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3일 오전 청와대에서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리셴룽 총리는 오는 25∼27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참석차 공식방한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외교 행사인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5일 개막한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전날 미디어센터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의는 '평화를 향한 동행, 모두를 위한 번영'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이 협력 강화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행사는 25일부터 시작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틀 전부터 아세안 정상외교의 시동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23일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와, 24일에는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갖는 등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하는 아세안 9개국 정상과 모두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다만,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장모가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져 방한하지 못했다.
24일 오후 부산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첫번째 행사로 태국·베트남·라오스 총리 등과 함께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25일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각각 정상회담을 갖는다.
또 이날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한-아세안 CEO 서밋이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환영 만찬에 참석해 한국와 아세안의 주요 기업인, 학자 등과 친교를 다지고 제반분야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환영만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해 국내 기업의 아세안 국가 진출 확대 방안을 놓고 논의한다.
26일에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2개의 세션으로 나뉘어 열리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경제 파트너십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한-아세안 공동비전 성명'을 채택한다.
또 같은날 문 대통령은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통룬 시술릿 라오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을 마치고 23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강경화 장관은 "이번 회의는 한국과 아세안의 미래 30년을 내다보고 한-아세안 관계를 한층 격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신남방정책을 통한 다양한 사업들의 성과를 점검하고, 한차원 높은 새로운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은 인프라나 스마트시티, 항공자유화, 인적교류확대와 같은 중요 사업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면서 상생 번영의 계기를 도모할 예정이라고 강 장관은 덧붙였다.
아울러, 강 장관은 이번 회의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아세안의 지지를 더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강 장관은 "한반도 평화는 아세안 전체의 평화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서 아세안과의 더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고자 한-아세안 정상회의 역사상 처음으로 별도의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세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27일에는 메콩 5개국(태국·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과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한-메콩 미래 협력방안을 담은 '한강-메콩강 선언'을 채택한다.
이후 서울로 돌아온 문 대통령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 및 만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다음날인 28일 마하티르 빈 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및 오찬을 끝으로 6일간의 아세안 정상외교 일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