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의 보수추진단장을 맡은 원유철(5선‧경기 평택갑) 의원은 13일 "신뢰관계가 없었다면 두 달 동안 물밑에서 유승민 대표의 변혁 측과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권성동 의원께서 원유철은 유승민과 신뢰관계가 없어서 통합추진단장으로 적절치 않다고 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그가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측과의 보수통합 논의를 주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당내 일부 의견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오히려 황교안 대표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을 내심 원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자신이 적합한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권성동 한국당 의원은 황 대표에게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제가 알기로는 유 대표와 신뢰관계가 없다"라고 보낸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이 메시지가 나온 휴대전화 화면이 전날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회의석상에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면서 사진 기자들이 촬영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통상 대중에게 알리고 싶으나, 공개적으로 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드러내는 정치인들의 흔한 수법이다.
권 의원은 이 같은 메시지를 내보내며, 통합추진단장으로 원 의원 대신 김무성 의원을 추천했다.
원 의원은 "권 의원 말씀은 우리 당이 보수통합, 야권통합이라는 시대적 소명을 잘 이뤄내야 한다는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보수통합, 야권통합은 국민이 가라고 하시는 길이다. 반드시 가야 할 길이다. 그 길을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 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됐던 2015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함께 뛰었다. 하지만 유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고 낙인찍히자, 친박계에 투항해 원내대표 직을 이어받았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이다.
유승민계는 원 의원과의 껄끄러운 관계에도 불구하고, 원 의원보다 김무성 의원이 통합 메신저로선 더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김 의원은 통합 뒤 공천 방식에 대해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주장하고 있으나, 경선을 통해 공천할 경우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해 '공천 물갈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통합을 통한 보수의 혁신과 재선을 주장하고 있는데, 오픈프라이머리는 국민 참여를 가장한 구태 정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