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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재기 기회 놓치는 황교안의 '황당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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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당 재기 기회 놓치는 황교안의 '황당 리더십'

    • 2019-12-05 04:20

    복귀한 黃 쇄신 드라이브, 사당화 논란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처리 '비민주성' 도마 위
    친정 체제 구축 몰두, 여권 치명적 사건 공세 놓쳐
    '조국 사태' 이후 내리막길 "화려한 자살골"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4일 국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황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윤창원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내건 '쇄신' 드라이브가 '사당화' 논란 등에 휩싸이며 퇴색되는 모습이다. 주요 당직 인사에 친박·영남 임명 공식을 되풀이 했을 뿐더러, 나경원 원내대표 임기 처리 과정에서 비민주성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다시 삐걱대면서 한국당이 재기할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국 사태를 거치며 얻은 오름새를 연이은 실책으로 깎아 먹은듯이, 이번 유재수·김기현 사건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경원 연임 불가 사태로 자중지란…黃 '독재' 비판

    4일 한국당은 황 대표 등 지도부의 '나경원 연임 불가' 사태로 내부 충돌 조짐을 보였다.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열린 당대표‧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앞서 정진석 의원(4선)은 "정치를 20년이나 한 사람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박완수 사무총장 등을 향해 고성을 질렀다.

    여진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개최된 의원총회까지 이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발걸음을 여기서 멈추겠다"며 연임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태흠 의원(재선)은 공개 발언 신청을 하고 "(이번 결정이) 너무나 황당하다"며 "우리가 어떻게 문재인 정권의 독재를 비판할 수 있겠는가"라고 직격했다. 황 대표의 이번 결정이 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독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론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는 박 사무총장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지도부의 결정을 설명하려 애썼다. 원내대표 재신임 부의 권한은 최고위에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홍일표, 장제원 의원이 또다시 연단에 올라 반박을 이어갔다. 한 참석 의원은 "박 사무총장의 설명이 설득력이 크게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은 황 대표가 단식 농성에서 복귀한 뒤 내걸은 '쇄신' 드라이브가 '측근 심기'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증폭되는 양상이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이 당대표의 사당임을 만천하에 보여준 것"이라며 "읍참마속이라더니 마속이 황 대표 측근이 아니라 나경원 원내대표였던 셈"이라고 비판했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직 인선에서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오긴 했지만, 이런 사태까지 벌어지자 의원들은 모두 '충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며 "내부총질로 비칠까봐 잠잠히 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다"라고 말했다.

    ◇친정 체제 구축 몰두, 한국당 '재기' 절호의 찬스 놓쳐

    황 대표가 인적 쇄신과 측근 심기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되고 있다. 당직 대거 사퇴 뒤 4시간 만에 단행한 인선은 사무총장에 박완수(경남 창원시의창구‧초선),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경북 김천시‧초선) 의원 등 핵심 요직에 '친박·영남' 공식을 되풀이 했다. 당직 쇄신의 목적은 '당 해체'를 내세운 김세연 의원을 여의도연구원장에서 '찍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결국 황 대표가 친정 체제 구축에 열중하는 사이, 당이 재기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제기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중단 사건 ▲6·13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불법대출에 정권실세 의혹 등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백원우 별동대' 소속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사망 등으로 파장은 더욱 커졌다.

    한국당은 '3대 친문농단 게이트'로 지칭하며 공세를 예고했으나 '뒷심'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위를 운영하고 있지만 '스모킹건'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일단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으나 실제 도입은 안갯속이다.

    '조국 사태' 당시 총공세를 펼치며 당의 상승세를 견인하던 상황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 수도권 중진의원은 "국정농단에 버금가는 사건에 당력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국에 오히려 황 대표의 엉뚱한 쇄신과 친정체제 몰두로 당력이 분산되고 있다"며 "절호의 찬스를 놓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라고 꼬집었다.

    조국 사태를 거치고도 한국당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바 있다. 조국 전 장관 사퇴에 공을 세웠던 의원들을 향한 표창장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공천 가산점 논란 등이 겹치며 여론의 외면을 받았기 때문이다. 최근 상황의 경우 쇄신과 여권 공세 모두 힘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황 대표의 리더십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국에 이어 백원우 사태로 천재일우의 기회를 잡고도 화려한 자살골만 넣는 황당 리더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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