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기념공원 (사진=연합뉴스)
6·25 전쟁에 참전한 미군 참전용사가 전우들이 묻혀있는 부산 땅에 잠들었다.
30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미국 참전용사 고 커드 드레슬러(Kurt Dressler)씨 유해 안장식이 열렸다.
배우자인 월녀 드레슬러씨와 유가족, 친구, 미군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마지막으로 그를 배웅했다.
그를 추모하는 조총이 발사되고, 조곡이 연주되며 유가족에게 성조기가 전달됐다.
유해가 묘지에 안장된 뒤에는 유가족과 참석자들의 헌화가 이어졌다.
월녀 드레슬러(75)씨는 "21년 전 남편과 인연을 맺었는데 그는 참 좋은 사람이었다"면서 "고아들을 위해 기부를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고 전했다.
고인의 친구 데니스 푸(Dennis Pugh)씨는 "그는 나에게 20년 이상 멘토였고, 친한 형이었다"면서 "이제 전우들 옆에서 고인이 안식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드레슬러씨는 1928년 4월 26일생으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으나, 출생 지역이 1938년 독일로 넘어갔다.
그는 16세부터 독일군에서 복무했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 미 해군 포로가 돼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이후 미 육군으로 전향해 미국 시민권을 받게 됐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 이어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에도 참전했다.
1973년 한국 근무를 끝으로 21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중사로 전역했다.
그는 이후 한국에 거주하면서 한국계 미국인인 월녀씨를 배우자로 맞이해 여생을 보냈다.
그는 지난달 26일 92세 나이로 숨졌다.
참전용사가 사후 유엔기념공원에 개별 안장된 사례는 드레슬러씨가 10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