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에서 활약한 국내 선수 가운데 단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김보경은 14년 만의 우승 도전이 좌절된 것에 아쉬움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드러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중요했던 경기에서 긴장했다. 우리가 원하는 경기력이 안 나온 이유다”
올 시즌 임대로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은 김보경은 리그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펼쳤다. 2005년 이후 14년 만의 우승 도전을 이끄는 선봉 역할을 맡아 13골 9도움의 맹활약으로 돋보이는 존재감을 선보였다.
하지만 김보경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는 없었다.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A 38라운드에서 울산이 1대4로 크게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전북 현대에 내줘야 했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김보경은 풀 타임 활약했다. 전반 37분에 나온 주니오의 동점골을 만드는 스루패스로 자신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줬지만 그 외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의 핵이었던 김보경은 시즌 막판 들어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경기력에 그쳤다. 울산의 우승 도전이 막판에 힘을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포항전 패배 후 만난 김보경은 “중요했던 경기에서 긴장했다. 전체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경기가 나오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김보경은 “포항이 우리가 어떻게 나올지 연구를 많이 한 것 같다. 우리의 장점은 사이드에서 스피드 있는 선수를 활용하는 경기인데 오늘은 많이 못 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 강하게 경기 운영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여러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선수로서 발전할 계기가 됐고, 팀도 보완할 부분을 찾았다”고 평가했다.
예상외로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패배에 대해 김보경은 “실점하고 동점골을 넣었지만 또 실점하며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선수들도 조급해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 공격적으로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실점 없는 경기가 많았는데 수비도, 공격도 준비한 대로 되지 않았다.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보경에게 올 시즌이 아쉬움만 남는 것은 아니었다. “전북은 좋은 팀이다. 그런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건 분명 칭찬해야 한다”는 김보경은 “우리가 마무리까지 잘 해야 하지만 챔피언의 자리는 쉽지 않다는 걸 알았다. 다시 한번 도전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