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최병모 전 민변회장 등 사회원로들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제도 개혁과 의원정수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사회 각계 원로 10명은 25일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현행 300명에서 비례대표만 늘려 330명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과 청암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인 이해동 목사, 함세웅 신부, 임재경 대한독립대동단기념사업회 이사장,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이삼열 대화문화아카데미 이사장, 장임원 주권자전국회의 고문,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 노혜경 시인 등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대다수 국민들이 싫어하셔서 아무도 국회의원 정수확대를 말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국민들이 싫어하시더라도 국민 여러분들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 사실을 사실대로 말씀드리려는 것"이라고 회견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유권자 숫자가 2배 이상 늘었고 나라의 규모와 국정 자체가 인구의 증가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어도 국회의원 숫자는 그대로 300명에 고정돼 있다"며 "그러나 외교안보, 무역, 복지, 과학기술, 정치개혁 등 국정의 규모가 전방위로 폭증해 그만큼 전문가와 종합적 능력을 가진 협치 인재들이 필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선출한 지역 국회의원들은 낙선되더라도 전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거나, 국정이 어찌되든 차기 당선을 위해 지역구 챙기기에 전념하든지 둘 중 하나인데 대다수는 후자를 택하게 된다"며 "처음에는 괜찮다는 평가를 받던 인물이 선수를 거듭할수록 형편없는 정치꾼이 되는 이유"라고 지역구 의원제의 단점을 지적했다.
원로들은 "인구와 국가 규모에 알맞은 의원정수는 500명 정도"라며 "현재의 지역 국회의원수를 합하여 350명 정도는 정수를 확대해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도 어렵다면 정원의 10%인 330명은 최소한 허락해주셔야 한다"고 비례대표 의석 확대를 국민들께 당부했다.
아울러 "지역구 의석수를 대폭 줄이려할 경우 여야가 공조해 정치개혁 입법을 부결시킬 가능성이 높으니 이것만은 막아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합리적 보수정당과 온건한 진보정당이 현재의 양대 거대정당과 함께 공존하면서 연합정치·협치정치를 만들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로들은 이후 자리를 바른미래당 대표회의실로 옮겨 바른미래당 손학규, 정의당 심상정,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함께 간담회를 가졌다.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촉구 사회원로 간담회에서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들 당대표는 원로들의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과 의원정수 확대 주장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지역구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225석 대 75석로 하자는 선거법개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데 공조했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선거제 개혁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정동영 대표는 "'자유한국당과 합의를 안 하면 내년에 영남에서 선거를 치를 수 없고 역풍이 거세기 때문에 어떻게든 자유한국당을 끌어들여야 한다'(는 민주당의) 말은 맞지만 한국당이 선거제 협상테이블에 돌아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없애고 지역구를 270석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철회할 가능성도, 연동형비례와 관련한 대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모두 제로다. 문제는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이 빨리 여야 4+1 테이블을 만들어서 정기 국회 안에 선거제도 개혁이 안정적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확고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며 "의원정수확대 문제도 기본적으로 민주당과 한국당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대표는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소리가 아니라 정치학계와 일반 시민·사회단체들의 목소리였고, 이들이 360석으로 늘리는 것이 맞다고 국회에 정식 제안했는덴 완전히 사장되고 있다"며 "인구도 늘고, 국정 과제도 복잡해지고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의원 정수를 늘려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바꿔야 하는데 여야 정당들이 함께 참여해 달라. 이것이 정치개혁의 기초"라고 민주당과 한국당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