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은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2% 달성의 조건으로 4분기 성장률 0.93% 이상을 제시했다. 두달전 속보치 발표 때보다 3분기 성장률이 미세하게 상승함에 따라 하한선이 낮아졌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3일 올해 3분기 실질GDP 성장률 잠정치를 2분기 대비 0.4%로 발표하면서 이같이 설명했다. 두달전 3분기 성장률 속보치 발표 때는 '4분기 0.97%'을 연간 2% 성장 달성의 하한선으로 제시했으나 소폭 낮아졌다.
신 부장은 "연간 성장률 2%가 되려면 4분기에 전기대비 0.93~1.30%가 돼야 한다"며 "지난번 속보치 발표 때보다 소수점 뒷자리에서 3분기 성장률이 조금 올라가면서, 4분기에 필요한 범위가 좀 떨어졌다"고 말했다.
한은이 10월24일 발표한 3분기 성장률 속보치와 이날 잠정치 모두 0.4%였지만, 소수점 둘째자리까지 계산해보면 잠정치(0.41%)가 속보치(0.39%)보다 높다는 얘기다. 3분기까지 실적이 더 높아진 만큼, 4분기 성장에 대한 부담은 다소 줄어든다.
연간 성장률 2% 달성 가능성에 대해 신 부장은 "전혀 숫자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이월·불용예산을 최소화해서 최대한 재정집행을 하려고 하고 있다는 게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도 4분기 성장률이 정부의 재정집행 집중 덕에 1.0%로 부쩍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분기별 성장률은 1분기 1.0%에서 2분기와 3분기 각각 0.6%로 내려앉았다가 4분기에 상승했다.
올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GDP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대해서는 이를 디플레이션 우려로 연관짓는 것이 무리라고 설명했다. 국민경제 차원의 물가수준 지표로 통하는 GDP디플레이터는 지난해 4분기부터 –0.1→–0.5→–0.7→–1.6%로 이어졌다.
신 부장은 "GDP디플레이터에는 국내 물가와 상관없는 수출물가가 포함된다. GDP디플레이터 움직임을 갖고 디플레이션 여부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GDP 대비 수출 비중이 높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등의 수출가격 변동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지수가 소폭 올라가고 반도체 가격 하락폭이 주춤하고 있다. GDP디플레이터가 당장 플러스 전환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 하락세가 완화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