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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흔드는 前정권출신들…무엇이 문제인가

국회/정당

    정권흔드는 前정권출신들…무엇이 문제인가

    김기현 첩보 편집 의혹 행정관 이명박·박근혜 靑서도 근무
    특감반 비위논란 김태우도 박근혜 정부서 특감반원 활동
    김기현 최초제보자 송병기 부시장은 과거 현야권과 더 가까워
    與일각선 "늘공은 자기 이해따라 행동…정권교체 때 새사람들만 썼어야"
    "인물 선별책임은 靑몫…문제될 상황 만들지 말았어야" 반론도 만만치않아
    "공무원들 나름 소신있다…靑 상황관리 전체적으로 부실" 중론

    (그래픽=연합뉴스 제공)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의 단초가 된 제보를 편집한 것으로 알려진 문 모 전 청와대 행정관과 지난해 청와대 특별감찰반 비위논란의 중심인물인 김태우 전 수사관은 이전 정권 청와대에서도 근무를 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의 최초 제보자로 알려진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도 과거 현 야당인 자유한국당측 인사와 더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전 정권 출신 인사들에 의해 이번 정권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웃지 못 할 자기비판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6급 검찰 수사관 출신인 문 전 행정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파견됐으며, 박근혜 정부 때도 공직기강비서실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고교 동기로 알려지면서 여권 실세의 친구라는 점이 이목을 끌었지만 인연은 과거 정부와 더 많다는 것이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하던 김 전 수사관도 박근혜 정부 초기에 1년 5개월가량 청와대에 파견돼 특감반원으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

    지난해 김 전 수사관 사태에 이어 1년 만에 전 정권 관계자가 논란의 중심에 서자 여권 일각에서는 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민정수석실의 경우 업무 특성상 민감한 내용을 많이 다루게 되는데 불필요한 논란을 줄이려면 아무래도 정치적 판단의 결이 비슷한 사람들만 선발해 함께 일해야 한다는 논리다.

    친문 성향이 짙은 한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래도 정권과 뜻이 맞아 청와대에 들어온 어공(어쩌다 공무원, 정무직 공무원)이 늘공(늘 공무원, 직업공무원)보다는 정부에 애정이 큰 만큼 돌발변수가 될 확률이 낮다"며 "늘공은 어찌됐든 자신이 계속 일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보니 상황이 좋으면 과잉된 행동을 했다가도 나빠지면 정권에 등을 돌릴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전 정권의 속사정을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현 정권과 맞지 않는 가치관이 있다면 현 여권으로서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사진=연합뉴스 제공)

     

    송 부시장의 경우도 한국당 박맹우 의원이 울산시장으로 재임하던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교통건설국 과장, 교통건설국장 등 요직을 지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권 내에서도 송철호 울산시장을 도왔지만 한국당과 더 가까운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가시지 않고 있다.

    또 김기현 전 시장과의 마찰로 인해 공직에서 물러난 상태에서 송 시장의 선거를 도운 만큼 김 전 시장과 관련한 비리 첩보에 대해 누구보다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겠지만, 수사의 칼끝이 본인을 향하게 되면 자신이 일정 부분을 책임지기 보다는 살아남기 위해 '나도 억울하다'는 식의 해명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반면 여권의 다른 일각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가중된 청와대의 부실한 관리가 문제이지 사람이 문제이겠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김 전 수사관의 경우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특감반원으로 활동할 당시 무리한 첩보 활동으로 여러 차례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었음에도 굳이 추천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다시 특감반 활동을 맡긴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의 문제지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첩보문건을 임의로 편집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문 전 행정관의 경우에는 차후를 대비해 논란이 예상되는 내용은 아예 보고를 하지 않거나, 단순한 이첩만 했다면 됐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한 여권 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누가 봐도 될 문건만 보고하라'며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했기에 실무단계에서도 관리가 가능했었다"며 "또 민감한 일을 다루게 될 경우에는 같은 담당기관 내에서라도 철저하게 선별된 사람을 선별했거나 최대한 문제가 될 부분을 들어내는 등의 꼼꼼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 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같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부실한 해명과 더불어 청와대 소속이거나 여권 내 인사들로부터 논란이 촉발되고 있는 점 등에 대해서는 청와대가 전체적인 상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공통된 지적이 나왔다.

    검찰 출신인 민주당 관계자는 "공직자들은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여권에 충성하는 사람들"이라며 "관리가 안 되니 결국 사람도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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