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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2',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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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왕국 2',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됩니까?"

    [현장] 스크린 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 "이러다가는 영화 산업이 같이 죽는다"
    영대위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2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영화 '겨울왕국2' 개봉에 따른 스크린독과점 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에서 반독과점 영대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대기업에도 하소연하고 싶어요. 이러다가는 영화 산업이 같이 죽어요. '겨울왕국' 좋은 영화죠. 어린이들 좋아하고 학부모들도 좋아하고. 그 좋은 영화를 오랫동안 길게 보면 안 됩니까? 꼭 한두 달 사이에 뽑아내야 하나요? 다른 영화에 피해 주면서요. 다른 영화 피해 안 주면서 할 수 있잖아요, 공정하게."

    22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스크린 독과점을 우려하는 영화인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 영대위) 고문이자 '블랙머니'로 7년 만에 본인 연출작을 들고나온 정지영 감독은 현재 개봉한 영화가 걸리는 시장이 불공정하다며, 더 많은 사람이 이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정 감독은 반독과점 영대위 기자회견 소식에 달린 비난 댓글을 언급하며 "제작진이 (저보고) 여기 나가지 말아야 한다고 하더라. 역풍 맞는다는 거다. 기자회견 하는 것 자체가 역풍 맞는 거라면, 우리가 역풍을 왜 맞았나? 억울함을 해소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자고, 역풍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정 감독에 따르면 '블랙머니'는 '겨울왕국 2' 개봉일에 좌석 수가 30만 석이 되어 전날의 1/3로 줄었다. 그는 "저는 '블랙머니' 손익분기점 넘을 자신은 있다. 그래서 투자자나 제작진에게 크게 미안할 거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것이 좀 손해 보더라도, 이 기회에 언론사 여러분이 이 불공정한 시장을 (기사로) 확실하게 깨우쳐 준다면 그것이 보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마냥 기업만 비판할 순 없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그들은 최대 이익을 위해서 갖은 짓을 다 해도 법망만 피하면 되는 사람들이다. 그럼 이런 불공정한 시장을 누가 개선해야 하나? 국회 문광위원들이 해야 한다. (영화법을) 아직도 처리 못 하고 있다. 영화 정책 담당자들, 영화진흥위원회 그들이 해야 한다. 왜 못하고 있나?"라고 비판했다.

    반독과점 영대위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 개봉작으로 '극한직업',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생충', '겨울왕국 2'를 예로 들었다. '엔드게임'은 상영 점유율 80.9%, 좌석 점유율 85.0%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독과점 영대위는 입장문에서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라며 "'겨울왕국 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질의응답 시간에 '윤희에게', '삽질' 등 독립영화가 보는 피해를 언급하며 반독과점 영대위가 독립영화계도 포용하고 있냐는 질문이 나오자, 반독과점 영대위는 △스크린 독과점 금지 △대기업의 배급과 상영 겸업 금지 △예술영화 지원 등을 골자로 한 도종환 의원의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을 지지한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반독과점 영대위는 또한 프랑스 사례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CNC(국립영화센터)가 영화법과 협약에 따라 15~27개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하는 최다 스크린을 4개로 둔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반독과점 영대위는 지난 2017년 11월 발족한 후 국회·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 개정과 바람직한 정책 수립·시행을 요구해 왔다.

    반독과점 영대위 고문인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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