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스 얀손스 (사진=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이 올린 추모영상 캡처)
세계적인 지휘 거장, 명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타계했다. 향년 76세
1일(현지시간) AFP통신,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얀손스는 전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자택에서 지병인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
얀손스는 1943년 라트비아 수도인 리가에서 유명한 지휘자 아르비드 얀손스와 성악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빠르게 음악을 접했고 1957년 레닌그라드 음악원에 들어간 뒤 지휘를 공부한다.
이후 그는 명지휘자로 알려진 한스 슈바로브스키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지휘를 사사 받았다. 어린 나이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그는 1971년 베를린에서 열린 카라얀 지휘자 콩쿠르에서 2위에 입상한다.
1973년에는 예브게니 므라빈스키가 이끄는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특히 그는 1979년 노르웨이 오슬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맡았는데, 이후 오케스트라르를 세계적인 악단으로 성장시키며 그 실력을 입증했고, 그 공로로 1995년 노르웨이 국왕으로부터 최고 훈장을 수여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1996년 오슬로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하다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그가 쓰러질 당시, 지휘봉을 손에 계속 쥐고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다행히도 그는 수술을 받고 회복 했지만, 인공심장을 지니고 살아야 했다.
이러한 심장 문제는 그를 지속해서 괴롭혔고 이를 통한 '건강 이상설'은 그를 계속 따라다니게 된다.
이후 그는 1997년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활동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2003년), 네덜란드의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2004년)의 상임 지휘자를 맡았다.
또한 세계 최고의 명지휘자들만을 초대한다는 빈 필하모닉의 신년음악회에도 2006년, 2012년, 2016년 세차례나 초청받아 명성을 떨쳤다.
얀손스는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공연을 수차례 펼쳐 국내 관객에도 익숙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0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와 내한하며 수 차례 한국을 찾았다. 다만 지난해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을 이끌고 내한하려다 건강 이상설이 돌아 주빈 메타로 지휘자가 변경되기도 했다.
얀손스는 20세기 내로라하는 지휘 명장들로부터 사사받으며 이들의 계보를 잇는 '명장 중의 명장'으로 꼽힌다.
특히 그는 쇼스타코비치의 친구이자 자신의 스승인 므라빈스키의 영향으로 쇼스타코비치에 대한 탁월한 해석을 보였는데, 이를 통해 여러 명반을 남기며 '쇼스타코비치 스페셜리스트'로 불리기도 했다.
한편, 그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자 얀손스가 몸담은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은 이날 그의 지휘가 담긴 연주 영상을 올리며 그를 향한 헌정과 애도의 뜻을 전했다.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위대한 지휘자인 마리스 얀손스가 세상을 떠났다는 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을 받았다"면서 그를 위한 헌정 콘서트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