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제공)
수목극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종영까지 단 4회분만 남기고 있는 가운데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시청률의 새 역사를 쓸 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4일 저녁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35회와 36회는 각각 14%, 18.1%의 시청률(전국 가구 시청률, 이하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다.
전날(17.9%, 20.7%)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당당히 수목극 1위를 차지하며 최고 인기 드라마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
40부작으로 단 4회 만을 남겨둔 '동백꽃 필 무렵'은 이날 방송에서 수수께끼 같던 '까불이'의 정체가 밝혀지며 극에 흐르는 큰 긴장감은 어느정도 소화된 상태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던 포인트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날 방송에서 동백(공효진 분)은 덕순(고두심 분)의 말로 인해 필구(김강훈 분)가 아빠인 종렬(김지석 분)에게로 떠난 사실을 알고 필구를 찾아간다. 자신과 똑 닮아 눈치를 보고, 단무지를 반찬삼아 점심을 먹고 있는 필구의 모습에 동백은 울분을 토하며 그를 데리고 돌아온다.
이후 동백은 용식(강하늘 분)에게 "저 그냥 엄마 할래요. 여자 말고 엄마로 행복하고 싶어요"라고 이별을 통보한다. 용식은 이러한 동백의 말에 차마 그를 붙잡지 못했다.
새로이 등장한 성인 필구(정가람 분)의 등장도 눈길을 끈다. "기적 같은 엄마의 봄날이 저물었다, 그 봄날을 먹고 내가 자랐다"는 내레이션으로 등장한 성인 필구는 앞으로의 결말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동백에게 "너에게 딱 한가지만 해주고 간다"는 말을 입버릇 처럼 했던 엄마 정숙(이정은 분)과의 마지막 역시 해소되지 않았고, 매회 '사이다'라는 평가와 함께 화제를 모았던 규태(오정세 분)와 자영(염혜란 분) 에피소드의 결말에도 관심이 쏠린다.
◇ 매회 화제 몰고 다니는 '동백꽃 필 무렵' 성공 요인은?이 같은 '동백꽃 필 무렵'의 성공 요인은 결과적으로 '재미'다.
이를 위해 각 캐릭터들마다 정립된 서사와 이와 관련한 반전의 이야기, 스릴러를 극에 녹여 단조로울 수 있는 분위기를 깨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등 다양한 기법이 잘 사용됐다.
더군다나 극 전반을 아우르는 따뜻한 분위기와 스토리, 매력적이고 재미 요소를 더하는 찰진 대사, 그리고 배우들의 디테일한 연기력 등은 극의 재미에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동백꽃 필 무렵'은 전체적으로 굉장히 따뜻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투리를 쓰면서 인간미가 느껴지고, 어머니의 모정, 용식이의 직진 구애 등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포인트"라며 "거기에 미스테리적인 요소 등이 버무러져서 잘 만들어진 드라마다"라고 설명했다.
또 "대사가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때로는 재밌고 어떨때는 감동적이기도 하고, 평범하지 않게 잘 쓴 대사들이 많이 나와 작품의 인기를 견인했다"고 짚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이 같은 내용과 궤를 함께하며 여기에 더해 '여성 캐릭터'의 특별한 서사를 강조했다.
황 평론가는 "인물을 평면적으로 그리지 않았다는 것이 놀랍다"면서 "동백이나 향미 같은 캐릭터는 사회에서 굉장히 소외되고 쉽게 비난할 만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지만 비난하면서 캐릭터를 소비하지 않았고 진실 같은 것을 보려한다는 점이 놀랍다"고 밝혔다.
이어 "제시카 같은 경우도 흔한 악역 같아 보이고 잘 나가는 남편 두고 편하게 사는 여자 얘기지만 사실 그렇지 않고, 덕순과 정숙 역시 그 사람대로의 가슴 아픔이 있고 소중하다는 면이 잘 나와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여성 캐릭터에 대한 서사가 강렬하게 잘 구축됐고, 흔히 보지 못했던 굉장히 디테일 한 것들을 그려낸 임상춘 작가의 역량이 정말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동백꽃 필 무렵'의 촬영은 15일 모두 마무리 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다음주 4회분 방송의 종착역만 남았다.
이에따라 앞서 방영된 SBS 금토 드라마 '열혈사제'의 22%와 KBS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의 22.7%의 기록을 경신해 올해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쓸 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