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정치 편향성 의혹이 일었던 유튜브의 '노란딱지'가 펜벤다졸 영상에도 붙으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말기 암이 완치됐다는 해외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면서 일종의 민간요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펜벤다졸은 '개 구충제'로 알려져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아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만류에도 스스로 자가 임상영상까지 올리던 말기 암 환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겠다는 심정으로 올리는 영상에 노란딱지를 붙이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불투명한 정책이 논란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 구충제 복용 영상에 노란딱지…유튜버들 "무슨 기준이냐"속칭 '노란딱지'는 구글이 유튜브에 올라온 콘텐츠에 광고를 게재하기 적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할 때 붙이는 노란색 달러모양의 아이콘이다.
4천여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cancer fighter Anna'는 최근 펜벤다졸 복용기나 구충제 관련 내용으로 올린 영상에 구글이 모두 노란딱지를 붙였다고 밝혔다.
Anna씨는 5년전 악성 림프종으로 3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뒤, 유튜브를 통해 치료기를 올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올린 영상에서 "암 환자로 이런 영상을 올리기 쉽지 않은데 노란딱지를 붙이니 화가 나 영상을 내리기도 했다"며 "살기 위한 정보를 알게 됐는데 (나에겐) 이걸 나눌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노란딱지에 항의하는 내용의 영상에도 노란딱지가 붙었다가 (수익창출이 가능함을 의미하는) 녹색딱지로 바뀌었다"며 "어떤 기준으로 딱지가 붙는지 알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의학 관련 영상을 올리는 다른 유튜버도 댓글을 통해 "펜벤다졸 관련해 올린 4개의 동영상에 모두 노란딱지가 붙었다"며 "웃고 먹고 즐기는 영상들은 좀 덜하고, 사회 비판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노란딱지가 붙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보수 유튜버들이 처음 문제제기한 노란딱지 무엇?앞서 노란딱지는 보수 유튜버들이 "영상에 노란딱지가 붙어 생존을 위협받는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유튜버들은 본인이 올린 영상에 붙는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데, 노란딱지가 붙는 경우 광고가 붙지 않아 수익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에 따르면 노란딱지는 1차적으로 인공지능(AI)이 알고리즘에 따라 자동으로 부착한다. 만약 노란딱지가 붙은 유튜버가 '이의 신청'을 할 경우, 한국어가 가능한 직원이 노란딱지가 적절한지 여부를 2차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문제는 노란딱지가 붙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 있다. 구글의 가이드라인에는 Δ부적절한 언어 Δ폭력 Δ성인용 콘텐츠 Δ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 및 민감한 사건 등 총 11가지 기준이 명시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요건이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 수 없다.
예컨대 펜벤다졸의 경우 아직 항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기에 '신고'나 '싫어요'가 많이 들어온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존 리 구글 코리아 대표는 지난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신고 여부나 싫어요 수는 노란딱지 부착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전문가들,"불투명한 기준이 논란 불러"전문가들은 펜벤다졸은 노란딱지가 붙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불투명한 기준'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노란딱지가 일관성 없이 붙었던 전적이 있다보니 신뢰도가 떨어져 논란이 커졌다는 뜻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유튜브가 방송의 역할을 하는 상황에서 의학적 검증이 되지 않은 영상이 퍼지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도 "지금 노란딱지가 어떤 규정과 기준으로 붙는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생기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붙는 규정이 명확해야 방송을 만드는 사람들도 그런 걸 고려해서 콘텐츠를 제작하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황근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도 "지금은 노란딱지 정책이 굉장히 불투명하다"며 "구글은 알고리즘으로 노란딱지 선별을 한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기준이나, 기준에 대한 가중치 자체는 사람이 두기 때문에 객관적일 수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