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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변리사시험 복수정답 인정…불합격처분 취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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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변리사시험 복수정답 인정…불합격처분 취소해야"

    변리사 1차 시험 문항서 오답처리로 탈락한 응시자 승소
    "어느 답이 우월하다 단정 어려워…출제·채점 재량 남용"

    (사진=자료사진)

     

    올해 치러진 변리사 시험에서 '복수정답'으로 인정될 수 있는 문제 때문에 불합격했다면 그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함상훈 부장판사)는 지난달 31일 곽모씨가 올해 변리사 시험을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공단)을 상대로 낸 불합격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앞서 곽씨는 지난 2월 실시된 제56차 변리사 1차 시험에 응시했지만 불합격했다. 당시 공단이 밝힌 합격선 평균점수는 77.5점이었다.

    곽씨는 응시과목 중 '민법개론'의 A형 문제지 33번(B형 32번) 정답을 1번으로 골라 오답처리됐다.

    공단이 발표한 정답은 4번이지만, 곽씨는 자신이 택한 1번도 판례상 정답이 될 수 있다며 소송을 냈다. 곽씨의 주장대로 1번도 정답으로 인정된다면 곽씨의 점수는 '합격 커트라인'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해당 문제에서 곽씨가 고른 답도 정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단은 출제기준에 관해 법령은 '현재 시행중인 법령'으로, 판례는 '2018년 12월31일까지의 판례'로 명시했고 문제에 대해 '다툼이 있으면 판례에 따름'이라고 기재했다"며 "공단이 (곽씨가 고른) 1번은 답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설명한 2015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오히려 곽씨가 판단 근거로 삼은 2008년 대법원 판례의 법리를 본문에서 원용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결국 곽씨가 고른 1번은 민법상 해약금 규정에 관해 확립된 판례의 법리에 어긋나므로 (이 역시 정답이 될 수 있어) 이 시험의 평균적 수험생들이 정답 선택을 하는 데 장애를 주기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객관식의 특성상 수험생은 '가장 적합한' 하나의 정답만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4번을 택해야 한다는 공단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1번과 4번 중 어느 답이 다른 정답의 가능성을 배제할 만큼 우월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공단이 4번만을 정답으로 채점한 것은 출제 및 채점에 있어서의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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