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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이 뽑은 올해의 감독·신인 감독은 봉준호-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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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들이 뽑은 올해의 감독·신인 감독은 봉준호-김보라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열려
    '기생충' 4관왕, '벌새' 3관왕
    남자배우상 송강호 수상소감 중 영상 송출 문제로 큰 웃음 줘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왼쪽), 올해의 신인 감독상을 받은 김보라 감독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제공)

     

    감독들이 직접 뽑은 올해의 감독은 봉준호, 올해의 신인 감독과 비전은 김보라 감독이었다.

    12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한남동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봉만대 감독과 장항준 감독의 사회로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가 열렸다.

    1998년 시작해 올해로 19회를 맞은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사)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이 직접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상하는 영화 시상식이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올해 9월 30일까지 개봉한 장편영화를 대상으로 △감독상 △신인 감독상 △비전상 △각본상 △올해의 남자배우상 △올해의 여자배우상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8개 부문 수상자를 정했다.

    그 결과, '기생충'이 감독상·각본상·올해의 남자배우상·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4관왕을, '벌새'가 올해의 신인 감독상·비전상·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3관왕을 기록했다.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현재 송강호와 함께 영국 런던에 있어서 현지 연결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봉 감독은 같은 시상식에서 '플란다스의 개'(2000)로 신인 감독상을 받았던 것을 언급하며 "그때 신인 감독이 저 포함 3명이었는데 3대1의 경쟁률을 뚫고 감독상을 받게 돼 기쁘다"라며 "오늘 그 자리(시상식)에 신인 감독님이 많이 계시는데 그분들의 미래를 기대하고 축복하기 위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올해의 남자배우상을 받은 송강호는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많은 배우가 앙상블을 이루며 좋은 팀워크를 이뤘다"라며 "이 상은 팀워크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후배 배우들 모두 고맙고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송강호는 처음 화상 연결 시도 당시 "네, 안녕하십니까. 송강호입니다"라는 인사만 한 뒤 갑자기 여러 창이 뜨는 오류 때문에 화면에서 사라져 뜻밖의 웃음을 줬다. 사회자 봉만대 감독은 "멀리 사라지는군요. 멀리 사라졌어요. 이렇게 멋스럽게 가시고"라며 "세계적으로 남을 만한 수상소감"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다른 사회자 장항준 감독 역시 "인사 한마디를 남기시고… 정말 거장다운 면모를 유감없이"라고 거들어 폭소를 유발했다.

    봉준호 감독과 함께 올해의 각본상을 받은 한진원 작가는 "귀한 상"이라며 "런던에서 보고 계시는 봉준호 감독님 이런 기회를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린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우리말을 더 잘 활용하는 좋은 시나리오 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왼쪽부터 영화 '기생충', '벌새', '미쓰백'. 올해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4관왕, 3관왕, 1관왕을 기록했다. (사진=각 제작사 제공)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주인공이 된 박명훈은 "작년에 디렉터스컷 (시상식) 영상을 보고 굉장히 (현장이) 궁금했는데 제가 수상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봉준호 감독님께도 너무 감사하다. 제가 독립영화 하고 있을 때 캐스팅해 주셔서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라며 "배우로서 굉장히 행복한 상인 것 같다. 감독님들이 주신 상이라서"라고 밝혔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꼽히는 영화 '벌새'는 이날 3관왕을 추가하며 전 세계 영화제 44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김보라 감독은 상금이 주어지는 두 부문인 올해의 비전상, 신인감독상을 휩쓸어 눈길을 끌었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더라"라며 "그 이유가 뭔가 했더니 저는 00학번으로 영화과에 입학을 했었는데 여자 감독을 TV나 시상식에서 보는 일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많이 보고 싶고, 이 '벌새'로 상을 받고 싶었다. 그게 다른 여성 감독님들에게 굉장히 큰 영감이 될 수도 있다고 느꼈다. 저 역시도 '고양이를 부탁해', '낮은 목소리',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면서 굉장히 감사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한국에서 상을 많이 받아 너무 좋다"라고 말했다.

    신인감독상을 받고서는 "한국에서 상을 받고 싶다고 얘기했는데 이렇게 또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벌새'를 편집하며 조수아 PD가 "보라야. 너는 할머니가 될 때까지 영화를 만들 거야"라고 해 준 말을 언급하며, "저는 처음 들어보는 얘기였다. 저도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제 미래였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내가 영화감독으로 계속 커리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잘 못 했다. 아까 말했던 여러 가지 이유, 여성 감독으로서의 롤모델 부재라든가, 내가 어떤 감독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그림을 잘 못 그렸던 것 같다. 올해 '벌새'에 주어진 많은 상은 저한테 계속 커리어를 이어가라는 그런 감사한 메시지 같다"라며 '메기' 이옥섭 감독, '우리집' 윤가은 감독, '밤의 문이 열린다' 유은정 감독 등 여러 여성 감독과 올해를 함께 개봉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고 부연했다.

    '벌새'에서 은희 역을 연기한 박지후는 "감독님들이 주시는 상으로 알고 있고, 또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받게 돼서 믿기지도 않고 너무 기쁜 날인 것 같다. 사랑으로 '벌새'를 만든 우리 김보라 감독님과 모든 스태프분들, 배우님들 모두의 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항상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내고 성실히 하는 박지후가 되겠다"라고 전했다.

    올해의 여자배우상은 '미쓰백' 한지민이 탔다. 한지민은 "제가 '미쓰백'을 만난 건 2016년 겨울이었는데 벌써 2019년 겨울이 왔다. 그 시간 동안 제가 이 작품으로 참 너무나 많은 다양한 감정을 겪는다. 그 여정 마지막을 이렇게 의미 있는 상으로 한 번 더 빛날 수 있게 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덕분에 이렇게 추운 겨울이 오면 지은이와 같은 아이들을 한 번쯤은 되돌아볼 수 있는 분들이 조금 더 생겨나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한국영화감독조합의 감독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올해의 감독과 배우를 선정하는 시상식으로 부문별 후보와 수상자 선정뿐 아니라 시상식 사회부터 무대연출, 영상 편집, 행사 진행까지 도맡아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는 아주 특별한 영화인들의 축제이자 후보와 수상자들에게 남다른 의미를 가진 영화제다. 올해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는 한국영화감독조합 역대 최고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올해의 각본상을 받은 한진원 감독(봉준호 감독과 공동수상), 올해의 남자배우상 송강호, 올해의 여자배우상 한지민,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박명훈,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 박지후. 아래는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수상자 단체사진. 올해의 감독상과 남자배우상을 탄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는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사진=이한형 기자/노컷뉴스 자료사진, 제19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제공) 확대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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