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내각에 대한 대대적인 개각이 다음달 중순쯤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등 여권 중진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이번 개각은 문재인 정부의 후반부를 책임질 장관을 임명하는 것과 동시에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복선도 깔려 있어,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총선용' 개각, 언제쯤?청와대와 내각 교체는 다음달 중순쯤이 유력하다.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과 내년도 예산안 등 정기국회 일정이 12월 초중순쯤 끝날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에 개각은 그 이후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현행법상 내년도 예산안 처리 시한은 12월 2일까지다. 국회가 단 한 번도 법정 시한을 지킨 적이 없기 때문에 올해도 다소 늦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12월 8일에, 2017년에는 12월 6일에 예산안이 처리됐다.
여기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들이 12월 3일 본회의에 부의한다. 마찬가지로 이날을 기점으로 패스트트랙 처리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정들을 고려할 때 결국 국회의 모든 과제들이 마무리되는 시점은 12월 10일 안팎.
이후부터 본격적인 각 정당의 총선 체제가 들어서고, 이에 맞춰 청와대와 내각도 개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지난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기국회가 끝나고 12월 10일부터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으로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며 "인재 영입도 같은 시기 공식적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물론 인사 문제는 후보자 물색과 검증 문제 등도 엮여 있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BBS라디오에 출연해 "예산안이나 패스트트랙 등 입법 사안과 정기국회가 정리가 된 뒤 12월을 끝내고 1월 초순쯤 (개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아무리 늦어도 내년 1월 16일 이전에는 개각이 단행될 공산이 크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 시한이 내년 1월 16일이기 때문이다.
◇ 인청·탕평·명퇴…개각 포인트 3가지
청와대 전경(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다음달 개각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부분은 인사청문회 통과 여부다.
인사 문제는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해왔다. 야당에서 끊임 없이 공격해온 부분도 인사 분야였다.
여기에 지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불거지고, 급기야 검찰까지 나서서 대대적인 수사를 펼치면서 인사청문회 통과가 인사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됐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장관하려다가 검찰 수사까지 받는 상황에서 누가 나서서 장관을 하겠는가"라며 "좋은 인재를 찾아도 대부분 고사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탕평(蕩平)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와 내각이 '친문(親文) 일색'이라는 비판에 청와대는 최근 탕평 인사를 띄우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능력에 기초한 탕평 인사를 더 강화해 나가겠다", "무엇보다 탕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겠다"며 탕평 인사를 강조했다.
아울러 고려되는 것이 현재 민주당에서 진행되는 '중진 물갈이'다.
민주당 중진 의원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를 전제로 장관직을 열어준다는 얘기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개혁 과제들을 마지막까지 챙기면서 명예롭게 퇴진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4선)이나 추미애 의원(5선)이 다음 총리나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이유도 이런 세 가지 조건에 충족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민주당 중진 의원으로서 일반인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확률이 높고, 또 '비문'(非文)으로 꼽힌다.
추미애 의원 측은 차기 법무부 장관 얘기에 "인사 문제는 우리 측이나 청와대나 모두 조심스러운 사안"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