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명윤(홍콩 현지 작가)
앞서 전해 드린 대로 홍콩 시위대의 최후의 보루 같은 곳. 홍콩 이공대학교가 조금 전 우리 시각으로 6시 반쯤에 경찰에 함락 당했다는 뉴스가 들어와 있습니다. 뭐 경찰 입장에서는 진압에 성공했다는 뉴스인데요.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지금 속보가 워낙 짧게 나오기 때문에 정확히 몰라서요. 저희와 오늘 원래 연결하려고 했던 분이 계시는데 급히 홍콩 이공대로 이분이 이동을 했습니다. 그분을 연결해 보죠. 여행 작가신데 홍콩을 취재 중이세요. 전명윤 작가 연결이 돼 있습니다. 전 작가님 나와 계세요?
◆ 전명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지금 홍콩 이공대의 어디쯤에 계시는 겁니까?
◆ 전명윤> 저는 제가 있는 숙소가 마침 이공대 근처예요. 한 300m 정도밖에 안 떨어져 있거든요. 현장 상황을 보고 소리 때문에 다시 방에 들어와 있습니다.
◇ 김현정> 소리 때문이라는 게 무슨 말씀이세요?
◆ 전명윤> 통화 소리에 잡음이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서. 지금 계속 경찰 경광벨 울리고 항의하는 시민들이 되게 많거든요. 그분들로 인한 소음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객실로 들어왔습니다.
◇ 김현정> 우리 시각으로 6시 반. 그러니까 홍콩 시각으로 새벽 5시 반부터 진압 작전이 시작됐다. 가보니 상황이 어떻던가요?
◆ 전명윤> 일단은 이틀째 계속 공방전을 벌였던 건 다들 이제 언론을 통해서 보셔서 아실 거예요. 어저께 한 심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래도 시위대가 저지선을 잃지 않고 계속 경찰과 싸웠는데 방폭대라고 해서 특수부대가 결국 진입에 성공했고요. 지금 현재 상황은 학교 정문 쪽의 입구를 확보했어요. 그리고 새벽에 그 방폭대가 들어가서 약 수십 명에서 언론에 따르면 약 100여 명 정도의 학생들을 체포했고요. 아무래도 캠퍼스다 보니까 학교에 여러 가지 건물이 있을 거 아니에요, 여러 건물들이. 그러니까 남은 시위대들은 건물들을 점거하고 있어서 여기는 다시 또 경찰이 공격을 할 텐데 어찌 됐건 학내 입구가 점거됐고 교내에서 경찰 장비들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 아마 완전하게 진압되는 것도 시간문제인 것 같습니다.
홍콩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불타는 경찰 장갑차[로이터통신=연합뉴스]
◆ 전명윤> 그런데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지금 현장에 제가 어저께 학내에 들어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어저께 새벽에 경찰 차량 하나가 전소된 건 뉴스를 보셔서 많이 아실 거예요. 그게 가능했던 게 지금 화염병 하나에 부탄가스 2개를 랩으로 묶어서 같이 터뜨리고 있거든요. 근처에 있으면 사람이 아마 살상이 될 수도 있는 정도의 화기여서 이런 유류품들이나 특수하게 제작된 화염병들이 지금 학내에 많이 있고 또 건물로 그걸 들고 학생들이 올라간 걸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겠으나 그리고 사상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봅니다.
◇ 김현정> 상황 알겠어요. 그러니까 오늘 아침부터 좀 벌어진 상황으로 완전 경찰이 이공대 전체 진압에 성공한 건 아니고 그러니까 함락당했다. 이건 아니고 정문 들어가는 입구를 차단했기 때문에 .
◆ 전명윤> 입구 확보하고 계단 있는 데까지는 지금 점령을 한 걸로 알고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전체가 진압되는 데는, 체포하는 것은 시간문제다라는 말씀은 그런 의미고 다만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부탄가스와 화염병 묶은 그 무기들이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좀 버틸 것이고, 학생들이 시위대가 버틸 것이고. 그 과정에서 큰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는 말씀.
◆ 전명윤> 그렇습니다. 경찰 같은 경우는 특수부대를 보냈을 경우에는 진압이 불가능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정도 미뤘던 이유는 양쪽 다 지금 사상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전명윤> 월요일이 되다 보니까 지금 현재 이공대라는 데가 홍콩은 관광 도시잖아요, 일정 부분은. 그래서 야경 때문에 홍콩섬 주변에 대교가 하나도 없어요. 그러니까 차량이 어떻게 넘어가냐 하면 지하 터널을 통해서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가장 큰 지하 터널인 크로스하버 터널이 잠겨 있거든요. 거기가 바로 이공대 옆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이공대 상황을 정리하지 않으면 카오룽반도와 홍콩섬 사이의 교통도 지금 며칠째 계속 차단된 상황이어서 이걸 더 이상 방치하기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홍콩 이공대 안에 몇 명 정도나 시위대가 들어가 있는 걸로 파악합니까?
◆ 전명윤> 현재는 수백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수천 명 단위는 아니고요. 현지에서 취재를 해 보면 대부분 10대 학생들이 훨씬 많아요. 그러니까 이공대 학생들이라기보다는.
홍콩 이공대 내에서 경찰과 충돌하고 있는 시위대AFP통신=연합뉴스
◇ 김현정> 10대요?
◆ 전명윤> 예. 그러니까 제가 인터뷰를 몇 명 했는데 그 친구들이 대부분 가장 어린 친구는 16살이었고요. 그다음에 18살 정도. 그 정도 되는 친구들이에요.
◇ 김현정> 아니, 그러니까 주축이 대학생도 아니고 그보다 더 어려요?
◆ 전명윤> 언론 보도에도 나왔는데 이번 홍콩 사태 이후로 구속된 체포된 사람 중에 약 40%가량이 10대입니다.
◇ 김현정> 아니, 왜 그렇게 10대들이 이 위험한 상황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나가는 겁니까?
◆ 전명윤> 아무래도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함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홍콩에서는 지금 1997년도에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됐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태어난 세대들이 사실 가장 강력한 지금 시위 주동자들이거든요. 많아봐야 20대 중반이죠, 그 친구들이 이제. 20대 초반이나. 홍콩에는 이런 농담이 있어요. 그러니까 제가 1973년생인데 저 같은 경우는 2047년 일국양제가 사라지던 시기가 되면 저는 이제 노인이 돼 있을 거 아니에요. 죽을 수도 있겠죠. 그러면 홍콩 청년들이 어떻게 묻냐 하면 아저씨 몇 살이에요 하고 물어봐요. 그때 몇 살이에요? 저 한 칠팔십 됐겠지라고 하면 정말 좋겠네요. 저는 그때 겨우 오십밖에 안 돼요라고 말을 해요.
◇ 김현정> 그런 의미에서 10대들이 목숨 걸고 지금 나와서 한 반 정도는 10대, 반 정도는 대학생이나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 이렇게 보면 되는 겁니까?
◆ 전명윤> 그런데 성인들의 비율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 대부분은 10대랑 20대 초반, 중반 정도라고 보시면 돼요.
◇ 김현정> 이게 참 독특한 양상이에요, 지금. 처음에 전체가 움직였던 것과는 양상이 달라졌다는 말인데.
◆ 전명윤> 그러니까 일단은 경찰이 너무 폭력 진압을 심하게 하니까 그게 가족이 있거나 직장이 있는 분들은 무서워서 못 나오는 상황이거든요.
시위대가 쏜 화살에 다리를 맞은 홍콩 경찰[AFP통신=연합뉴스]
◇ 김현정> 그렇군요.
◆ 전명윤> 그러면서 뒤에서 후원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현장에서 열심히 하시는 분들은 어린 친구들이 더 많더라고요.
◇ 김현정> 저희가 지금 유튜브하고 레인보우를 통해서 홍콩의 현장 상황 보내주신 걸 틀고 있어요. 이게 지금 어제 밤 상황이라고 제가 들었습니다. 거리가 그냥 곳곳이 불에 타고 있고 경찰 다리에 화살 박힌 것도 보이고, 시위대가 쏜 화살이겠죠? 또 시위대가 다쳐 있는 모습도 보이고. 진짜 전쟁터네요.
◆ 전명윤> 그 화살을 쏜 친구도 10대입니다.
◇ 김현정> 경찰 다리에 박힌 그 화살 쏜 친구도 10대 친구?
◆ 전명윤> 네.
◇ 김현정> 이렇게 되면 만약 이공대, 홍콩 폴리텍대학교가 함락되면 그다음 상황은 좀 바뀔 거라고 보세요?
◆ 전명윤> 일단은 행동을 할 수 있는 주축들은 거의 다 이공대 쪽에 있었다고 보시면 돼요. 그러니까 중문대 쪽도 해결이 되면서 많은 친구들이 이공대로 진입을 했고 거기에 거의 시위를 하려면 어차피 과격 시위라고 언론에서 표현하기도 하지만 행동을 할 수 있는 친구들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할 수 있는 주력들은 거의 다 체포가 된다고 봐야겠죠.
◇ 김현정> 그러면 그다음에는 시위대가 아무래도 좀 위축될 거라고 보시는 거군요.
2차 저지선 만드는 시위대(사진=여행작가 전명윤)
◆ 전명윤> 그러니까 일단은 숫자가 적어지니까 게릴라성 시위를 한다 하더라도 그게 홍콩 전역에서 조금씩, 조금씩 모여서 경찰력을 분산해야 시위가 돌아가는데 지금은 너무 소수다 보니까 그게 불가능해지는 상황.
◇ 김현정> 불가능해지는 상황. 게다가 주말 사이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홍콩 거리 청소한다면서 도심에 나타났어요.
◆ 전명윤>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물론 명분은 청소하러 온 거지 우리가 뭐 시위에 개입하려고 온 건 아니다라는 입장입니다마는 이거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현지에서?
◆ 전명윤> 현지에서는 일단 이게 홍콩관계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어요. 그러니까 인민해방군이 활동을 하려면 홍콩 정부가 요청을 해야 되는데 홍콩 정부 요청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자원봉사라고 주장하면서 인민해방군이 청소 작업을 하고 있는 거예요.
◇ 김현정> 자원봉사다.
◆ 전명윤> 그리고 이 문제를 가지고 인민해방군이 노리는 건 혼란을 부추기는 시위대와 상황을 청소하고 정리하는 중국군이란 이미지를 홍콩 시민들에게 심어주고 싶었겠죠. 과거의 예를 보더라도 국공내전 당시 그러니까 1940년대 말에 중국 인민해방군이 상하이를 점령했을 때 같은 경우에는 어떤 일이 있었냐 하면 인민해방군이 길에서 3일간 노숙을 했어요. 왜냐하면 인민해방군은 인민의 삶을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 인민의 삶에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을 하면서. 그러면서 인민해방군이 처음에 일종에 선무 작업인데 행동을 할 때는 처음에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김현정> 처음에 이렇게 이미지 개선 작업을 하고 나서 하고 나서 진압 작업에 들어가는 패턴을 과거에 보였던 걸로 봐서 이번에도 진압 작전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 전명윤> 아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진압 부대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제가 보기에는 홍콩 정부도 어찌됐건 인민해방군이 개입을 하면 그들이 누리는. 그러니까 그것이 홍콩 사람들이 생각한 자치는 아니다 하더라도 홍콩 정부가 생각하는 자치의 자체 기준도 있을 거 아니에요. 이거를 분명히 침해당할 거라고 생각해서 급하게 지금 진압을 무리해서 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지금 시위대는 일단 24일에 예정돼 있는 구의원 선거. 이때까지 버티는 게 목표 아닙니까? 선거 치르면서 이제 분위기가 좀 바뀔 걸 예상하고 있는 건데 중국 본토에서는 계속 이거 안 하려고 미루려고 하고 있고. 이거는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 전명윤> 일단은 지금 선거 민심 자체는 거의 민주파로 기우는 상태고 이렇게 뽑힌 구의원들이 홍콩 행정장관 간접 선거에 투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러니까 반대표가 많이 나오면 중국으로서는 그러니까 중국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자신들의 체면이 손상된다고 느낄 수 있겠죠.
◇ 김현정> 그렇겠네요.
◆ 전명윤> 그걸 막기 위해서 선거를 가급적 안 하려고 하는 느낌들은 여러 군데서 느껴졌었어요. 그리고 시위대가 막았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도 우리가 모두 진압되면 우리가 했던 일들을 언론들이 장악이 될 테니까 나쁜 것만 보도를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서 이 바뀐 민심들이 돌아설 수도 있다라는 우려들도 하고 있는 것 같았거든요.
◇ 김현정> 어떻게 될 것 같으세요? 선거 치를 것 같아요, 못 치를 것 같아요?
◆ 전명윤> 저는 인민해방군이 본격적으로 개입을 하면 선거가 연기될 가능성이 많고요. 경찰력으로 이 사태가 오늘이나 내일 중에 해결이 된다면. 그리고 의미 있는 반격이 시위대 쪽으로 나오지 않는다라면 선거는 진행될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선거를 진행하지 못하게 되고 인민해방군이 개입하게 되면 홍콩 정부도 모든 권한을 잃게 돼요, 당분간은. 그런데 대부분의 관료들은 그런 건 원치 않죠.
◇ 김현정> 그럼 지금 홍콩 경찰의 홍콩 정부의 시나리오는 빨리 이공대 진압해서 시위대 동력 떨어뜨리고 선거 치러서 이 상태 유지해 가는 것, 시민들 지지 얻는 것. 이거란 말씀이시죠.
◆ 전명윤> 그러니까 홍콩 정부는 시민의 지지까지는 안 바라는데 자신들이 홍콩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조심하셔야 돼요, 전 작가님.
◆ 전명윤> 어저께 최루탄을 좀 많이 맞았는데 두통이 지금 오늘 아침까지 있네요.
◇ 김현정> 하여튼 주의하시고요. 상황 전개가 되면 저희가 연락드리겠습니다. 연락 주십시오.
◆ 전명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홍콩을 취재 중인 여행 작가 전명윤 씨였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