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정체로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0일 한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양화대교를 건너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한파가 사그라들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정부가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환경부는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수도권과 충청북도에 미세먼지 위기경보 '관심' 단계를 발령했다.
대기 정체로 국내외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중부와 영남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최고 50㎍ 정도까지 올라갔다. 이날 새벽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36㎍으로 평소의 두배를 웃돌았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1시를 기해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지속될 때 내려진다. 오후 12시 기준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초미세먼지 시간당 평균 농도는 83㎍/㎥, 오후 1시에는 98㎍/㎥, 오후 4시에는 108㎍/㎥에 달했다.
환경부는 국외 미세먼지까지 들어오면서 대기질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비상저감조치는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포함한 '위기관리 표준매뉴얼'을 제정한 이후 처음 시행됐다.
대기정체로 미세먼지가 쌓이면서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10일 서울 양화대교 위에서 바라본 도심이 뿌옇게 보이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되면 행정·공공기관 주차장이 전면 폐쇄되고, 행정·공공기관에선 경차를 포함한 강화된 차량 2부제가 시행된다. 수도권에서는 배출가스 5등급 차량도 운행할 수 없다.
수도권, 충북에 있는 석유 화학·정제공장, 시멘트 제조공장, 폐기물 소각장·하수처리장은 조업 시간을 변경하거나 가동률을 조정해야 한다. 사업장, 공사장에서도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다. 석탄발전 10기도 가동이 정지된다.
한파가 사그라들고 찾아온 미세먼지에 시민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신륜경 학생(17)은 "미세먼지가 심해 목이 따갑다"며 "학교에서 실외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영희(79)씨는 "목도, 눈도 모두 따가워서 밖을 잘 못 다니겠다"며 "하루 이틀도 아니고 정부부 차원의 효과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