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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속 '제시카 징글', 美서 화제… 박소담 측 "신기하고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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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속 '제시카 징글', 美서 화제… 박소담 측 "신기하고 감사"

    극중 기정이 신분을 속이기 위해 말 맞추느라 부른 노래
    북미 배급사 네온, 공식 트위터 박소담 영상 게시
    CJ ENM 측 "대중이 쉽게 갖고 놀 수 있는 라이트한 문화 현상, 재미·의미 있어"
    '기생충',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최고 매출
    美 매체 '버라이어티', 내년 오스카 유력 작품상 후보로 '기생충' 예측

    영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은 공식 홈페이지에 '제시카 징글'이라는 메뉴를 따로 만들어 오디오 파일 등을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사진=네온 홈페이지)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10초 남짓 나오는 짧은 노래가 뜻밖의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이 노래는 부잣집 박사장(이선균 분) 집에서 과외를 시작한 기우(최우식 분)가 본인 여동생인 것을 숨기고 기정(박소담 역)을 새 과외 교사로 들이기 전, 입을 맞추기 위해 조용히 읊조리는 노래다.

    외국 유학 생활을 하느라 이름은 제시카이고, 외동딸이며, 미국 시카고에 있는 일리노이 응용미술학과를 나왔으며, 과 선배 이름은 김진모이며, 김진모는 먼저 과외 교사로 채용된 기우의 사촌이라는 설정이다.

    1982년 발표된 노래 '독도는 우리 땅'(작사·작곡 박인호, 가수 정광태) 멜로디에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스크립터가 개사했다. CJ ENM 측은 올해 6월 '기남매 Ver. 제시카 핵심 요약송'이라며 전체 가사 악보를 공개한 바 있다.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유니세프 1차 면접 도곡동의 박SO담/지디를 좋아해/은퇴하신 아빠는 한강에서 요트질/소녀감성 엄마는 유치원 원장/세례명은 레베카 물냉면을 잘 먹어/거짓말을 싫어해/갤러리 알바로 배낭여행 3학년/시리아에 갔다가 애들을 보네/아동심리 관심 가져 미술치료 공부해/내 꿈은 방정환"

    이 노래는 북미 현지에서 '제시카 징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트위터를 비롯한 SNS에 '제시카 징글'의 묘한 중독성을 예찬하며, 각종 악기로 연주하거나 EDM 버전을 만드는가 하면, 올해 OST 상은 '제시카 징글'의 몫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영화 '기생충' 배급사 CJ ENM은 올해 6월 '기생충'에 등장하는 '제시카 송' 악보를 공개했다. (사진=CJ ENM 제공)

     

    급기야 '기생충'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은 지난 8일 공식 트위터에 제시카/기정 역을 연기한 박소담이 직접 가르쳐주는 '제시카 징글' 영상을 게시했다. 박소담은 "저의 초인종 노래를 배우고 싶으신 분들께 이 노래를 바칩니다"라며 무표정한 얼굴로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네 사촌"이라는 가사를 부르고 초인종을 누르는 '딩동' 소리까지 흉내 냈다.

    네온은 또한 공식 사이트 메뉴에 아예 '제시카 징글'(JESSICA JINGLE)을 만들어 오디오 파일과 벨소리까지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게 했다. 호주의 영화 배급사 매드맨 필름은 '제시카 징글'이 '독도는 우리 땅' 멜로디를 썼다는 것을 '재미있는 사실'(FUN FACT)이라며 공식 트위터에 게시한 바 있다. 북미 영화 전문 매체 '인디와이어'도 이 같은 상황을 언급한 기사를 보도했다.

    영화 속 짧은 노래가 미국에서 하나의 밈(Meme, 모방을 통해 전파되는 문화 정보 단위)으로 자리 잡고 이례적인 사랑을 받는 이 상황을 관계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기정 역 박소담의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관계자는 12일 CBS노컷뉴스에 "영화로 국내에서도 큰 관심을 받아 그저 감사할 뿐인데, 해외에서도 박소담 배우의 '제시카 징글'로 높은 관심과 사랑을 동시에 주셔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신기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기생충' 배급사 CJ ENM 관계자 역시 "올해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기생충'이 북미 최고 흥행 성적을 냈다. 북미 관객들에게 외국어 자막 영화는 (자막 없는 영화보다) 낯설기에 흥행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흥행도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평단과 언론을 통해 '기생충'의 메시지와 관련한 담론이 많이 생기는 와중에, 제시카 송은 대중이 쉽게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에서 라이트한 문화 현상이라고 본다. 그래서 더 재미있고 의미 있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3개관에서 시작한 후 개봉 4주 만에 북미 개봉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 성적을 올린 '기생충'은 여전히 승승장구 중이다. CJ ENM 측은 박스오피스 모조를 인용해 10일 기준 '기생충'의 상영관은 603개, 매출은 1131만 8741달러라고 밝혔다. 이는 올해 북미에 개봉한 외국어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수치다. 그전까지는 올해 3월 15일 개봉한 '노 만체스 프리다 2'(No Manches Frida 2)가 927만 920달러 매출로 최고 기록이었다.

    또한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11일(현지 시각) 아카데미상 수상 유력 후보에 관한 기사를 보도하며 '기생충'을 유력 작품상 후보에, 봉준호 감독을 유력 감독상 후보로 예측했다. 미국 영화계의 가장 큰 연중행사로 꼽히는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은 내년 2월 개최된다.

    네온은 지난 8일 공식 트위터에 박소담이 직접 알려주는 '제시카 징글' 영상을 올렸다. (사진=네온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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