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암 진료비가 9조원을 넘어서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의 11%에 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동 발간한 '2018년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암 진료비는 총 9조92억원으로 건강보험 가입자의 한 해 총진료비 77조9,104억원의 11.6%에 달했다.
2005년 9월 이후 2018년까지 암 중증환자로 등록하고 지난해까지 생존 중인 사람은 217만526명이다.
암 조기 발견에 따라 암 환자의 생존률도 늘면서 암이 '죽는 병'이 아니라 '관리가능한 병'으로 인식되면서 암 보험도 진화하고 있다.
암 보험은 보장 개시일 이후 암 진단을 확정받으면 진단비와 입원비, 수술비 등 치료비를 받는 상품이다.
진단과 사망 보장이 주를 이뤘지만 2000년 들어 암환자가 급증하자 보험사의 손해율이 크게 올라 2006년 거의 자취를 감췄다가 2010년 이후 조기 진단으로 관련 통계 등이 축적돼 위험률이 관리되면서 수술, 입원 등 폭넓은 보장 내용을 앞세워 다양한 상품이 출시됐다.
암 조기발견이 늘면서 암 보험에 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해 간병비에, 생활자금까지 주는 등 다양한 암 보험이 선보였고 최근에는 암 발병 전 단계를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삼성생명의 '뉴(New) 올인원 암보험'은 진단금을 매월 나눠 받는 '생활자금형'을 선택할 경우 보장기간을 2년에서 5년으로 늘렸고 일시금만 주던 유방·자궁암도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주보험 가입 2000만원 기준으로 일시지급형은 진단금으로 4000만원을 받고, 생활자금형은 일시금 1000만원에 매월 100만원씩 5년 동안 받게 된다.
오렌지라이프의 '오렌지 청춘 암보험(무배당, 갱신형)'은 주계약만으로도 일반암진단급여금 5000만원(보험가입금액 2500만원 기준·최초 1회에 한함)을 보장한다. 암생활자금보장특약(특약보험가입금액 2000만원 기준)에 가입하면 매월 100만원씩 최대 10년간 최고 1억2000만원의 생활자금을 지급한다.
암 발생 전 단계부터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품도 최근 잇따르고 있다.
DB손해보험의 '암오케이(I’m Okay)암보험'과 KB손해보험이 출시한 '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DB손해보험의 '암오케이('I’m OK) 암보험'는 내시경을 통해 위나 대장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연간 1회 한도로 최대 20만원까지 진단비를 받을 수 있다. 간, 갑상선, 자궁 등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수술비를 지원한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유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질병 예측 서비스도 제공한다.
(사진=KB손해보험 제공)
KB손해보험의 '암보험과 건강하게 사는 이야기'는 위나 십이지장·대장의 양성종양이나 용종을 제거하면 치료비를 제공한다. 진단비는 연간 1회다. 가족력과 생활습관에 따른 15종의 질병 위험도와 건강관리 요령을 안내하는 건강 컨설팅도 받을 수 있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소액암으로 분류됐던 암에 대한 보장을 강화한 '스페셜 암보험'을 출시했다. 초기 갑상선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등 발병 빈도가 높지만 소액암으로 분류됐던 암을 일반암(간암, 위암, 폐암 등) 수준으로 보장을 늘렸다. 또한 기존 납입면제 범위에 없던 유방암, 전립선암, 여성생식기암, 직·결장암 및 초기 이외의 갑상선암도 발병 이후 납입면제가 가능해졌다. 납입면제가 되면 남은 납입기간 보험료가 면제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암 조기 진단으로 생존률이 늘어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서 기존의 진단비, 수술비 등 목돈에서 매달 생활비 보장으로 고객들의 필요가 변화돼 상품이 다양화, 세분화되고 있다"며 "몸집이 작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틈새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 대형사도 따라가는 순환구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암 보험에 가입할 때는 제외 요건을 꼭 살펴보고 진단비 뿐 아니라 치료비, 입원비 등을 확인해 가입하는 것이 좋다"며 "한 번에 받는 금액보다 지속적으로 드는 치료비가 얼마나 보장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입원 특약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