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2019 윤형빈 개그쇼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개그맨 윤형빈, 이수근 등 참석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개그맨들이 공연으로 뭉쳤다. 2019년 마지막 남은 한달, 웃음은 물론 따뜻한 온기마저 장착하고 관객들 앞에 나선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윤형빈 소극장에서는 '2019 윤형빈 개그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2019 윤형빈 개그쇼'는 개그맨 윤형빈을 수장으로 하는 신개념 개그문화 브랜드 윤소그룹이 제작한 프로젝트다. 내달 6일부터 29일까지 성균관대학교 새천년홀에서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 '쇼그맨', '투맘쇼', '윤형빈쇼' 등 4가지 개그 공연을 릴레이 형식으로 총 28회 공연을 연다.
개그맨 이수근을 필두로 박성호, 윤형빈, 김재욱, 이종훈, 정경미, 김경아, 김원효, 정범균, 조승희 등 대한민국 대표 개그맨들이 각각의 코너에 출연하며, 짜임새 있는 구성과 재치있는 입담으로 연말 관객의 웃음을 책임질 예정이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윤형빈은 "거창한 것은 아니고, 연말에 웃음을 드리고자 하는 취지로 선보이게 됐다"며 "이수근과 이야기하다 보니 조금 어려운 곳에 계신 분들께도 웃음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공연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0년동안 많은 공연을 론칭했는데, 가장 인기있고 재밌던 공연을 뽑았다. 어디 내놔도 자신있는 공연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19 윤형빈 개그쇼'는 웃음 뿐만 아니라 올 연말 따뜻함 온기 역시 관객에 전할 예정이다. '메이크 어 위시 재단'과 MOU를 맺고 어려운 곳에 있는 사람을 초청하는 것은 물론, 자원봉사자나 요양봉사자 등을 무료로 초청해 따뜻함을 전한다.
이수근은 "공연은 단순하게 뭔가를 얻기 보다는 되돌려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훈훈하자고 하는 것이 아닌 공연에서 만큼은 우리가 관객들에 되돌려주는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수근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깜짝 제안을 남겼다.
그는 "올해 4주 공연이 꽉 차면 6천석이 되는데 멤버들이랑 의기투합 해서 연말 6천장의 연탄을 기부하고 나르는 봉사를 하겠다"고 제안을 남겼다. 이 같은 깜짝 제안에 다른 출연진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내 흔쾌히 동참하기로 했다.
오후 서울 마포구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2019 윤형빈 개그쇼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그라, 이수근, 고유리, 유남석, 김민수. (사진=연합뉴스)
이수근은 김그라, 고유리, 유남석, 김민수, 추대엽 등과 '이수근의 웃음팔이 소년'을 진행한다. 이수근의 재치있는 입담과 콩트, 그리고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현장용 개그들로 구성됐다.
이에 이수근은 "단순 무대에서 우리 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과 많이 소통하려고 한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웃을 수 있게끔 만들었다"면서 "연말이고 크리스마스 전후로 공연하다 보니까 파티 분위기를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모든 코너에 출연을 하는 데 방송처럼 딱딱 끊어가는게 아니라 1시간 30분이 쭉 이어진다. 뮤지컬은 아닌데 계속 이야기하면서 이어가는 느낌이 있다"면서 "공연장에서 하는 애드립은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도 제가 무슨 애드립을 할 지 생각만해도 웃긴다. 19금은 전혀 없지만 내용은 알차다"라고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2019 윤형빈 개그쇼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쇼그맨' 팀 이종훈(왼쪽부터), 정범균, 김재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 해외에서 매진 사례를 기록한 글로벌 공연 '쇼그맨'도 관객을 웃기기 위한 출격 준비를 마쳤다. '쇼그맨'은 '개그콘서트'의 주역 박성호, 김원효, 김재욱, 정범균, 이종훈이 개그, 노래, 마술 등을 보여주는 버라이어티 개그쇼다.
'쇼그맨'의 김재욱은 "저희가 이번에 5년차 공연인데 전국을 돌며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쇼그맨'은 쇼하는 개그맨의 줄임말로 마술쇼, 레이저쇼, 애드립쇼 여러가지 준비가 돼 있는데, 태아부터 임종 직전까지 볼 수 있는 개그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김재욱은 이어 TV에서 보던 공연과는 결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TV에서 하는 것은 편집된 내용을 보는 것인데 현장에서 하는 것은 살아있는 날 것을 본다던가 하는 웃음요소가 방송보다 많다"면서 "TV에서 하는 공연을 바꿔서 하는 것 아니냐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는 절대 관객을 얕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객과의 라이브 호흡은 방송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관객분들이 오셔서 즐기기엔 충분하다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2019 윤형빈 개그쇼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투맘쇼' 팀 조승희(왼쪽)와 김미려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성 개그맨들로 이뤄진 '투맘쇼'는 타켓층이 명확하다. 육아에 지친 육아맘들을 대상으로 하며 감동과 재미를 주는 힐링 토크쇼다. 2016년 '코미디위크 인 홍대'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전국 10개 도시에서 20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했다.
조승희는 "2016년에 저희 공연을 처음 오픈 했는데 전국 곳곳 수많은 공연을 다녔다"면 "멤버 모두가 육아맘이자 워킹맘이라 전국 다니면서 어머님들께 웃음과 힐링을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처음 '투맘쇼'에 합류한 김미려는 "투맘쇼에서 섭외 온것이 좀 늦은 감이 있다"며 "전에 투맘쇼를 모니터링 했을때 보충할 부분이 좀 많았는데 제가 들어가고 더욱 풍성해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공연을 보시는 분들이 감동 받으시고 힐링도 받고 가신다"면서 "정말 저는 공연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무대에서 다 풀고 내려가는 것 같다. 그래서 항상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승희는 "정경미는 약간 '개그콘서트' 같고, 김미려는 '코미디빅리그'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으로 모두를 당황시킨다. 공연을 오픈한지 4년 됐는데 초반부터 김미려와 했으면 너무 당황스러워서 못했을 것 같다"면서 "4년 정도 공연을 다듬고 다니면서 이제는 너무 익숙해지지 않았나 싶었을 때 김미려가 나타나서 긴장시키고 공연을 새롭게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윤형빈 소극장에서 열린 '2019 윤형빈 개그쇼 프로젝트' 제작발표회에서 '윤형빈쇼' 팀 조지훈(왼쪽)과 윤형빈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형빈은 자신의 이름을 내 건 개그쇼로 관객에 웃음을 선사할 예정이다.
윤형빈은 "제가 '윤형빈 소극장'을 운영한지가 10년 정도 됐는데, 10년 동안 소극장에서 한 20만여 명의 관객을 만난 것 같더라"며 "다른 분들 공연 만드는 동안 단독쇼를 한동안 못했던 것 같아서 이번에 해보고 싶어서 조지훈과 함께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형빈쇼'는 윤형빈이 10여년 넘게 코미디 전용 소극장 '윤형빈 소극장'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 들이 집약된 공연이다.
윤형빈은 "국내에서 소극장 무대에서 공연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을 꼽으면 저 밖에 없다. 10년을 해왔기에 공연 재미 만큼은 내공을 갈아서 보여드릴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너무 사람을 '아' 하고 놀라게 하는 조지훈의 이상한 개그를 믿는다. 너무 너무 재밌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국내 개그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개그맨들이 뭉친 만큼 이들은 변화하는 개그의 트렌드와 향후 바라봐야 할 부분에 대한 제언도 남겼다.
윤형빈은 "가요 프로그램 예를들면 '슈퍼스타K'가 있었기 때문에 변주와 변화와 변형을 거쳐서 '너의 목소리가 보여'까지 갈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근데 개그는 이런 시도가 방송에서는 너무 없었다는 게 아쉬운데 그런 시도들이 밖에서 공연들로 대체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스탠드업 코미디가 방송으로 나오면서 새로운 포맷이 등장했는데, 나중에는 한 팀의 이름을 건 멋진 쇼 이런 것들이 또 방송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개그맨들이 노력해야 될 부분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수근 역시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웃찾사 등 공개 코미디를 오랫동안 지향해와서 익숙함에 길들여져서 개그맨들이 새로운 도전을 생각 안하는 것 같다"면서 "코미디는 모험이 힘들고, 예전 스탠드업 코미디는 제가 봐도 웃기지만, 그게 지금 시대에 통할까라는 의문은 늘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은 "사실 우리나라가 변화가 빠른 것이지 코미디의 수준은 상위 랭크에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희가 시대에 빠르게 맞춰가고 있지만, 관객들이 더 빠리그 때문에 저희는 계속 시도하고 있고, 그 간극을 좁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