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의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이 점착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우발채무 리스크까지 안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의 4분기 실적은 '빅 배스(Big Bath)'의 모양새를 띄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빅 배스는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하는 회계 처리를 의미한다. 그 기저효과로 다음 분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어 대체로 경영진 교체 직전에 등장한다.
◇ 아시아나, 최근 3년 성수기 영업이익 하락세16일 아시아나항공 사업설명회(IR) 자료를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3년 동안 3분기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마이너스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각 3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1185억원(전년비 -21.8%) △2018년 1010억원(전년비 -14.8%) △2019년 -570억원(전년비 적자전환) 등이다.
항공사의 3분기 실적은 여름휴가와 추석연휴 등 최대 성수기 매출이 반영된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는 부분이다.
다만 △2017년 749% △2018년 560.6% △2019년 807% 등 3분기 별 부채비율이 줄고 있다는 사실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올해는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항공기 리스료가 부채로 반영돼 크게 늘었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2조원 넘는 금액을 투입하고 자산이 늘어나면서 부채비율이 30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우발채무 리스크, 여전히 발목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지난 7월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경영진 교체와 기내식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아시아나항공이 현재 직면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우발채무'다. 그 배경에는 지난해 7월 발생한 '기내식 대란'이 있다.
당시 아시아나항공은 독일 루프트한자와 합작한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맺은 계약을 파기하고, 중국 하이난그룹과 합작한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 새롭게 계약을 맺었다.
그 과정에서 LSG스카이셰프코리아는 '금호홀딩스가 발행한 16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사달라는 요구를 거절하자 GGK에 사업을 넘겼다'는 취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검찰 고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과징금과 LSG스카이셰프코리아와 GGK에서 제기한 소송까지 합하면 수백억원대의 막대한 자금 출혈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LSG스카이셰프코리아를 합작한 루프트한자가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매각 할 수 있는 권리)도 가지고 있어 이를 행사할 경우에도 수백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유럽연합(EU)이 조사하고 있는 화물 유류할증료 담합 건의 결과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수백억원의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아시아나 4분기 실적,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빅 배스' 가능성
아시아나항공의 각 4분기 영업이익은 2017년 860억원(전년비 113.7%), 2018년 72억원(전년비 -89.1%)이다.
현재 항공업계는 경쟁심화와 환율상승, 글로벌 경기 둔화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4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IR 자료를 통해 "평판 리스크에 따른 영업 전반의 부정적 영향 때문에 통상 M&A(인수합병) 진행 중에는 영업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에서 인수한 이후 평판 리스크 해소에 따른 영업실적 개선을 기대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따라서 아시아나항공이 4분기 실적을 위해 당장 무리하기보다 오히려 우발채무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와 향후 현대산업개발에서 인수된 이후 실적개선을 위한 계획 수립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4분기 실적은 '빅 배스'의 모양새를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