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가정생활 우선도 (그래프=통계청 제공)
주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가 확대된 가운데,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인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가장 중요하다는 답변이 처음으로 '일이 중요하다'는 답변을 앞질렀다.
◇'일과 가정, 둘 다 중요하다' 44.2%, 처음으로 '일이 우선' 앞질러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표본인구 3만 7천명 가운데 일과 가정생활의 우선도를 묻는 질문에서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44.2%로, '일을 우선시'한다는 답변(42.1%)보다 많았다.
또 '가정이 우선'이라는 답변도 13.7%를 기록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일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53.7%에 달했고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은 34.4%에 그쳐 기존 추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주52시간제가 확대되기 시작한 2017년 조사에서는 '일이 우선'이라는 답변이 43.1%로 급락했고,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42.9%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두 답변의 격차가 크게 좁혀진 데 이어 올해는 처음으로 역전이 이뤄졌다.
연령대별로는 19~29세는 '일을 우선시'한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긴(50.3%) 반면, 30대 이상은 모두 '둘 다 비슷' 답변 비중이 더 높았다.
다만 남성의 경우 여전히 '일을 우선시'한다는 답변이 48.2%로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40.3%)보다 더 높았고,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는 답변은 11.6%에 불과했다.
반면 여성은 '둘 다 비슷'하다는 답변이 49.5%에 달했고 '가정생활을 우선시'한다는 답변도 16.6%나 됐지만, 일을 우선시한다는 답변은 33.8%에 그쳤다.
이러한 답변의 차이는 맞벌이 시대에도 여성과 남성에게 부과되는 육아, 가사 부담이 다른 현실을 반영한 결과로 읽힌다.
여성 취업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 답변은 86.4%에 달했지만, 2년 전보다는 0.8%p 줄었다. 하지만 여성 취업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육아부담'이라는 답변이 절반을 넘긴 50.6%에 달했고, 사회적 편견은 17.7%로 뒤를 이었다.
2019년 사회조사 (그래프=통계청 제공)
◇취업자 10명 중 6명, 직장 잃을까 불안…40대가 가장 불안해직업 선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수입(38.8%), 안정성 (25.6%), 적성·흥미(16.1%) 순이었다.
모든 연령층이 '수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운데, 10~20대는 '적성·흥미'를 2순위로 꼽은 반면 30대 이상은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이처럼 30대 이상이 안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실제 취직한 후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취업자 중 평소 가까운 미래에 직장(직업)을 잃거나 바꾸어야 한다는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비록 2년 전보다는 1.3%p 줄었지만, 59.1%로 여전히 절반을 넘겼다.
또 연령별로 보면 최근 고용지표가 크게 악화된 40대의 답변이 63.0%로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가장 높은 반면, 60세 이상 (51.6%)에서 가장 불안감을 적게 느꼈다.
◇자식세대 계층이동? 하류층 10명 중 7명 '가능성 낮아'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이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58.5%로 2년 전보다 0.9%p 증가한 반면, '상' 또는 '하'라고 생각하는 비중은 각각 0.3%p, 0.6%p 감소했다.
월 평균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높게 생각하는 가운데 가구소득이 300만원 이상일 때 '중'이라는 답변이 '하'라는 답변보다 많아지기 시작했다. 또 '중'이라는 답변이 가장 비중이 높은 소득구간은 월 평균 500만원대로 78.2%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일생 동안 노력을 한다면 본인 세대에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2.7%로 2년 전과 같았다.
계층이동 가능성 '높다' (그래프=통계청 제공)
또 자식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 대해서 '높다'라고 응답한 비중은 28.9%로, 2009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다. 특히 현재 본인의 계층이 '상층'이라고 생각할 경우 48.6%가 자식세대의 계층이동 가능성을 '높다'고 답했다.
반면 '하층'이라고 생각한 이들 가운데 자식세대 계층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답변이 69.2%에 달했고, 매우 낮다는 답변도 32.0%였다. 우리 사회에 대해 '믿을 수 있음'이라고 답한 비중은 50.9%로, '믿을 수 없음'의 49.1%와 1.8%p 차이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13~19세가 54.8%로 신뢰도가 가장 높았지만, 바로 윗세대인 20~30대는 50% 미만으로 가장 낮아 세대 차이가 컸다.
2019년 사회조사 (그래프=통계청 제공)
◇10명 중 4명 노후 준비 안됐는데…고령층 70% 이상 자녀와 따로 살아60세 이상 고령자 중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비중이 70.7%로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향후에도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 79.3%로 10년 전 62.9%에 비해 16.4%p나 늘어나서 이처럼 자녀와 별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경향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고령자의 69.9%가 생활비 마련방법으로 '본인 및 배우자 부담'이라고 답해 가장 많은 반면, 자녀나 친척에게 의존하는 경우는 10년 전보다 13.7%p나 줄어든 17.7%에 그쳤다. 하지만 19세 이상 인구 중 65.1%만이 노후를 위한 준비를 하거나 됐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를 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않은 이유로는 '준비할 능력 없음(40.1%)'이 가장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민들이 최근 한국 사회의 복지 수준에 대해 향후 더 늘려야 할 복지서비스로는 '고용(취업)지원'(32.5%)을 가장 많이 답했고, '보건의료·건강관리'(18.7%), '소득지원'(16.4%) 순으로 뒤를 이었다.
다만 60세 미만 모든 연령대에서는 '고용(취업)지원 서비스'를 강조해 은퇴 후 경제적 부담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반면, 정작 60세 이상에서는 '보건의료·건강관리'이 30.2%로 가장 많이 답변했다.
노후에 관한 사회적 관심사에 대한 답변에서도 60세 미만 전체 연령대에서는 '노후 소득지원'에 대한 관심이 가장 많았지만, 60세 이상은 '의료 및 요양보호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37.5%로 가장 많았다.
신문 보는 인구와 독서 인구 및 1인당 독서 권수 (그래프=통계청 제공)
◇종이신문 읽는 인구 26.5% 불과…인터넷 신문 독자는 90% 넘어
어떠한 형태로든 신문을 읽는 인구가 69.9%로 사상 처음으로 70% 미만으로 떨어졌다. 특히 종이신문을 읽는다는 답변은 26.5%로 최초로 30% 밑으로 떨어진 반면, 인터넷신문을 읽는다는 답변은 91.1%로 90%를 넘어섰다.
다만 종이신문에서는 정치, 사회, 경제분야 순으로, 인터넷신문에서는 사회, 스포츠, 정치분야 순으로 많이 읽어서 양자 간의 취향은 뚜렷하게 구분됐다.
지난 1년 동안 책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는 답변은 50.6%로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냈다. 독서 인구 1인당 평균 독서 권수도 14.4권으로 최근 10년 이래 최저 기록이다.
다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독서 인구 비중과 독서량이 대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여가시간이 생길 때에는 주중과 주말 모두 'TV시청'이나 '휴식', '컴퓨터 게임, 인터넷 검색 등'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에 하고 싶은 여가 활동으로는 '관광'이 70.0%로 압도적으로 비중이 컸고, '취미, 자기개발활동'(46.7%)과 '문화 예술 관람'(38.9%)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