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남도청 제공)
지난달 19일 오전 7시 창원에 사는 70대 어르신은 일어나다 그만 주저 앉고 말았다. 허리와 엉덩이가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 없었고, 휴대폰도 곁에 없어 누구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위급한 상황이었다.
때마침 설치된 인공지능 스피커 '아리아'가 위급한 상황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기억하고 "아리아 살려줘"라고 외쳤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긴급 호출을 했고 이후 119 구급차가 와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홀로 어르신이나 장애인들이 응급 상황 발생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 통합돌봄 서비스'가 경남에서 시작됐다. 광역 시도에서 직접 나서 추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상남도는 18일 SK텔레콤, 행복한에코폰, 그리고 사업 시행 지역인 창원·김해·사천·의령·고성·하동 등 6개 시군과 인공지능 돌봄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홀로 어르신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구에 인공지능 스피커를 보급해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민관이 손을 잡고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업 가운데 하나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취약계층 가구에게는 수호천사나 다름없다.
긴급 상황이 발생할 때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주간에는 돌봄센터 사회복지사에게, 야간에는 119로 연결돼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다.
또, 원하는 음악도 들려주고, 외로울 때 대화 상대도 되어 준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은 간단한 말로 집안의 조명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어르신들의 두뇌 활동 촉진을 위한 인지 강화 게임, 시군과 복지센터의 공지사항을 안내받는 새소식 듣기 기능도 탑재되는 등 앞으로 다양한 용도로 쓰이게 된다.
현재 홀로 어르신 돌봄체계는 한 명의 생활관리사가 25명의 어르신을 담당하고 있지만, 인공지능 통합돌봄 서비스가 구축되면 한 명의 돌봄 인력이 100여 명의 취약계층을 돌볼 수 있다.
같은 복지 예산으로 더 많은 홀로 어르신과 장애인을 케어할 수 있게 되고, 지역에는 정보통신기술 케어 매니저와 콜센터 상담원 등 사회 서비스 일자리도 생겨 일석이조다.
(사진=경남도청 제공)
올해는 커뮤니티케어 선도사업 지역인 김해시를 포함해 창원시(동읍), 의령군(부림면), 고성군(회화면) 등 돌봄이 필요한 6개 시군, 1000 가구를 대상으로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전 시군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SK텔레콤 홍보대사로 참석한 김연아 전 피겨선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돌봄서비스 사례를 소개하며 "많은 어려운 분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는 이번 사업 시작이 도내 곳곳에서 민관 협력을 통한 공유가치가 창출되고 향후 민관 융합사업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수 지사는 "단지 민간기업에서 기부형식으로만 이루어지는 복지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 사업은 민관이 서로 협력해 축적된 데이터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각자가 필요한 방법으로 윈윈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