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투기장으로 전락한 인천항 계류인정시설 모습. (사진=인천녹색연합 제공)
선박의 무단 정박을 막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정된 인천항 계류인정구역이 불법 선박수리·해체로 인한 폐기물 투기장으로 전락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해양당국의 관리 부실이 낳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인천녹색연합은 14일 성명을 내 “인천 연안항, 남항, 북항 등 3곳의 계류인정구역에서 이같은 행태가 만연해 관계당국과 해당 지자체의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계류인정구역은 소형선박 등의 계류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정한 구역으로 점용·사용 허가를 받지 않아도 선박 계류가 가능한 ‘선박 주차장’의 역할을 한다. 지난해 5월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 국내에서 처음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관리가 소홀해지면서 이곳이 사실상 ‘폐기물 투기장’으로 전락했다는 게 이 단체의 설명이다.
이들은 “최근 인천 북항을 확인한 결과 불법 선박 해체와 수리작업장으로 악용돼 육지에 액화산소통과 LPG가스통이 안전장치 없이 그대로 노출돼 화재·폭발 위험이 크다”며 “제방은 아무 조치를 하지 않으면 붕괴 직전이고 해양에는 기름 등이 노출돼 있어 오염 피해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곳은 최근 관련 민원이 이어지는 지역이다.
인천 동구는 지난달 30일 연안항에 불법 선박 수리·해체가 이뤄진다는 민원을 받고 현장을 나가 아무런 신고 없이 선박 2척이 불법으로 수리·해체 작업을 한 것을 확인하고 이를 관련 기관에 신고했다.
선박 수리는 관할 해양수산청에, 해체는 해양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이 단체는 “지난 6월에도 이곳에서 한 선박이 해체 작업을 하다 기름이 유출된 사고가 발생했다”며 “관할기관인 해양수산부와 인천해수청, 인천항만공사, 해양경찰청, 인천시 등 관리당국이 항만지역과 주변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