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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테러, 신상 털기'…도 넘는 中유학생들의 反홍콩 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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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전 테러, 신상 털기'…도 넘는 中유학생들의 反홍콩 작태

    • 2019-11-20 04:35

    대학가 '홍콩 시위 지지' 두고 한·중 학생들 갈등 지속
    대자보·현수막 훼손은 기본…'화냥X', '정신병' 표현도
    전문가 "표현의 차이를 넘어선 사적인 테러…용납되선 안돼"

    1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 군자관 앞 게시판에 한국인 학생 2명이 부착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가 찢어진 채 부착돼있다. 학생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대자보 부착에 항의하며 대자보를 훼손했다고 전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홍콩 민주화 시위'를 둘러싸고 국내 대학가의 '한·중 갈등'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인 유학생들의 행동이 '표현의 자유'로 용인될 수 있는 선을 넘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유학생들은 대자보·현수막을 훼손하는 것을 넘어 한국 학생들의 사진을 공유하며 신상을 털거나, 인신공격 등을 자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적 테러'가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지 못하도록 정부에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상 털고, 동전 던지고…"화냥X", "정신병" 표현까지 '도 넘은' 중국인 유학생들

    20일 CBS노컷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3일부터 한양대에서 '레넌 벽'을 설치하고 홍콩 시위 연대 메시지를 받아 온 김모(23)씨는 이날까지 계속해서 중국인 유학생들로부터 테러를 당했다.

    김씨의 사진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공유되면서, 길거리에서 김씨를 알아 본 중국인 유학생들이 김씨에게 동전을 던지고 도망간 것이다. 김씨는 "한 명을 붙잡아 이유를 묻자 '우리가 학비를 더 많이 낸다. 돈이 더 많아서 너네 불쌍해서 던져줬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레넌 벽 행사가 끝나는 21일 이후 사진을 마음대로 인터넷에 올린 사람을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행동에 상응하는 법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인 유학생들의 도를 넘는 행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5일 한국외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 대학생의 얼굴이 "나는 기생충 같은 화냥X이야", "나는 정신병 병원에서 나온 정신병이야" 등 비하 표현과 함께 게시되기도 했다. 현재는 철거된 상태다.

    단체로 몰려와 물리적인 위협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13일 한양대에 설치된 '레넌 벽'으로 중국인들이 몰려와 레넌 벽을 지키는 한국 학생들을 밀치고 동전을 던지면서 행사를 방해했다.

    현장에 있던 한 한양대 학생은 "다른 학교에 다니는 중국인 유학생들까지 있더라. 60여명이 몰려와 10명 밖에 안 되는 우리를 계속 지켜보니까 위압감을 느꼈다"라면서 "레넌 벽을 훼손하려고 해서 막으니까 막 우리를 밀쳤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자보·현수막 훼손은 기본…막으면 오히려 역고소하기도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나 현수막을 훼손하는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한 한국 학생은 이를 막다가 중국인 유학생으로부터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18일 동국대에서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붙인 이모(23)학생이 이를 떼려는 중국인 유학생과 충돌한 뒤 해당 학생에게 경찰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았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대자보를 보호하려다가 중국인 유학생과 충돌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촬영된 영상을 확인한 결과, 폭행으로 볼 만한 행위는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씨를 입건하지 않았다.

    18일 오전 서울대에서도 '레넌 벽'이 훼손된 채 발견돼 주최 측이 경찰 고소를 예고했다. 발견 당시 '레넌 벽'을 구성하는 전지 두 장 중 한 장은 찢어진 채 일부 가장자리만 남아 있었고, 나머지 한 장은 심하게 접혀 있었다.

    앞선 12일 고려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하려다 이를 막는 한국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연세대에서는 3차례 연속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철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전문가 "외국인이 한국 민주주의 질서 훼손, 공권력이 나서야"…"반중감정은 안돼" 지적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인 유학생들의 행동이 '용인해서는 안 될 사적 테러'라고 진단하면서 "법적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중국인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논리로써 다투는 건 얼마든지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고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폭력이나 한국인 비난 등 집단으로 모욕을 주는 행동은 한국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면서 "법적 처벌을 통해 비자를 박탈하거나 강제 출국조치를 하는 등 한국 법 위반에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중국 학생들의 행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한다고 판단하면 공권력이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노명우 교수는 먼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의 신상을 털어서 공유하고 공격하는 것은 표현의 차이를 넘어선 사적인 테러"라며 "어떤 형태든 용납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 교수는 중국 학생들이 이같이 행동하는 원인에 대해 "중국 정부가 학생들에게 정보를 통제해 '정보의 비대칭성'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중국 학생들은 중국 공산당의 시각과 싱크로율이 매우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학생들은 홍콩 사태를 민주주의나 자치권의 문제가 아닌 폭력 사태로만 바라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이 홍콩 문제를 한국의 뉴스 시각도 함께 참조하는지, 전적으로 중국발 뉴스에만 의존하는지 등을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국인들의 과잉 대처에 대한 비판이 '중국인 혐오'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설 교수는 "반중감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개인과 집단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법을 위반한 개인에게만 그 행동에 책임을 지도록 문제를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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