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훈식(민주당 의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 대표가 지난 7월 미국 정부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년 4월 총선 전에 북미 정상 회담을 열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 알려지면서 지금 파장이 상당히 커지고 있습니다. 이 사실을 전달한 건 나경원 원내 대표예요. 어제 한국당 비공개 의원 총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서 이번 방미 성과를 설명하다가 지난 7월 이야기까지 한 거죠.
그렇게 되자 청와대 논평 바로 나왔고 여론이 들썩들썩합니다. 나경원 원내 대표는 다시 해명을 내놨어요. 이 이야기까지 같이 묶어서 이분과 얘기 좀 나눠보고 싶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연결이 돼 있습니다. 강 의원님, 안녕하세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 (사진제공=연합뉴스)
◆ 강훈식>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총선 전에 북미 정상 회담이 열리면 부적절할 수 있다. 이런 취지의 얘기를 지난 7월 존 볼턴 백악관 보좌관 만났을 때 했다는 거죠.
◆ 강훈식> 그렇습니다. 내용을 들어보니까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국에 방한했을 때 나경원 원내 대표가 그런 취지로 이야기를 했다는 거고요. 그리고 이번에는 또 지난 방미 기간에 스티븐 비건에게 비슷한 요지의 이야기를 했다는 거거든요.
◇ 김현정> 이번에도 했다는 거예요? 이번 거는 아니라고 나경원 원내 대표가 얘기했다던데.
◆ 강훈식> 뒤에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이번 방미에서는 아니다라고 입장문을 내신 거죠. 그런데 그 다수의 의원들은 그렇게 듣지 않았던 거죠.
◇ 김현정> 어제 현장에서.
◆ 강훈식> 그 현장에서는 성과를 이야기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런 건데요. 저는 그런 이야기의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그것을 공개한 게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실까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 강훈식>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어떤 위치에 있냐면요. 북미 정상 회담에 대한 이야기, 즉 비핵화와 관련된 일도 진행이 되지만 지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 중인 국면 아닙니까? 협상 상대방에게 제1 야당 대표가 우리는 지금 내부적으로 이런 고민이 있다라는 갈등의 모습을 보여준 겁니다. 그러면 결국 이게 방위비 협상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저는 이렇게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 김현정> 방위비 협상하고 어떻게 불리하게 작용이 된다라는 거죠?
◆ 강훈식> 예를 들면 지금 우리나라를 상대로 방위비 협상을 진행하는 게 한 축으로 진행되고 있고요. 또 한 축으로는 북미 정상 회담. 이건 미국의 입장에서 성과를 내야 되는 지점입니다, 둘 다. 그렇죠? 그런데 우리의 입장이. 우리는 북미 정상 회담 관련해서 총선 전에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제1 야당 대표의 이야기가 그쪽에 어쨌든 흘러간 거 아닙니까. 그렇다면 미국의 입장에서는 아 이런 내부적인 갈등 사항이 있구나라고 확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이걸 가지고 방위비 분담금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즉 우리가 여러 가지 내부적 갈등 사항이 있을 텐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잘 협상해 주면 이 문제도 이렇게 해주겠다라는 식의 이야기를 할 가능성이 있죠. 그렇게 우리가 약점 잡힌 부분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 김현정> 이런 갈등을 노출한 거 자체가 미국과 협상 중인데 협상의 상대에게.
◆ 강훈식> 그렇게 말한 내용은 그런 부분이고 문제는 이렇게 해서 이걸 또 공개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첫 번째는 그런 말한 내용 때문에 미국이 방위비 협상 국면에서 조금 더 내부적 갈등이 있으니까 내가 이걸 잘 활용해야겠다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이걸 외부에 공개했기 때문에 이게 미국으로서는 이렇게 할 때도 저렇게 할 때도 이 입장들에 대한 정치적 해석들이 추가될 수 있다라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이것은 보통 경우에 우리가 왜 외교와 안보, 안보 문제는 초당적으로 국익을 우선하자.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그런 이유는 사실 이런 국면들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내부의 갈등이 외부에 이용될까 봐 그런 겁니다.
그런데 이걸 지금 반대로 외부에다가 우리가 이렇게 말하고 왔다라고 공개하는 것은 내부 갈등을 그대로 노출했다는 것은 상대방 파트너. 즉 미국의 입장에서 굉장히 협상이 유리한 국면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우리 입장에서는 협상이 불리해졌을 뿐더러 사실은 대외적으로 우스운 모양새가 된 것이죠.
◇ 김현정> 우스운 모양새가 됐다. 지금 공개라고 하셨는데 비공개 의총이기는 해요. 그러니까 한국당 의원들만 모아놓고 하는 의총 자리이기는 했었어요. 그런데 비공개 의총도 사실 다 새나가는 거니까 사실상 공개라고 보시는 거죠.
◆ 강훈식> 그렇죠. 그리고 그것은 예를 들면 아주 가까운 의원 한두 명하고 이야기했다 하더라도 공개적으로 부인해야죠.
◇ 김현정> 저도 이게 나경원 원내 대표가 직접 얘기한 거라고 해서 나중에 조금 놀라기는 했는데 나경원 원내 대표는 청와대 논평이 나오자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일단 청와대 논평은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맞는지 묻고 싶다. 북미 정상 회담을 하는데 4월 전에는 하지 말라는 이런 말을 어떻게 할 수가 있느냐. 역사에 죄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말을 거둬들여라. 이런 논평이 나왔어요.
그러자 나경원 원내 대표가 다시 해명 입장을 내놓습니다. “북미 정상 회담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총선 즈음에, 총선 전에 하면 괜히 정치적으로 영향을 행사하려고 했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들, 뒷말이 많이 나와서 정상 회담의 의미가 어떻게 희석될 수 있으니, 왜곡될 수 있으니 그때를 피하라는 우려. 애정 어린 우려의 조언이었다.” 이런 건데요.
◆ 강훈식> 그러니까 어쨌든 확실히 공개가 된 거죠. 더 중요한 이야기는 이걸 부정하지 못했다는 거고요. 저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결국은 지난번에 지방 선거 직전에 싱가포르 정상 회담이 열렸기 때문에 이번에 정상 회담이 총선 전에 열리면 정상 회담의 취지가 왜곡될 수 있다. 이런 식의 발표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런데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지방선거 직전에 열려서 지방 선거를 한국당이 패배한 건 아니거든요. 원인, 결과가 다른 문제인데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것 또한 국내 사정 때문에 우리가 그렇다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 어떻게 확인될까. 저는 나경원 대표님 크게 실수하는 지점이 많다. 저는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 김현정> 영향을 그런데 주는 건 사실 아니냐. 이런 질문도 들어오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훈식> 저는 이 문제 소위 북한 문제 이슈가 국내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국면은 많이 지났다고 봅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그런 것을 총선에 연계해서 뭘 하겠다는 흐름은 전혀 없습니다.
◇ 김현정> 이른바 북풍이라고 하잖아요. 선거 전에 북한 관련된 이슈가 터지면 유리한 측이 있고 안 유리한 측이 있고 이런 걸 항상 우리가 얘기했는데 이제 그런 국면은 지났다?
◆ 강훈식> 국민들이 훨씬 그거보다 성숙돼 있고요. 저도 총선기획단으로 일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논의 자체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청와대 입장에서는 이게 대통령이 가장 공들이는 일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또 비핵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것을 나경원 원내 대표가 오히려 저쪽에 협상 카드를 주고 온 것 같은 모양새가 됐으니까 굉장히 불쾌할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청와대에서 논평이 바로 나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청와대에서 논평이 바로, 바로바로 나오나요? 그것도 조금 이례적인 느낌이 들던데.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진제공=연합뉴스)
◆ 강훈식> 이례적이죠. 이례적이고 보통은 한 텀을 지켜보고 이야기를 하는데, 청와대가. 이렇게 강한 반박이라는 것은 정말 아까 방금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대통령이 굉장히 숙고하고 있고 이 부분에서 노력하고 있다라는 건 국민들이 다 아는 일인데 이런 협상 카드를 줬다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 김현정> 청와대 논평이 나오자 “나경원 원내 대표 대한민국 국민이 맞습니까?” 이런 논평이 나오자 한국당에서 또 반박 논평을 냈습니다. “비핵화와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 총선용 가짜 평화쇼를 경계하자라고 문제 제기를 한 것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적까지 운운하는 것, 제1 야당 원내 대표 국적까지 운운하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 이렇게 논평을 내놨는데요.
◆ 강훈식> 이게 지금 트럼프 대통령한테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비핵화와 무관한 시간 끌기용 이벤트를 트럼프 대통령이 한다는 건지. 아니면 총선용 가짜 평화쇼를 트럼프 대통령이 도와준다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볼 수가 없지 않습니까. 미국의 대통령과 예를 들면 북미 정상 회담을 한다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다 포함해서 이렇게밖에 표현을 못 하는 건 국제 정세의 인식에 대해서도 좀 개탄스럽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민주당 강훈식 의원하고 지금 발언의 일파만파 후폭풍이 불고 있는 나경원 원내 대표 이야기를 잠깐 해 봤는데. 강 의원님, 제가 나오신 김에 한 가지만 더 여쭐게요. 민식이법, 이른바 민식이법이라고 우리가 이름을 지은 그 법이 행안위 전체 회의를 통과했어요. 이거 발의하신 분이 강훈식 의원이시죠?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혜숙 위원장이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상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스쿨존 과속 카메라 설치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높이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강훈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참 어렵게 통과됐다고 얘기를 들어서요. 어떻게 된 건가요?
◆ 강훈식> 어렵게 통과돼서 국회에 이렇게 아이들의 이름,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의 이름이 붙어 있는 법안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그 법안들이 대부분 잠깐 관심을 가지고 또 그 뒤로는 관심을 못 받다 보니까 관심이 끊어지는 과정 과정마다 사실은 되게 힘들었고요. 그래서 하여튼 지난 9월 11일날 고 김민식 군이 학교 앞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후에 사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불과 40일 만에 법안이 통과할 수 있는 행안위 전체 회의를 통과한 건데요. 법안 발의는 제가 10월 11일 날 했거든요. 그러니까 40일 만에 통과되는 건데 과정은 많이 어려웠습니다.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은 태호-해인 가족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대책 당정협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어린이 교통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에게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김현정> 그래요. 참 어렵게... 해인이법, 무슨 법, 민식이법. 여러 가지 아이들 이름으로 된 법의 부모님들이 의원들 앞에서 무릎 꿇고 이런 장면까지 보도가 되면서 많은 분들이 마음 짠하셨을 거예요. 이 민식이법이 통과가 되면 뭐가 어떻게 바뀌는 건가요?
◆ 강훈식> 민식이법은 크게 지금 이번에 행안위를 통과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우리 지금 오늘 아침에도 이 방송 들으시면서 출근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학교 앞에는 스쿨존이 있습니다. 전국에 스쿨존이 1만 7000개 정도 있는데요. 이 1만 7000개의 스쿨존 중에 과속 단속 카메라, 신호등 그리고 방지턱까지. 과속 감시 카메라가 설치돼 있는 비율이 5%가 안 됩니다, 대한민국 전체가. 그러다 보니까 속도를 내다보니까 여기는 어린이가 안전해야 되는 데야라고 규정돼 있는 곳에서 한 달에 1명씩 사람이 죽고 있거든요.
◇ 김현정> 한 달에 1명이요?
◆ 강훈식> 네, 지난 5년간 통계가 그렇습니다. 총 59명이 5년 동안 통계였고요. 그중에 13세 미만의 아이들이 34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것을 여러 가지 규제나 방법으로 지원하자. 이런 취지의 법안인데요.
도로교통법에는 과속 단속 카메라가 임의로 설치하게 돼 있다 보니까 전국에 4.9%밖에 설치를 안 하게 되고요. 그래서 이걸 이번에 의무 조항으로 설치하게 됩니다. 의무로 하게 되면 그런 여러 가지 눈에 띄는 표시 그리고 또 과속 단속 카메라. 어린이 보호 구역에 대한 확대. 이런 것들을 좀 진행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어린이 보호 구역 안에서만큼은 안전하게 어린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가동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민식이법의 대표 발의자 강훈식 의원 고맙습니다.
◆ 강훈식> 고맙습니다.(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김현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