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심재철 신임 원내대표는 9일 여당이 한국당을 뺀 다른 야당과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내년도 예산안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에 대한 협의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당선 직후 당선자 인사를 통해 "오늘 오후 당장 공수처법, 선거법, 예산안 관련 협상에 들어갈 것 같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국회의장에게 찾아가서 '예산안 추진하려는 것을 당장 스톱하라(멈춰라). 4+1 그거 안 된다'라고 하고, 같이 협의하자고 요구하겠다"고 했다.
여야 4+1 협의체는 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과 가칭 대안신당이라는 이름의 무소속 모임이 함께 모여 예산안과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곳이다.
심 원내대표는 의총이 끝난 뒤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만나 이런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심 원내대표는 당선자 인사에서 "앞으로도 겸허하게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면서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필승하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와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함께 당선된 김재원 신임 정책위의장 역시 "오늘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 그리고 이기는 정당, 늘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며 거들었다.
이들은 한국당 의원 106명이 참여한 결선 투표에서 절반에 가까운 52표를 받았다. 39표를 받았던 1차 투표 때보다 무려 13표가 늘어난 것이다.
1차 때 각각 28표씩 받은 강석호-이장우팀(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순)과 김선동-김종석팀은 결선 때도 나란히 27씩을 받았다. 유기준-박성중팀은 1차 때 10표를 받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소속 의원 108명 가운데 박순자 의원은 윤리위원회 징계를 받아 당원권이 정지된 상태고, 김세연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당연직 이사장을 맡은 '국제보건의료포럼' 행사 참석차 의총에 참석하지 못했다
투표 결과 발표 직전 의총장에 도착한 황교안 대표는 심 원내대표를 두고 "우리에게 필요한 투쟁력과 협상력을 모두 갖춘 훌륭한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저와 손발을 맞춰서 한마음 한뜻으로 당을 이끌 수 있길 바란다"며 "고난의 길을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혼자 가시게 하지 말고 모두 함께 나눠 지자"고 덧붙였다.
한편 호남 출신 비박계로 분류되는 심 원내대표는 경기 안양에서 내리 5선을 하는 등 당내에서 2번째로 선수가 높다.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 부의장까지 지낸 경력도 있다.
또 호남 출신으로 1980년대 학원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으며 MBC 기자로 근무하다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돼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