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역대 최고치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20만9천34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3천685t)보다 7.9% 증가했다.
1∼10월 기준으로 따지면 연간 수입량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2003년(20만8천636t)보다도 더 많은 것으로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16년 만에 신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10월 말까지 한국의 쇠고기 수입량은 총 41만5천112t으로, 미국산 점유율이 50.4%였다. 미국에서 광우병 발생이 확인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던 2003년(68.3%) 이후 처음 50%를 넘어섰다.
수입금액으로도 미국산은 10월 말까지 15억4천242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억9천684만달러)보다 10.4%나 늘어났다.
반면에 호주산과 뉴질랜드산은 올들어 주춤했다. 10월 말까지 호주산 수입량은 17만582t으로, 1년 전(17만7천100t)보다 1.1% 줄었고, 뉴질랜드산은 1만8천371t으로 13.5%나 급감했다.
호주산 쇠고기는 2004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산을 제치고 13년간 수입량 1위를 차지했으나 이후 계속 밀리는 양상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1994년 이후 수입물량 1위 자리를 지켰으며, 2003년에는 점유율이 68.3%(금액 기준 75.3%)에 달했지만 이후 광우병 파동으로 수입이 금지되면서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 당했다.
그러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데다 미국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면서 수입량이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가 한·호주 FTA보다 몇년 앞서 발효되면서 관세율 인하의 시차가 가격 격차로 나타난 게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도 사실상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