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 총파업 사흘째인 22일 서울 구로구 한국철도공사 구로차량사업소에 열차가 보이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철도파업에 나흘째이자 첫 주말인 23일 열차 운행률이 현저히 떨어진 가운데 전국 대학들에서 수시 논술 및 면접이 치러지면서 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열차 운행은 평시 대비 79.6%로 줄었다.
열차별로 보면 KTX는 330대에서 224대(68.9%)로 줄어 운행률이 67.9%로 떨어졌다. 일반열차는 432대에서 265대(61.3%), 화물열차는 172대에서 58대(33.7%), 수도권 전철은 1천902대에서 1천564대(82.2%)로 감축 운행 중이다.
부산과 광주 등 지방에서 서울로 가는 KTX 주요노선 승차권은 이날 오전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열차운행률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이번 주말 전국 대학 곳곳에서 논술 시험과 '학생부 중심' 면접전형이 일제히 열려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험생 A씨는 "전날 서울에 올라와 방을 잡았는데 지하철 파업으로 가뜩이나 이른 시험을 보러 더 빨리 나와야 한다"고 불평했다.
다른 수험생도 "어렵게 표를 구했지만 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수도 있어 미리 출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수험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수험생이 이용하는 열차가 지연될 시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에 추가운임 없이 무료로 환승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특별대책을 시행한다.
한편 철도노조의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에서 노조 요구안 수용을 요구하며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철도노조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오후 서울 용산역 전광판에 일부 열차 운행 중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철도노조 조상수 위원장은 결의문을 통해 "동료가 죽어나가는 현장에서 시민의 안전도 담보할 수가 없어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새로운 요구가 아니고 지난해 노사합의를 지키라는 요구이며 지난 정권이 강제분할한 KTX-SRT 통합, 열악한 자회사 조합원의 처우개선은 모두 정부가 약속했던 내용이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4조2교대 안전인력 4000명 충원 △총인건비 정상화(임금 4% 인상) △노사전문가협의회 합의이행 △KTX-SRT 고속철도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주최 측은 이날 결의대회에 철도노조 1만여명, 건강보험노조 2000여명, 국민연금지부·서울교통공사노조·국토정보공사노조 등 공공기관 노조원 2000여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결의대회를 마친 뒤 정부의 사태해결을 촉구하며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