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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은 다 이정재 같냐고요? 대한민국 진짜 보좌관들의 삶"

정치 일반

    "보좌관은 다 이정재 같냐고요? 대한민국 진짜 보좌관들의 삶"

    인턴비서부터 비서, 비서관, 보좌관까지
    의원당 보좌진 9명..전부 별정직 공무원
    고용 불안해 '팩스 면직' 당하는 경우도
    한 달 전 알려주는 '면직 예고제' 추진 중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 등 전문성 높아져
    바쁠 땐 샤워중에도 손에서 전화기 못 놔
    법안 통과, 국정감사 활약 때 큰 보람 느껴
    "더 나은 세상 위한 노력, 의원들과 같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20~19:55)
    ■ 방송일 : 2019년 11월 26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조현욱 (민주당 보좌관협의회 회장)

     


    ◇ 정관용> 최근에 한 종편 채널의 드라마 보좌관. 시즌1이 끝나고 이제 시즌2가 시작돼서 다시금 관심을 모으고 있어요. 그러면서 진짜 보좌관들은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는 사람들일까 궁금해 하는 분들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드라마 속 보좌관이 아니라 또 뉴스에 비친 보좌관이 아니라 진짜 보좌관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오늘 초대를 해 봤습니다. 현재 민주당의 보좌관협의회 회장을 맡고 계신, 금태섭 의원실의 보좌관이십니다. 조현욱 보좌관을 오늘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 조현욱>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국회의원 1명한테 비서관 보좌관 등등이 모두 몇 명이죠?

    ◆ 조현욱> 전부 9명 있습니다.

    ◇ 정관용> 소개해 주세요. 어떻게 되는지.

    ◆ 조현욱> 보좌관이 2명 있습니다.

    ◇ 정관용> 보좌관은 몇급?

    ◆ 조현욱> 4급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5급 비서관이 2명 그다음에 6급, 7급, 8급, 9급 비서. 그다음 인턴비서 1명까지 해서 총 한 의원실에 9명이 있습니다.

    ◇ 정관용> 여기도 직급이 4, 5, 6, 7, 8, 9 쭉 있네요? 우리 조현욱 보좌관은 그중에 4급?

    ◆ 조현욱> 4급 보좌관입니다.

    ◇ 정관용> 그럼 그 의원실에서 제일 높으신?

    ◆ 조현욱> 나이가 제일 많습니다. (웃음)

    ◇ 정관용> 국회 이런 일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예요?

    ◆ 조현욱> 2004년도에 처음 보좌관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 정관용> 벌써 15년.

    ◆ 조현욱> 네. 보좌관이 안정적인 자리는 아닙니다. 그래서 저도 계속 소위 저희들 표현으로 들락날락했습니다. 17대 국회, 19대 국회, 20대 국회 이렇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17대 때는 다른 의원?

    ◆ 조현욱> 네. 다른 의원입니다. 저는 전부 다 초선 의원을 모셨습니다.

    ◇ 정관용> 20대 국회에서는 금태섭 의원과 쭉 같이 하고 있고?

    ◆ 조현욱> 지금 3년 반째 같이 하고 있고요.

    ◇ 정관용> 바로 지난번 19대 국회 때는?

    ◆ 조현욱> 이학영 의원, 안철수 의원 두 의원하고 같이 일했습니다.

    ◇ 정관용> 어떻게 그러면 연결돼서 채용되는 거예요. 금태섭 의원실로 이렇게 옮기게 된 과정이?

    ◆ 조현욱> 옮기게 된 과정은 사실 선거를 같이 치렀습니다. 금태섭 의원과는.

    ◇ 정관용> 선거 치르면서부터 이제 같이 연결이 되는군요.

    ◆ 조현욱> 보통 두 가지의 경로로 들어오게 됩니다. 하나는 정치적 동반자 같은 형태들이 있습니다, 보좌진들이. 선거를 같이 치르고 정치적인 목표를 같이 세우고 그런 경우로 들어오는 경우들이 있고요. 또 하나의 경우는 공채로 들어오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전문성 같은 걸 인정받아서 해당 상임위. 뭐 보건복지라든가 환경노동위원회 이런 곳 같은 경우에 전문성이 굉장히 강조되거든요. 그래서 상임위가 결정되고 나서 보좌진을 채용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 정관용> 맨 처음부터 4급은 아니셨을 거고.

    ◆ 조현욱> 저는 처음부터 4급이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15년 전부터?

    ◆ 조현욱> 네.

    ◇ 정관용> 보통 다른 보좌진들은 밑에서부터 올라가기도 하겠네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물러나야 될 86세대. 일찍 보좌관을 시작했습니다, 저희 또래들은.

    ◇ 정관용> 그렇군요. 그런데 아무튼 요즘은 8급, 9급 이렇게 시작을 해서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고 이런 경우들이 있어요?

    ◆ 조현욱>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반면에 또 전문직들이 굉장히 많이 들어옵니다. 요즘에는 변호사들도 많고요. 보좌진들 중에. 그다음에 다른 전문적인 자격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보좌관이나 비서관으로 바로 들어오기도 합니다.

    ◇ 정관용> 석박사 학위가 있으면.

    ◆ 조현욱> 네. 박사 학위는 마찬가지로 많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변호사 자격증까지 있으면 또 바로 보좌관으로 가나요?

    ◆ 조현욱>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즘에는 변호사들도 비서관으로 오는 경우들도 많습니다.

    ◇ 정관용> 그런 식이군요. 그리고 이 의원실, 저 의원실 이렇게 서로 연결되면서 옮겨 다니죠. 대체로?

    ◆ 조현욱> 그렇습니다. 당을 옮겨 다니는 경우는 좀 드물고요. 같은 당 내에서 비슷한 상임위 중심으로 해서 많이 옮겨 다닙니다. 그런 경우에는 전문 보좌관 소리를 듣게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죠. 그 영역의 전문성을 가지고.

    ◆ 조현욱> 맞습니다.

    JTBC '보좌관2-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 (사진=JTBC 홈페이지)

     


    ◇ 정관용> 오늘 이제 제가 이야기 시작하면서 드라마 보좌관 이정재 씨가 시즌1에서는 보좌관으로 나오다가 요새 국회의원이 됐으니까. 요새 시즌2는 얘기할 필요가 없고 시즌1의 보좌관이 하는 행동을 보면 거의 국회의원 뺨치는 정치를 하더라고요. 상대 국회의원 뒷조사해서 협박도 하고 막. 공작도 하고. 그런 모습이 드라마에서는 비춰지고 뉴스에서 보게 되면 몸싸움할 때 이렇게 앞에 서계시고. 제가 머릿속에 그려지는 진짜 보좌관들의 모습은 드라마는 너무 과장이고 또 몸싸움할 때 앞에 서 있는 건 어쩌다 한 번이고. 그런 거죠? 그 중간 어디죠?

    ◆ 조현욱> 보좌관이 하는 일은 의원 옆 혹은 뒤입니다. 옆에서 서서 같이 정치적인 목표를 이루어나가는 정치적 동반자 아까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보통은 옆에 서는 경우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항상 뒤에 있습니다. 국회의원 의정활동에 소위 병참기지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의원의 메시지를 만들고 정책을 개발하고 법안을 만들고 각 상임위 준비하고 국정감사 준비하고 대정부질문도 마찬가지로 저희들이 준비하고요. 보도 자료도 저희가 쓰고요. 그러니까 뒤에서 일하죠, 저희는.

    ◇ 정관용> 지역구 관리는 어떻게 해요?

    ◆ 조현욱> 지역구 관리는 지역을 담당하는 보좌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지역에 따른 사무국장을 뽑아서 하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대체로의 경우는?

    ◆ 조현욱> 수도권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가깝기 때문에 상관이 없는데 호남이나 영남이나 가까운 충청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경우에는 지역을 담당하는 보좌진을 따로 둡니다. 따로 뽑기도 하고 국회에 있는 보좌진들이 일부가 내려가서 일을 하기도 합니다.

    ◇ 정관용> 일부가. 업무 분장을 딱 해 버리는군요. 지역구 관할 몇 사람, 의정 보조 몇 사람 이런 식으로?

    ◆ 조현욱> 그렇습니다. 사실 숙제이기는 합니다. 그러니까 보좌진들이 세금으로 저희가 9명을 뽑았다고 하면 의원회관에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도우라는 사실은 그런 취지이긴 한데 지역에 많은 보좌진들을 배치하는 경우는 사실 내부에서 좀 비판도 받기는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법 원리상으로 따지면 국민 세금으로 지원되는 9명의 보좌진들은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의 국정수행, 의정수행에 보좌, 도움을 줘야 되고. 지역구 관리용 사람들은 그 의원의 정치자금, 후원 거기서 지출이 되는 게 맞는 거죠?

    ◆ 조현욱> 이론적으로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론적으로는.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안 그렇다?

    ◆ 조현욱> 어렵습니다.

    ◇ 정관용> 섞인다?

    ◆ 조현욱> 네.

    ◇ 정관용> 하긴 후원금이 별로 안 걷히면 어쩔 수가 없는 거죠.

    ◆ 조현욱> 그렇기도 하고 지역 구민들의 민원을 수렴하고 지역 구민들의 삶속에서 의정활동의 소재를 찾는다, 이런 긍정적인 측면을 생각해 보면 ‘아, 지역에도 사람이 필요하겠구나.’

    ◇ 정관용> 연결이 될 수도 있네요? 그게 의정활동일 수도 있으니까.

    ◆ 조현욱> 그렇죠. 현장을 봐야 되니까요. 그래서 찬반이 있습니다.

    ◇ 정관용> 조현욱 보좌관은 15년 전부터 줄곧 여의도에서만?

    ◆ 조현욱> 여의도에서만 살고 있습니다. 제가 성격이 별로 안 좋아서 친화력이 별로 없습니다. (웃음)

    ◇ 정관용> 지역구 근무하려면 친화력이.

    ◆ 조현욱> 아무래도 그렇습니다. 지역 주민들 많이 만나야 되니까요.

    ◇ 정관용> 매일 밤새고 이런 식으로 또 드라마에 그려지고 그러던데 업무 강도가 그 정도로 세요?

    ◆ 조현욱> 일단 주52시간은 저희가 해당이 안 되는 건 잘 아실 겁니다.

    ◇ 정관용> 이게 어찌 보면 기업체로 치면 9명 종업원인 회사니까. 아주 소기업이에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300개 소기업이 있다고 저희는 얘기를 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국회의원 1명당.

    ◆ 조현욱> 저희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습니다. 한가한 시즌도 있고요. 가장 바쁜 건 역시 정기국회 시즌입니다. 저희 지금 아까도 방송에서 예산 같은 거 말씀하셨지만 예산 하게 되면 보좌진들이 밤을 같이 새야 되거든요. 준비하는 과정은 사실 실제 의정활동 보여 지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기 때문에 정기국회 때는 집에 못 들어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대부분의 보좌진들은 핸드폰을 화장실이나 심지어는 샤워할 때도 들고 들어가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사실 업무 강도는 높습니다.

    ◇ 정관용> 그 핸드폰을 샤워장까지 들고 간다는 얘기는 의원이 언제 찾을지 모르기 때문에?

    ◆ 조현욱> 호출이라는 것도 있지만 계속 현안을 챙겨야 되거든요, 저희 입장에서는요. 아까 예산을 예로 들면 아직도 ‘카톡예산’ 같은 게 있습니다. 그렇게 되는 경우 예결위 보좌진들 같은 경우에는 각종 민원을 챙겨야 되거든요.

    ◇ 정관용> 그리고 대정부질문이 됐건 예산에 있어서도 하나 문제제기가 됐건. 그거 한마디 국회의원이 문제제기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자료를 다 뒤져서 분석하고 진짜 문제가 있는 건지 아닌지 따져야 되고 그런 작업이 지난하게 있는 거죠?

    ◆ 조현욱> 그럼요. 의원이 상임위에서 국정감사 때도 마찬가지지만 7분 동안 발언을 합니다. 7분 동안 발언을 하고 질의를 하고 답변을 받는데 그걸 준비하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은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 정도 걸리기도 합니다.

    조현욱 민주당 보좌관협의회 회장 (사진=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 근거자료 없이 의원이 발언했다가는 톡톡히 망신당하는 경우 우리가 많이 봤잖아요.

    ◆ 조현욱> 맞습니다. 제가 항상 저희 보좌진들한테 하는 얘기가 1점, 1점을 따서 득점하는 거는 굉장히 어려운데 한 방에 50점씩 날려먹는 건 너무 쉬운 일이라는 거죠.

    ◇ 정관용> 맞아요. 그런 식으로 국정감사장에서 밑도 끝도 없이 근거 없는 질문을 하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고 그러면 그 의원실의 보좌관들은 줄초상이 나겠네요.

    ◆ 조현욱> 그러기도 하고 심지어는 면직당하기도 합니다. 어떤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책임을 묻기도 합니다, 그럴 경우에는, 실수하는 경우에는.

    ◇ 정관용> 고용안정이라는 건 없겠네요?

    ◆ 조현욱> 없습니다. 저희는 이제 별정직 공무원입니다. 그래서 ‘팩스면직’이라는 거 들어보셨습니까? 저희는 의원이 팩스 한 장을 넣으면 면직이 됩니다. 그 날짜로.

    ◇ 정관용> 어디에다 팩스를 넣어요.

    ◆ 조현욱> 사무처에다가 이 사람을 면직합니다. 저는 팩스면직이라는 말로 단적으로 표현을 하는데. 그러니까 언제든지 임용할 수 있고 언제든지 그만두게 할 수 있는 면직할 수 있는 권한이 의원한테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그리고 그 국회의원이 다음 번 선거에 낙선하거나 공천을 못 받거나 그러면 자동적으로 또 기업이 없어지는 거잖아요.

    ◆ 조현욱> 그렇죠. 사장이 바뀌는 게 아니라 기업이 소멸하는 겁니다. 보통 선거 끝나면 50% 정도 물갈이가 되니까요. 50% 정도는 일을 새로 찾아야죠.

    ◇ 정관용> 300명, 9명이면 2700명인데 그중에 1300명은 4년 주기로 떠돌아다녀야 되는군요. 강제적으로.

    ◆ 조현욱> 네. 최소한 1300인 거죠.

    ◇ 정관용> 그리고 4년 임기 중에도 자기 보좌진을 수시로 바꾸는 의원이 많아요?

    ◆ 조현욱> 많습니다.

    ◇ 정관용> 이왕이면 4년은 같이 가야지 전문성도 생기고 팀워크도 맞는 거 아니에요?

    ◆ 조현욱> 네. 통계를 하나 말씀드리면. 4급, 5급 아까 보좌관, 비서관 4명인데요. 그 4급, 5급만 20명 이상 바꾼 의원이 임기 동안에 있었습니다.

    ◇ 정관용> 4년 동안에 20명을?

    ◆ 조현욱> 네. 3명입니다. 명단은 기사 검색하면 나옵니다.

    ◇ 정관용> 가만. 4년 동안 20명을 바꾸려면 몇 달씩 쓴 거예요, 도대체?

    ◆ 조현욱>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 두 달 만에 바꾸시는 의원들도 있더라고요. 저희가 그래서 ‘면직 예고제’를 사실은 보좌진협의회에서 민주당뿐만이 아니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포함해서 면직 예고제를 같이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뭐예요, 그게?

    ◆ 조현욱> 한 달 전에는 면직하겠다는 걸 알려달라는 내용입니다.

    ◇ 정관용> 그게 원래 근로기준법에는 있는 거잖아요.

    ◆ 조현욱> 별정직 공무원은 근로기준법 대상이 아닙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일반 기업은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 하더라도 한 달 전에는 해고 예고를 해야 되게 되어 있는데, 법상. 별정직 공무원은 그것도 없어요?

    ◆ 조현욱> 없습니다.

    ◇ 정관용> 아무것도 없군요, 그러면?

    ◆ 조현욱> 네. 퇴직금 이런 건 당연히 없고요. 그러니까 저희가 그래서 이런 걸 추진하는 게 저희가 무슨 우리 좋은 직장을 만들자,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자 이런 게 아니라 사실은 좀 상식적인 직장을 만들어보자.

    ◇ 정관용> 가만, 가만. 해고예고제가 없으면 육아휴직 이런 것도 못해요?

    ◆ 조현욱>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가능해요?

    ◆ 조현욱> 가능합니다. 육아휴직 있는데 저희가 임기가 4년이다 보니까 육아휴직을 쉽게 쓸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 정관용> 쓰는 사람이 있어요?

    ◆ 조현욱> 있습니다. 있긴 있고요. 그런데 길게 쓰지는 못합니다.

    ◇ 정관용> 그 빈자리를 어떻게 해요, 그럼?

    ◆ 조현욱> 새로 대체 인력이 투입할 수 있는. 한 명 새로 뽑을 수가 있습니다. 제도는 갖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만약에 출산을 해서 아빠나 엄마가 육아휴직을 쓰겠다 지금은 못합니다. 내년 선거가 지금 4월 앞에 있는데 지금 육아휴직 쓰면 일자리가 없어지죠.

    ◇ 정관용> 직장 개념으로만 치면 참 별로 안 좋은 직장 같은데요.

    ◆ 조현욱> 그래도 다른 데서 만족을.

    ◇ 정관용> 어떤 데서 만족을 하게 됩니까? 보람이라는 게 뭐예요, 그러면?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 조현욱> 제가 그런 말을 합니다, 저희들끼리 우리가 무엇이든지 해야 되는 보좌진이다, 이런 말을 하는데요. 무엇이든지라는 것은 의원이 지시하는. 의원이 원하는 무엇이든지가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노력. 이게 사실 저희는 무엇이든지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희는 어떤 일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밤을 샌다거나 아니면 휴가를 반납하고 주말에 나와서 일을 한다거나 하는 것들도 무엇이든지 해야 되는 보좌진이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보람을 많이 느끼죠. 가장 좋은 건 의원과 같이 추진했던 법안 이런 걸 통과시키거나 아니면 국정감사 때 정말 정부의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는 것들 이런 걸 지적하게 됐을 때가 기분이 가장 좋죠.

    ◇ 정관용> 그 표현, ‘더 좋은 세상,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라는 표현이 얼핏 들으면 ‘그냥 공치사 삼아 멋있는 말하는 거겠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제가 한 번만 더 생각해 보니까 어떤 국회의원이든지 국민들한테 사랑을 받고 박수를 받으려면 이 사회를 조금 더 나아지게 하는 일을 했을 때 박수 받잖아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보좌진들도 똑같습니다.

    ◇ 정관용> 국회의원이 박수 받는 건 유일하게 그거잖아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자기가 모시는 국회의원이 박수 받게 만드는 게 보좌진의 일이잖아요. 그 얘기는 국회의원이 시켜가 아니라 정말 나라를 좋게 만드는 일을 해냈을 때 의원한테도 좋은 거고 보좌진한테도 좋은 거고 그거다?

    ◆ 조현욱> 네. 보람도 느낍니다, 그럴 때. 가장 기쁠 때가 그렇습니다. 저녁 때 나가서 같이들 소주 한잔 먹을 때가 가장 기분 좋을 때가 그럴 때입니다.

    ◇ 정관용> 이해가 됩니다, 거기까지는. 그런데 그 보람에 비해서는 고용안정성이나 등등이 너무 열악하네요.

    ◆ 조현욱> 소명의식이 없는 사람은 사실 보좌진하기가 어렵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보좌진을 거쳐서 국회의원 되는 분들도 많죠? 이정재 씨가 지금 드라마에서 그런 것처럼.

    ◆ 조현욱> 네. 지금 제가 알기로는 20대 국회에서 보좌진 출신 국회의원이 36명입니다.

    ◇ 정관용> 그러면 10%가 넘네요?

    ◆ 조현욱> 넘습니다.

    ◇ 정관용> 우리 조현욱 보좌관도 국회의원 꿈이 있어요?

    ◆ 조현욱> 저는 2700명 보좌진이 해야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나 다 의원이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자격을 갖춘 사람이 국회의원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저는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보다는 보좌진으로서 훨씬 더 능력이 있다고 스스로 자평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럼 전문 보좌직으로서 성장하겠다?

    ◆ 조현욱> 네. 그런데 아시다시피 나이가 너무 많이 들면 저희가 이제 일을 못하게 돼서요. 그런데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좀 공적 영역에서 일을 하고 싶습니다.

    ◇ 정관용> 현재 2700명 중에서 정치권으로 가기 위해, 즉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하고 계신 분들은 몇 퍼센트 정도라고 봐야 돼요?

    ◆ 조현욱> 지금 다른 당 상황까지는 저희가 잘 모르기는 합니다마는 현직뿐만 아니라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는 보좌관들도 있습니다, 선거 준비를 해야 되니까. 그래서 한 50명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많지는 않군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요즘에는 보좌관에서 바로 국회의원이 되는 건 굉장히 어렵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지금 민주당의 보좌관협의회 회장도 맡고 계신데. 이런 2700명 보좌역이라고 하는 것도 전문직으로서 하나의 세계로서 긍정적 기능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아까 말한 보좌진 면직 예고제 하나면 되는 거예요? 또 어떤 제도들이 필요합니까?

    ◆ 조현욱> 그건 출발에 사실 불과하고요.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건 저희 보좌진 아까 9명의 보좌진이 있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저희가 사실 법적 위치가 굉장히 애매합니다. 국회의원 수당법에 저희가 들어가 있습니다. 수당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를 인력을 뽑고 규정이 있고 하는 것들이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국회의원 수당을 일반수당, 특별활동비 얼마 얼마를 주는데 보좌진을 두고 의원의 수당으로서 저희가 쓰게 돼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법적 지위를 찾는 게 가장 사실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입니다.

    ◇ 정관용> 국회의원 보좌진에 관한 무슨 법률이 하나 있어야 된다 그리고요. 그리고 그 법률에는 어떤 내용들이 들어가야 됩니까?

    ◆ 조현욱> 임용에 관한 절차. 그러니까 지금 예전에 기억나실지 모르겠지만 친족을 임용하거나 하는 데도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은 사실은 하면 안 되는 일이니까요.

    ◇ 정관용> 지금은 그게 법적으로는 금지가 안 돼 있는 거예요, 사실은?

    ◆ 조현욱> 법적금지는 아닙니다. 그런데 공개를 합니다.

    ◇ 정관용> 들통 나면 된통 욕을 먹지만.

    ◆ 조현욱> 법으로는 금지돼 있지 않고 친족을 쓰게 되는 경우에는 국회에서 공고를 합니다. 친인척 공고 사실을. 법적 금지는 없고요.

    지난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의원 보좌직원 면직예고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 (사진=연합뉴스 제공)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법을 만들어서 임용 절차 또 그 다음.

    ◆ 조현욱> 그다음에 저희 보좌진들이 관련된 예산이나 이런 것들이 의원으로부터 독립을 해야 됩니다. 비견한 예로 하나를 말씀을 드리면 저희가 1년 동안 택시비 예산이라는 게 있습니다. 너무 적은 얘기를 드려서 죄송하긴 한데 저희가 100만 원입니다, 9명이. 그러면 한 사람이 10만 원 조금 넘는. 그러니까 12개월로 나눠보면 1만 원도 안 됩니다. 국정감사 때 저희들이 새벽에 집에 들어가거든요. 그런데 이 예산을 못 늘립니다. 못 늘리는 이유가 이 예산을 100만 원씩 늘리면 300을 곱해서 국회의원들에 대한 지원이 몇 억이 늘어났다고 사실 언론에서 비판을 받습니다. 저희가 저희 관련된 조직, 예산 이런 것들이 국회의원과 떨어져서 객관화될 수 있다면 훨씬 좋았을 겁니다.

    ◇ 정관용> 객관화되고 좀 독립성도 갖고? 알겠고요. 그런데 국제 비교가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다른 특히 유럽 쪽의 정치 선진국들에 비하면 국회의원의 보좌진과 그 다른 수당과 예산 등등이 우리가 훨씬 많은 거 아니에요?

    ◆ 조현욱> 유럽하고 비교해서는 그렇고요. 미국하고 비교하면 사실은 그렇지는 않고요. 훨씬 더 미국은 유연합니다. 몇 명을 뽑을지 이런 것도 의원이 결정을 하고요. 의원과의 고용계약을 하게 됩니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저희는 계약이 없거든요. 계약이 없으니까 아까 같은 면직 예고제 같은 문제가 나오는 거고요. 그러니까 유럽도 저희보다 더 적은 예산을 갖고 보좌진들을 같이 공유를 하거나 더 적은 보좌진들을 뽑아서 하긴 합니다마는 그 경우에는 의원 숫자가 더 많습니다. 그리고 의회의 지원조직들. 저희 국회 같으면 입법 조사처나 예산 정책처 이런 조직들이 훨씬 더 강화돼야 됩니다. 만약에 그런 시스템으로 간다면 보좌진들이 그런 전문조직으로 흡수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단순하게 몇 명을 줄인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그러려면 정당의 정책지원기능 아니면 국회 차원의 정책지원기능 이런 식으로 전환되는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이 말씀이군요.

    ◆ 조현욱> 그렇습니다. 국회의원이 만약에 아무런 지원도 못 받고 숫자만 줄이거나 아니면 숫자를 늘린다고 하면 사실 국민 전체한테 사실은 결과적으로 손해가 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제대로 국회의원들이 일을 해서 정말 쓸데없는 예산 한 10%만 정확히 깎아도 국민을 위해 얼마나 일을 많이 한 겁니까?

    ◆ 조현욱> 10%면 50조입니다.

    ◇ 정관용> 지금 그걸 전혀 못하는 거예요, 국회가. 하는 척만 하고 다니는 거예요.

    ◆ 조현욱> 저도 반성하겠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민주당의 보좌관협의회 회장 되신 다음에 첫 번째 하신 일이 의자를 교체하는 거였다는데 무슨 얘기입니까?

    ◆ 조현욱> 작은 얘기인데요. 저희가 소회의실이 있습니다. 전체 회의하는 곳 말고. 거기서 예산도 심의하고 법안도 심의를 합니다. 그 소회의장의 의원들 의자는 굉장히 넓습니다. 그게 한 60만 원 정도 되는 의자인데요. 보좌진들은 간이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 정관용> 그 뒤에? 벽에 붙어서?

    ◆ 조현욱> 그렇습니다. 접이식의자에 앉아가지고 하루 종일 아침 10시에서부터 경우에 따라서는 밤 11시, 12시까지 있는데 자료, 컴퓨터를 다 무릎에다 올려놓고 일을 했었습니다.

    ◇ 정관용> 다른 데 놓을 데가 없잖아요.

    ◆ 조현욱> 없습니다. 그래서 수강용 의자 같은 걸로 교체를 했습니다. 테이블 하나 올라가 있는 거. 제가 국회 사무총장 만나서 유인태 사무총장님 바짓가랑이를 붙들고 늘어졌었죠. 제발 좀 해 달라.

    ◇ 정관용> 이거 좀 바꿔주세요.

    ◆ 조현욱> 그게 가장 보좌진들. 그리고 공무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도움이었습니다.

    ◇ 정관용> 눈높이에 맞춘 개선이었군요. 보좌진들의 생활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감을 잡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당 보좌관협의회 회장 맡고 있는 조현욱 회장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조현욱>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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