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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사처럼 입고, 화장할래요" 겨울왕국2 '코르셋'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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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사처럼 입고, 화장할래요" 겨울왕국2 '코르셋' 논란

    '겨울왕국2'의 주인공 엘사(왼쪽). 네티즌들은 최근 엘사의 맨얼굴 사진(오른쪽)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SNS 캡처)

     

    # "엘사처럼 드레스 입고, 화장할래요. 저도 예뻐져서 공주하고 싶어요." 6살 딸을 키우고 있는 A씨는 '겨울왕국2'를 본 뒤 아이가 한 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도 충분히 예쁘다는 말로 아이를 다독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A씨는 엘사 드레스와 엘사 화장놀이 세트를 아이에게 사줘야 했다.

    영화 '겨울왕국2'가 인기를 얻으면서 잡음도 커지고 있다. 여성 서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주인공 엘사가 '코르셋'(여성에게 강요되는 외적 규범)에서는 탈피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겨울왕국2'는 두 여성 주인공이 남성 캐릭터의 도움 없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서사를 그리고 있어 페미니즘이 담긴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겨울왕국2'의 제니퍼 리 감독은 "두 여성 캐릭터는 항상 싸운다는 고정관념을 없애고 싶었다. 둘이 합심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도 보여주려 했다"며 "엘사에 대한 전 세계적인 사랑을 통해 여성 캐릭터의 힘으로 영화를 진행해도 된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겨울왕국2'를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이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기 애니메이션인 만큼 여성 캐릭터의 외형까지 신경 썼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겨울왕국2'에서 엘사는 짙은 화장에 몸매가 드러나는 오프숄더 드레스, 하이힐 등을 착용하고 나온다. 디즈니는 예전부터 코르셋을 조인 드레스 등으로 여성 캐릭터를 표현하고, 연약한 공주 이미지를 구축해 '사회적 여성성'을 고착화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겨울왕국2'를 관람한 한 네티즌(네이버 아이디: so****)은 "코르셋 못 버리는 디즈니.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추천할 수 없는 영화다. 아이들은 화장을 하고 싶어 할 거고, 힐을 신고 싶어 할 거다. 그게 자신의 정신과 몸을 망치는 줄도 모르고"라며 "여아들을 '인형'으로 만드는 것을 포기하지 못한 자들이 매우 많다. 그래도 시대가 좀 나아져서, '능동적인 인형'이 된 점은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라는 우려를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트위터 아이디: na****)도 "여아들이 엘사처럼 되고 싶다며 드레스랑 하이힐, 화장, 긴 머리를 선망하다 사회적 여성성을 아무 생각 없이 수용하게 될까봐 걱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아이들을 겨냥한 '엘사 공주 세트'가 다양한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드레스, 구두, 메이크업 세트 등 여성의 외모를 꾸미기 위한 제품군이 대다수다. 특히 메이크업 세트의 상품 설명에는 아동 모델을 내세워 메이크업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여성은 외모를 가꿔야 한다'는 성차별적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지영 건국대학교 몸문화연구소 교수는 "디즈니에서는 서사적으로 캐릭터에 변형을 주었다고 주장하지만 외형적인 측면에서는 코르셋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있다. 긴 머리, 커다란 눈, 한 줌 허리, 몸매가 드러나는 드레스 등 외형적으로는 디즈니의 전통적인 공주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왔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디즈니 공주 시리즈에 나오는 여성 캐릭터는 많은 여아들이 동일시하는 대상"이라며 "어른들에게는 능동적인 여성 캐릭터를 담은 서사가 중요하게 느껴지지만 아이들에게는 스토리라인보다 외형적인 이미지가 더 크게 다가온다. 엘사 드레스가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에서 보듯 엘사의 외형적인 코르셋이 여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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