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F1과 쌍벽을 이루는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인 '2019 월드 랠리 챔피언십(WRC)'에서 종합 챔피언에 올랐다. 한국팀이 국제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13일, 자사의 월드랠리팀이 2019 WRC에서 제조사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WRC에 재도전한 지 6년 만에 거둔 성과이다.
WRC는 서킷을 달리는 일반 경기와는 달리 포장과 비포장도로 등 일반 도로에서 경기가 열린다.
당초 이달 14일부터 나흘 간 호주에서 마지막 14번째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호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현대차의 종합우승이 확정됐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월드랠리팀(380점)은 13번째 경기까지 일본 도요타 가주 레이싱 월드랠리팀(362점)을 18점 차이로 앞서며 제조사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출전 선수 중 누적 점수가 가장 높은 선수가 차지하는 드라이버 종합 우승과는 달리 제조사 종합 우승은 매 경기 팀 내 상위 2명의 점수를 누적 합산해 결정하기 때문에 선수의 실력은 물론 랠리카의 성능과 내구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로써 현대차는 WTCR(월드 투어링카 컵) 팀,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에 이어 WRC 종합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WTCR에는 현대차의 서킷용 경주차 'i30 N TCR'이 나섰고 이번 WRC에는 'i20 Coupe WRC 랠리카'가 출전했다.
현대차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 제조사 간의 경쟁을 통해 차지한 값진 우승으로 현대차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음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현대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들은 올해 성능을 한층 보강한 i20 Coupe WRC 랠리카의 주행성능을 바탕으로 대회 초반부터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왔다.
4차전 프랑스 랠리와 5차전 아르헨티나 랠리에서 연속 우승을 바탕으로 제조사 부문 선두에 올랐고 이후 8차전 이탈리아 랠리, 13차전 스페인 랠리에서도 우승컵을 거머쥐며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 월드랠리팀은 올해 4차례 우승을 포함해 모두 13차례 시상대에 오르며 역대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WRC에 재도전한 첫해 4위에 그쳤다. 이어 2015년 3위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제조사 부문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우승은 매번 놓친 상황이었다.
올해 드디어 우승을 차지한 현대차는 내년엔 제조사 종합 우승은 물론 드라이버 종합 우승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드라이버 부문 종합 우승을 차지한 오트 타낙 선수가 2020년 현대 월드랠리팀으로 이적한다"며 "우승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상품본부장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도 "현대차가 우승 경력이 많은 강력한 브랜드와 경쟁해 WRC 진출 역사상 처음으로 제조사 우승을 거둬 기쁘다"며 "모터스포츠를 통해 발굴된 고성능 기술은 양산차 기술력을 높이는데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적극적인 모터스포츠 활동을 통해 얻은 기술로 고객에게 운전 즐거움을 주는 차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