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연합뉴스 제공)
1년 사이 10가구 중 1가구는 소득 기준 계층이 상승하고 1가구는 계층이 하락하는 계층이동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 이동은 1년, 2년, 3년 등 시간 간격이 늘어날수록 많아졌다. 다만 약 10년 전과 비교하면 최근의 계층 이동 폭은 작아져 정체되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구 특성별 중산층 비율 및 가구 계층 이동성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복지패널조사 2007∼2017년 통계를 분석했다. 가구 가처분소득 기준 중윗값의 50∼150% 가구를 중산층으로, 150% 초과는 상위층, 50% 미만은 하위층으로 구분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6∼2017년 1년 사이 계층의 변동이 없는 가구는 80.8%로 나타났다. 계층이 상승한 가구는 9.1%, 하락한 가구는 10.0%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계층이 1단계 상승한 가구가 9.1%였고 2단계 상승한 경우는 없었다. 1계층 하락한 가구는 9.7%였으며 상위층에서 하위층으로 2계층 하락한 가구도 0.3% 존재했다.
2014∼2017년 3년 사이 계층 변동 분석 결과도 유사했다. 다만, 계층 상승·하락 비율이 다소 높아져 계층 이동이 더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층 변동 없음은 73.4%, 상승 12.5%, 하락 14.1%였다. 세부적으로 1계층 상승은 14.0%, 1계층 하락은 14.6%였고, 2계층 상승과 하락은 각각 0.3%로 같았다.
보고서는 "최근 들어 정체 가구 증가로 계층 이동성이 하락했지만, 계층 상승 비율과 하락 비율 격차가 크지 않아 이동의 방향성 측면에선 비관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한경연은 가처분소득을 바탕으로 가구 특성에 따른 가구 중산층 비율도 추정해 분석했다.
2017년 기준 남성 가구주의 중산층 비율(60.6%)이 여성 가구주 중산층 비율(53.8%)보다 더 높았고, 가구주의 교육 수준이 고졸인 경우 중산층 비율이 가장 높은 66.3%로 조사됐다.
대학원 졸업 이상 가구주의 중산층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난 것은 이들 가구가 중산층보다 상위층에 속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구주 아버지의 학력별 중산층 비율은 2007년 고졸 55.2%, 대졸 39.4%에서 2017년 고졸 62.1%, 대졸 55.9%로 나타나 학력에 따른 중산층 비율 편차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2017년 통계를 이용해 하위·중산층을 대상으로 중산층에 속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취업과 관련한 변수들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구주가 무직인 경우보다 상용직인 경우에 중산층에 속할 가능성이 40%포인트 증가하고, 임시직인 경우는 20%포인트, 자영업자인 경우 14%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주 외에 취업자가 있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보다 중산층에 속할 확률이 20∼21%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진성 한경연 국가비전연구실장은 "계층 이동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자리로 나타났다"며 "중산층 유지·확대를 위해선 일자리와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