은 달 10일까지는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변혁 측은 현재 오신환 의원이 맡고 있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을 그 전에 던질 경우 손학규 대표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고, 패스트트랙 논의에서 '필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변혁은 신당 창당 시점을 그 이후로 잡고 있고, 만약 한국당과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그보다는 지난 시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올 연말까지 작업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역구별로 후보가 진을 치게 되면 합당에 대한 반발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무팀 홍철호 의원은 통화에서 "최소한 연말까지는 끝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초·재선 의원 혁신 모임인 '통합·전진' 회의에서 박맹우 사무총장과 민경욱, 백승주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이 당내 현안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제 관심은 유 대표가 내건 3대 조건을 한국당에서 얼마만큼 받아줄지에 쏠린다. "그런 조건을 걸 입장이 아니지 않느냐"는 친박계 반발도 적잖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통합 국면에서 우리공화당이 황교안 대표를 거세게 비판하고 나선 게 되려 한국당 입장에서 우리공화당을 배제할 수 있는 빌미가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변혁 소속 이혜훈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우리공화당은) 결사반대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데 얘기할 필요가 있냐"며 "자기들은 통합 안 하겠다고 하신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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