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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의로 활동 쉰 고준희 "지금도 완벽히 치유되진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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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의로 활동 쉰 고준희 "지금도 완벽히 치유되진 않았어요"

    [노컷 인터뷰] 새 소속사 찾고 복귀한 배우 고준희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배우 고준희를 만났다.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결국, 저는 제 의도, 진실과는 무관하게 타인에 의해 그러한 소문의 중심이 되어 여배우로서 수치스러운 상황에 있는 '피해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의혹과 관련된 인물이 누구일지언정 가해자보다 피해자에 초점이 맞춰지고 가십거리로 소비되며, 비난받는 이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아픕니다." _ 4월 1일, 고준희가 인스타그램에 쓴 글

    승리를 주축으로 한 버닝썬 게이트가 연예계를 휩쓸던 지난 3월, SBS '그것이 알고 싶다-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3월 23일 방송)는 지난 2015년 승리가 일본 사업가 접대 파티를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해당 접대 파티에 간 여성 배우를 'OOO'라고 처리했다. 방송 이후 고준희는 난데없이 여배우 OOO가 아니냐며 의혹의 당사자가 돼 있었다. 당시 승리와 같은 소속사(YG엔터테인먼트)라는 것 외에는 정확히 드러난 사실이 없었는데도.

    자신과 무관한 일이어서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사이에, 고준희를 향한 의혹은 커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관검색어가 따라붙기 시작했다. 출연하기로 했던 KBS2 월화드라마 '퍼퓸' 출연도 취소됐다. 영이 강한 영매 역으로 장르물에 도전한 OCN '빙의'가 갓 1/3 방송됐을 시점 터진 루머에 고준희는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변호사를 선임해 루머를 유포하고 악성 댓글을 단 사람들을 고소한 고준희는 법적 분쟁을 마무리 짓고, 지난달 새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은 후 복귀를 준비 중이다. 박해진이 소속된 마운틴무브먼트와 손잡은 고준희는 오는 24일 시작하는 MBC 뮤직 '핑크페스타' MC로 활동을 재개한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고준희를 만났다. 그는 예상치 못한 루머에 시달린 시간을 떠올릴 때 잠시 말을 멈췄다. 이따금 목이 메기도 했다. 힘들었을 때도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했다는 고준희는 내년엔 더 활발히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 쉬는 동안 가족들과 시간 보내… 자전거 타기 시작

    고준희의 최근작은 올해 4월 25일 끝난 OCN 수목드라마 '빙의'다. 방송이 끝난 후에는 광고 촬영 등 정해진 일정을 소화하는 것을 제외하고 거의 가족들하고만 시간을 보냈다. 무엇을 하면서 지냈는지 묻자 고준희는 새롭게 취미를 만든 건 아니고 자전거를 좀 탔다고 답했다. 마침 집에 자전거가 있었고, 왠지 타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시작했다고 한다.

    고준희는 "집(성수동)에서 청담동까지 자전거 타 보고 갔는데 왜 사람들이 자전거 (전용) 옷을 입고 자전거 타는지를 알게 됐다. 중간에 자전거 의상을 샀다. 안 그러면 안 되겠더라. 너무 장시간 타는 거니까"라고 말했다.

    뜻하지 않게 생긴 공백기.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지는 않았을까. 잠시 침묵을 지키던 고준희는 "아무래도 제가 당사자고, 세워 놓은 플랜(계획)이 갑자기 한순간에 없어져 버렸으니까… 왜 속이 안 상했겠나"라며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더 좋은 일이 있으려고, 나를 한 번 뒤돌아보게 하려고 하나님이 이런 시간을 주셨나 보다'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나까지 흔들리는 모습을 부모님한테 계속 보여드릴 수는 없었다"라며 "이번 기회에 쉬어서 일에 대해 갈구했다기보다 원래 일에 대한 마음은 항상 있는 거니까… 빨리 일하고 싶고, 좋은 캐릭터를 빨리하고 싶은 건 원래 있는 마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더 생기거나 덜 생기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고준희는 지난달 박해진의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로 옮겨 복귀를 준비 중이다.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 악성 댓글 쓰고 루머 퍼뜨리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고준희는 지난 5월 악성 댓글 작성자들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소속사 마운틴무브먼트는 고준희에 대한 근거 없는 악성 루머를 퍼뜨리거나 성희롱·욕설을 게시한 이들을 고소한 건 중 32건은 수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 사회적 취약계층 등은 조건부 기소유예 처리됐고, 나머지 피의자들은 벌금으로 기소된 상황이다. 소속사는 앞으로도 '선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금은 6개월 넘게 시간이 흘렀으니까 그래도 뭐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는데…"라고 운을 뗀 고준희는 "지금도 완벽하게 치유가 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악플러' 때문에 힘든 건 아니었다고 밝혔다. 악성 댓글과 루머를 본 부모님이 놀라고 상처받은 것이 가장 아팠다고. 고준희의 어머니는 당시 충격으로 이명 증상까지 생겼다. 처음에는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모른 척했던 가족들은 나중에는 회사에 들어가서 법적 대응을 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고준희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누군가 기자 출신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저랑 되게 잘 안다면서 오빠 동생이었다고 하면서 제 얘기를 하는 분도 있더라.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건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일면식도 없었다. 근데 기자 출신이라서 그런지 대중들은 그분 말을 더 믿고 있더라"라고 전했다.

    "어쨌건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저도 그렇고 다른 아티스트분들도 그렇고 대중의 사랑을 받으려고 하는 거잖아요. 조금의 관심을 더 받으려고 하고요. 저희도 대중분들을 존중하고 있는데, 대중분들도 존중받고 있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본인 언행이 한 사람의 삶을 흔들 수도 있고, 한 사람과 그 가정에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좀 알고 인지하셨으면 해요. 사람이 사람끼리 하는 일이잖아요. 서로 존중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왕이 되려면 왕관의 무게를 알아야 한다는 얘기가 있는 것처럼, 본인 언행의 무게를 아셔야 할 것 같아요. 얼마나 큰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요. 어떤 상황인지도 모르고 그냥 군중심리로 뭐가 일어났다고 하면 우르르 가서 댓글 쓰고. 별생각 없이 쓴 말에 굉장히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어요."

    ◇ '핑크페스타'로 복귀 시동… 작품도 보는 중

    고준희는 오는 24일 첫 회를 방송하는 MBC 뮤직 '핑크페스타' MC로 발탁됐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최신 트렌드를 다루는 뷰티 예능 프로그램으로, K-뷰티를 널리 알리고자 기획됐다. 고준희는 그동안 다양한 잡지, 광고 화보의 단골 모델로 활약했고, 평소 단발머리와 숏컷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등 패셔니스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스타일 매거진'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 경험이 있어 익숙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고준희는 "예능 울렁증이 있다. 말도 잘 못 한다. 전 예능 트레이닝을 받은 경우가 아니라서 그런지, 어느 순간에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영화나 드라마 홍보차 예능을 나가면 순간적으로 '아, 내가 여기서 뭐 하나라도 웃기고 들어가야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갑자기 생긴다. 그럼 헛소리를 하게 된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고준희는 오는 24일 첫 회를 방송하는 MBC 뮤직 '핑크페스타'의 MC로 발탁됐다.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그러면서 "그게 편집이 안 되고 나가버린다. 저는 집에서 그걸 보고 이불킥을 하게 되고. 가만히 있을 걸 저 때 왜 저런 얘기를 해서… 난 정말 안 되겠다. 그래서 더 울렁증이 생기고 (예능을) 기피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셔니스타 이미지 덕분에 과거에도 뷰티 예능이 들어왔지만 그때마다 거절했다. 이유를 물으니 "왜냐하면 저는 전문가가 아니까. 그런 건 전문가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마운틴무브먼트 황지선 대표는 그런 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씩 극복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고, 결국 '핑크페스타' MC 제안을 받아들였다.

    본업인 연기 활동을 위해 작품도 차근차근 보는 중이다. 고준희는 "이 캐릭터가 저랑 잘 맞는지를 먼저 보고 상대 배우도 보는 것 같다. '언터쳐블'도 그렇고 '빙의'도 그렇고 연기 잘하시는 분들과 했다. 김성균 선배, 송새벽 오빠랑도 한 번쯤 (연기) 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요즘은 '밝은' 작품을 하고 싶단다. 고준희는 "마지막에 한 '빙의'가 장르물이어서 그런지, 로코(로맨틱코미디) 쪽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작품에서 '배우' 고준희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10일)은 서울 종로구 천사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할 예정이다. 무료 급식 배식, 설거지 등을 하고 독거노인들을 위해 내복과 떡 등을 전한다고. 고준희는 "살다 보면 생각만 하고 실천으로 하는 게 힘들더라"라며 "대표님이 작은 것부터 시작해도 괜찮다고 말씀해주셔서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올해 이렇게 마지막 인터뷰를 하게 돼서 뜻깊고 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고요, 저한테. 벌써 12월이 됐어요. 진짜 눈 깜짝할 사이에.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아요, 2019년이란 해가. 그만큼 저와 상관없이, 제가 의도한 바와는 다르게 휴식기를 갑자기 갖게 됐는데 그 공백기를 채우기 위해서 더 많이 활동할 계획이고요. 이제 배우한테 연기 말고도 멀티(플레이)를 바라는 시대가 됐잖아요. 그래서 그게 어떤 창구가 됐든 회사랑 잘 의논해서 더 다양한 방면으로… 제가 지금 이렇게 MC에 도전을 하듯이, 빨리 대중들에게 보이도록 노력을 많이 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의 소원이 있다면, 엄마가 빨리 쾌유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명은) 아직 100% 빨리 낫는 증상이 아니라서요. 엄마가 빨리 나았으면 좋겠어요."

    배우 고준희 (사진=마운틴무브먼트 제공) 확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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