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사진=방송화면 캡처)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 실제 사고 영상이 피해자 동의 없이 쓰였다는 내용의 KBS 시청자 청원이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피해자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2015년 7월 3일 마산역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던 본인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지난 23일 KBS 시청자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저의 사고 영상이 허락 없이 방영되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자는 "나는 지금 사고를 딛고 대학생 생활을 하고 있고, 그때의 기억은 내게는 아직도 너무 큰 상처로 남아있다. 어느 측면에서 보아도, 몇 번을 다시 보아도 엄연한 나의 사고 영상이었고, 나는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영상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때의 기억에 갇혀 있는 기분이 든다"며 "내 영상이 좋은 의미를 전달하고자 쓰인 그 뜻은 알겠다. 하지만 이건 피해자를 생각하지 않은 너무나도 배려 없는 방송 아니었나"라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자는 "나는 내 영상이 어딘가에서 사용되는 것도, 그 영상을 누군가 보고 또 그들의 입에 나의 사고가 오르내리는 것이 끔찍하다"며 "관계자의 직접적인 사과와 장면삭제, 사과 자막 띄우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 같은 청원에 대해 '동백꽃 필 무렵'의 연출자인 차영훈 PD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평범하고 소소한, 작은 영웅들이 모여서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될 영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고 당사자분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너무너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 PD는 "사고 당사자분과는 개인적으로 메일링을 하고 접촉해서 사과를 드린 상태"라며 "청원인 분에게 또 다른 피해가 없도록 촬영분을 편집하거나 수정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당사자분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정말 너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는 28일 오후 1700여 명을 넘으며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KBS 시청자청원은 30일 동안 1000명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부서의 책임자가 답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