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의혹 등을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비공개 출석한 가운데 취재진들이 관련 소식을 듣고 있다.(사진=윤창원 기자)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사퇴 한 달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35분부터 조 전 장관을 상대로 부인 정경심 씨와의 공모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남편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이후에도 23차례에 걸쳐 차명투자를 계속해온 계좌기록 등을 토대로, 조 전 장관이 부인의 주식투자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씨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입수해 지난해 1~11월 WFM 주식 14만 4304주를 차명으로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WFM은 정씨가 자신과 두 자녀 명의로 모두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투자사다.
검찰은 정씨가 2017년 7월부터 지난 9월까지 종합투자와 선물옵션의 방식 등으로 모두 766차례에 걸쳐 차명투자를 이어온 사실을 파악했다. 조 전 장관은 위 시기에 청와대 민정수석과 법무부장관 등 고위공직에 있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에 취임한 자가 1개월 이내에 자신의 직무와 관련 있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공직과 무관한 대리인에게 맡기지(백지신탁)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결국 조 전 장관이 가족 일가의 펀드투자 내막을 알고도 묵인했다면 해당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또 지난해 1월 정씨가 WFM 주식 12만주를 장외에서 매입한 당일, 조 전 장관 계좌에서 5000만원이 빠져나간 금융거래 내역도 확보한 상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이체된 돈이 주식투자에 쓰인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공직자윤리법상 '성실등록 의무의 취지'에도 어긋나 재산 허위신고에 대한 책임도 물을 수 있다.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란 관측은 지난 9월부터 나왔다.
검찰은 지난 9월 5촌 조카 조씨를 구속 기소하면서 검찰·법원 내부시스템인 킥스(KICS·형사사법포털)에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기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중앙지방법원도 조씨의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기자단에 알리는 과정에서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넣었다가 다시 번복하기도 했다.
비록 조씨의 최종 공소장에는 해당 혐의가 빠졌지만, 검찰이 적어도 내부적으로 조 전 장관이 공직자윤리법 위반 공범은 될 수 있다고 초기부터 판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또 지난 11일 부인 정씨를 차명 투자 장본인으로 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공직자윤리법 위반을 적시하지 않았다. 법조계에선 조 전 장관을 겨냥한 핵심 혐의가 공직자윤리법 위반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한 뒤 지난 8월 말부터 이어온 수사를 매조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